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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엑소더스' 크리스찬 베일 "모세의 여정, 실로 엄청나"

기사입력 : 2014년12월05일 11:25

최종수정 : 2014년12월05일 11:25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에서 모세를 열연한 크리스찬 베일 [사진=AP/뉴시스]

[뉴스핌=김세혁 기자] 배트맨과 주정뱅이 권투선수, 엘리트 살인마에 대머리 사기꾼. 그리고 밥 딜런까지. 지금껏 작품마다 전혀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며 팬들을 매료시킨 크리스찬 베일(40)이 이번엔 성서 속으로 들어갔다.

영국이 사랑하는 배우 크리스찬 베일이 리들리 스콧(77) 감독과 손을 잡은 영화는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이다. 구약성서 출애굽기를 관통하는 이 영화에서 크리스찬 베일은 대서사의 주인공 모세로 변신했다. 지금껏 한 번도 도전하지 않았던 캐릭터에 매료된 크리스찬 베일은 뉴스핌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대작에 참여한 소감과 캐릭터에 대한 생각, 동료들과 환상적인 호흡에 대해 들려줬다.

영화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은 고대 이집트 제국을 이어받을 왕자 람세스(조엘 에저튼)와 그의 형제나 다름없는 모세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집트의 2인자 모세가 자신의 숙명을 깨닫고, 노예로 전락한 히브리(이스라엘)인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빠져나가는 장대한 이야기가 154분간 펼쳐진다.

작품 속 캐릭터나 이야기를 떠나, 팬들의 관심을 단번에 집중시킨 것은 리들리 스콧과 크리스찬 베일의 만남이었다. 각각 영국을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인 두 사람은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며 프로의 면모를 과시했다.

“4~5년 전쯤 이야기죠. 한번은 러셀 크로와 게리 올드만이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라면서 꼭 만나보라 권하더라고요. 둘이 잘 맞을 거라 장담까지 하더군요. 그렇게 리들리 스콧 감독과 만났고, 적당한 작품이 있으면 같이 하자고 이야기했어요. 그러다 지난해 감독이 직접 연락해 출애굽기를 소재로 하는 영화에서 모세 역할을 할 마음이 있냐고 물었죠. 그게 시작이었어요.”

크리스찬 베일은 높다란 벽 앞에서 더 힘이 나는 스타일이다. 2004년 ‘머니시스트’에서 다들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30kg 감량에 성공한 그는 연기파이기 이전에 지독한 노력파로 인정 받는 배우다. 아무리 그런 크리스찬 베일이지만 모세 역이 들어왔을 땐 그냥 멍했다. 

“감독의 제안에 어안이 벙벙했어요. 모세처럼 중요한 인물을 연기해달라는 말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거든요. 잠시 시간을 가지면서 이것저것 생각도 하고 자료도 뒤적였는데 역시 ‘리들리 감독과 꼭 해보고 싶다. 도전해보자’란 결론에 이르더군요.”

영화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의 주인공 크리스찬 베일과 조엘 에저튼. 두 배우는 각각 모세와 람세스를 연기했다.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이 관심을 끄는 가장 큰 부분은 모세와 람세스(조엘 에저튼)의 관계와 대결구도다. 영화는 모세의 놀라운 여정을 담았지만, 람세스와 관계를 빼놓고 모세를 이야기할 수 없다.

“모세와 람세스는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함께 자랐고 끈끈한 유대감으로 이어진 형제 이상의 관계입니다. 하지만 모세의 능력과 인기를 시기한 람세스 탓에 둘 사이가 틀어지고 말아요. 모세는 추방돼 사막에서 ‘정화’를 경험하고 신의 계시를 받고는 이집트로 돌아가죠. 람세스는 파라오가 된 후 자신이 살아있는 신이라고 믿게 돼버려요. 거기서 비극은 점차 더 심각해집니다. 신의 계시를 받은 모세와 자신이 신이라고 믿는 람세스 사이에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대립이 영화의 포인트인 셈이죠. 참고로 조엘 에저튼과 호흡은 환상적이었어요. 영화에선 늘 으르렁댔지만 카메라만 꺼지면 친구처럼 지냈죠.”

이집트 제국의 2인자로 성장한 모세가 권세를 버리고 노예들을 이끌게 되는 과정은 크리스찬 베일 스스로에게도 흥미로웠다. 특히 모세가 내적 갈등 끝에 심리변화를 맞는 전개가 연기자로서 도전의식을 자극했다.
 
