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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은행권 '예금 신분제'..10억넘어야 'V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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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상위 1% 직원 상담...30여개 수수료 면제 혜택

[뉴스핌=한기진 기자] 모든 은행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VVIP 고객은 최소 10억원을 예치하는 재력이 있어야 한다. 아니면 한 은행의 신용카드를 석달간 1억6000만원 이상 쓰면 된다. 이 같은 수치는 거주용 부동산을 제외한 순 자산과 소득규모로, 은행이 정해준 부유층 기준이다. 

부동산담보대출이 많아도 VVIP가 된다. 5억원을 예치하고 5억원을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아 총 10억원 규모의 금융거래를 한 은행과 했다면, VVIP가 된다. 다른 종류의 대출은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서비스도 특별한데 은행에서 상위 1% 안에 드는 최고의 직원들이 금융상담을 해준다. 1인당 영업수익으로 연간10억원 전후로 올리는 매우 뛰어난 직원들로 점포 1개당 평균 영업이익이 6억원인 것과 비교해봐도 잘 드러난다.

이 같은 내용은 뉴스핌이 은행별 고객 등급 기준과 각종 수익내역을 모아 파헤쳐 본 결과다.

주요은행의 고객등급은 4등급 많게는 6등급으로 구분됐다. 최상위급 고객이 누리는 혜택은 기본적으로 모든 수수료가 ‘0원’이다. 일반 고객은 현금 입출금으로 은행 거래가 많지 않아 ATM기기나 인터넷 이체수수료 면제 정도에 그치지만, 부자의 은행거래는 다양하고 빈번하기 때문에 수수료 종류도 많다.

◆ 최고부자들, 금융서비스 수수료도 ‘0원’
최고 부자들이 받는 면제 수수료 종류만 20~30여가지에 달한다. ‘대여금고 이용, 보관어음, 대여금고 임차 보증금, 어음/수표 용지대금, 가계당좌 신용평가, 해외 외화송금, OTP발급, 자기앞수표 교환전 자금화, 입출금 내역, 은행간 납부자 자동이체, 질권설정, 예금 등 각종 증명서 발급’ 등 일반고객은 평생 사용하지 않는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수료가 면제다.

여기서 등급이 낮아질수록 면제 서비스도 서너 가지씩 빠진다. 만일 자신이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SMS서비스, ATM기기 현금인출 수수료’ 등 4가지만 면제된다면, 최하등급 고객으로 생각하면 된다.

 

◆ 우리, 농협, 한국SC은행은 자산규모별로 등급 결정

그렇다면 은행에 얼마를 들고 가야 VIP등급이 될까.

은행마다 기준이 모두 다르지만, 우리은행은 PB센터인 투체어스(Two Chairs)의 고객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1억원을 예치하면 된다. 상담도 PB나 로열코너 팀장이 직접 해준다. 3000만원~1억원을 예치했다면 로열고객으로 분류되고 로열코너 팀장의 상담을 받는다. 이하 규모의 예치고객도 베스트(예치액 1000~3000만원), 우수, 주요고객으로 분류되지만 특별한 상담은 못 받는다.

SC은행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화끈한(?) 등급 기준을 갖고 있다. 5억원을 기준으로 해서 그 이상은 PRB등급->PVB등급(상위 순)이 되고, 이하는 PFB, PSB(하위순)등급이다.

NH농협은행은 탑클래스, 골드, 로얄 그린, 블루 순서의 고객등급제도가 있는데도 PB용 등급이 별도로 있다. 금융자산 기준으로 프레스티지는 10억원, 아너스 5억원, 스페셜 1억원 이상 있어야 포함된다. 농협은행의 PB브랜드인 로얄로드PB 제도를 만들면서 새롭게 도입한 고객등급이다.

◆ KB국민, 신한은행 3개월 동안 카드 1억6000만원써야 VVIP 소리들어

KB국민은행은 개인고객이 가장 많은 만큼, 기준도 매우 복잡하다. 상위급을 순서로 MVP스타, 로얄스타, 골드스타, 프리미엄스타 등 4등급으로 나뉘는데 총자산 외에 거래점수도 고려된다.

MVP스타는 금융거래를 점수로 따진 KB평점 1만점 이상이고 총자산 3000만원 이상이 해당된다. “3000만원만 예금하면 국민은행 최고의 VVIP”라고 여길 수 있지만, 실상은 엄청난 자산이 있어야 한다. KB평점은 상품거래실적, 투자실적 등을 3개월 기준으로 10만원 당 적게는 1점, 많게는 10점으로 계산한다. 이 기준으로 하면 석달 동안 예금 평잔으로 2억5000만원이 항상 남아있거나, 신용카드를 1억6000만원어치를 사용해야 한다.

앞으로 고액자산가일수록 앞으로 KB국민은행이 제공할 서비스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윤종규 신임 KB금융지주 회장이 “자산관리를 강화하라”고 주문해, 국민은행 WM이 변화를 모색 중이다. 현재 WM본부내 사업부 1개만 돼 있는 부서를 여러 개로 세분화하는 작업 중이다.

이병용 국민은행 WM사업본부장은 “고액자산가가 은행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있기 때문에 가야 하는 방향은 정해져 있다”면서 “세부적인 WM전략을 준비하고 있어 조금 기다리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KB국민은행과 같은 점수제도인 TOPS포인트 누적 규모에 따라 등급을 정한다. 최고등급인 프리미어는 2000점, 에이스는 1200점, 베스트 700점, 클래식 300점 이상부터다. 거래실적으로 계산하면 예금, 신탁, 펀드는 10만원당 2점으로, 3개월 평균 잔액이 1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은행과 달리 고객의 잦은 거래가 없기 때문에, 계좌에 예탁한 자산을 기준으로 한다. 최고 등급 순서로 자산 10억원→ 5억원→ 1억원→ 5000만원 이상으로 정했다.

신한금융은 특히 은행과 금융투자사간 복합점포인 PWM센터를 운영하기 때문에 자회사 거래고객의 점수를 합해, 그룹 등급도 별도로 부여한다. 그룹 TOPS점수는 프리미엄 15점, 에이스 7점, 베스트 4점, 클래식 3점이다. 예를 들어 김 모씨가 신한은행서 베스트(4점), 신한카드서 클래식(3점), 신한금융투자에서 클래식(3점)에 해당하는 고객이라면 총 점수 10점으로 신한금융의 에이스등급으로 분류된다.

우리금융도 우리은행에서 분류하는 것 말고도 제2의 등급이 또 있다. 우리금융은 최상위 등급 순으로 플래티넘→다이아몬드→골드→에머랄드→프리미엄 등 5등급이 있다. 순수 예치금을 기준으로 하면 3억원 이상→ 1억원 이상→3000만원 이상→1000만원 이상→500만원 이상 순서로 등급이 정해진다.

특이한 점은 대출규모도 등급 산정에 포함되는 것이다. 부동산담보대출이 포함해서도 등급을 정하는데, 부동산대출은 고액자산가일수록 대출규모도 크고 가장 담보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대출을 포함한 등급은 플래티넘 10억원 이상, 다이아몬드 3억원 이상, 골드 1억원 이상, 에머랄드 3000만원 이상, 프리미엄 1000만원 이상이다.

하나은행도 점수제를 이용해 개인Hana VIP→개인 VIP→개인Hana Family→개인 Family→일반 Green으로 구분한다.

은행들의 고객등급은 좀더 세분화하는 추세다. 자산관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반고객 가운데 여유가 있는 층을 유치하고, 부유층에게는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농협은행이 가장 낮은 급인 블루등급을 만든 것도 2013년 3월로, 보다 체계적인 고객관리 필요성을 감안했다.

신한은행 PWM 관계자는 “PB대상고객의 자산규모가 과거에 비해 하향 조정된 측면이 있는데 보다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일 하나은행 PB본부 부행장은 “PB사업이 캐시카우가 되고 있어 일선 영업점에서도 PB들처럼 자산관리 능력을 갖추라고 주문한다”면서 “수익성있는 자산을 늘려 AM(관리자산)을 키울려고 한다”고 말했다.

◆ 지방은행 고객은 수수료 과도하게 지불, 국민·우리은행보다도 많아

부자고객은 그 수도 적고 수수료 면제 혜택이 많기 때문에, 등급이 높은 고객으로부터 얻는 수수료 수익이 적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기준 수수료 수입(일반 수수료, PB운용 수수료 제외)은 프리미어등급이 90억원으로 에이스(55억원), 클래식(59억원)보다 많았다. SC은행도 5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PRB고객을 통해 얻은 수수료수익이 302억원으로 아래등급의 PFB(167억원), PSB(258억원)보다 많았다. 최근 몇 년간 일반고객이 자주 사용하는 수수료를 대폭 축소하면서 그 감속 폭이 크게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등급이 높은 고객일수로 수수료 수익 기여도가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은 MVP등급 고객으로부터 얻는 수수료 수익이 3100만원 불과해, 사실상 수익이 없다시피 했다. 반면 일반고객에 대해서는 168억원, 프리미엄고객은 27억원을 수수료 수익으로 얻었다.

우리은행 역시 수수료 수익은 투체어스 고객으로부터 9200만원에 그쳤고 우수고객 181억원, 베스트고객 100억원을 벌었다.

주목되는 점은 지방은행일수록 수수료 장사가 심하다는 점이다. 자산규모나 고객 수에서 시중은행보다 몇 배나 적은데도 수수료 수입은 더 많았다.

상반기 기준 총 수수료 수입 규모는 경남은행이 445억원, 대구은행이 463억원으로 국민은행 216억원, 우리은행 128억원, 신한은행 324억원, 하나은행 94억원, 농협은행 88억원과 비교하면 많게는 5배 이상 많았다.  부산은행도 228억원이 수수료수익을 벌어 국민, 우리, 농협은행보다도 많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각종 수수료를 폐지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따르는데 지방은행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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