“히브리인 노예를 무자비하게 대하는 이집트에서 모세는 장군이자 람세스 다음 서열이었죠. 모세 본인도 노예가 이집트에 필요하다 여기는 지배층인지라 어릴 때 사치스럽게 컸을 거에요. 하지만 극단적으로 신을 경험하며 달라져요. 유대인 장로를 만나면서 깨달음을 얻죠. 비로소 무언가 평생 자신을 괴롭혀왔다는 사실을 안 모세는 지금까지 자신이 알아왔던 존재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 후 이집트에서 추방당하고 신을 만나게 되죠. 모세의 심리변화에 꽤 비중을 둔 영화라 지루하지 않게 긴장을 유지하려 애썼어요.”

히브리 노예들을 데리고 이집트를 빠져나가는 모세의 여정은 장대하고 험난하다. 이 과정에서 모세는 숱한 고난과 핍박을 받는다. 그 유명한 열 가지 재앙도 이 무렵에 등장한다. 마침내 모세가 노예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나서는 과정은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모세의 여정은 오늘날에도 그 가치가 엄청나요. 종교를 떠나서 말이죠. 모세는 히브리인 사이에 태어난 모든 사내아이를 죽이라는 파라오의 명령에도 살아남은 극적인 인물이에요. 강에서도 살아남았으며 사막에서 정화를 경험하고 신을 만나게 되죠. 이런 모세의 여정은 이스라엘 민족 전체에도 그대로 나타나요. 종교가 있건 없건 매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어요.”

예고편에서도 등장한 것처럼, ‘엑소더스:신들과 왕들’에는 거대한 전투신이 담겨있다. 크리스찬 베일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인 2012년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지만 육체적으로 힘든 도전이 따른 이번 촬영이 즐거웠다고 회고했다.
 
“‘아메리칸 허슬’을 찍기 직전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가 났어요. 지금도 왼쪽 팔을 재빨리 움직일 수 없을 정도죠. 사고가 난 건 리들리 스콧을 처음 만난 후였는데, 갑자기 영화에서 활을 쏴야 한다니 걱정이었죠. 신경이 회복되지 않아 팔이 덜덜 떨렸거든요. 다행히 촬영이 시작될 무렵 상태가 좋아졌어요. 인간의 몸은 정말 신기하죠? 말도 타야 한다는 감독 말에 얼마나 신이 났나 몰라요. 촬영 때 말 탈 기회가 생기면 정말 짜릿하답니다. 영화를 찍기 위해 익혀야 하는 다양한 신체적 기술을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에요.”

같은 세대 배우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는 크리스찬 베일. 이미 13세 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태양의 제국’에서 일본군 포로수용소에 갇힌 영국 소년을 열연한 그.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베일은 아주 멀쩡한 사람에서 미치기 일보직전의 사이코까지 어떤 캐릭터든 소화할 수 있는 배우임을 신작을 통해서도 입증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훌륭한 작품, 실력파 감독을 만나지 않았다면 저 혼자선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확신해요. ‘엑소더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고의 감독과 배우들이 저와 함께 했기에 모세가 빛나는 거 아닐까요? 맡은 배역이 주연이든 조연이든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엑소더스’에서도 그랬고, 다음 영화에서도 마찬가지겠죠.”


  

크리스찬 베일이 생각하는 리들리 스콧 감독
“한마디로 대단했죠. 리들리 스콧은 무엇이 중요한지 정확히 알아요. 덕분에 이렇게 스케일 큰 영화를 단 74일 만에 찍더군요. 감독은 올해 77세지만 상당히 재빨라요. 그를 보면 탄력적인 움직임이 뭔지 알 수 있을 정도죠. 게다가 자신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어필하는 감독이에요. 호불호가 단호하죠. 덕분에 제가 좀 힘들었습니다. 뭘 원하는지 잘못 파악할 수도 있어 테이크에 따라 더 열정적이고 과격하게 연기하거나, 부드럽고 인간적으로 연기하기도 했어요. 편집 과정에서 감독이 마음에 드는 테이크를 선택하도록 여지를 준 거죠.  

개인적으로는 카메라를 5대, 6대, 심지어 7대까지 동시에 돌리는 감독의 작업방식이 대단히 만족스러웠어요. 인적으로 카메라가 한 대일 때보다 의식이 덜 되거든요. 저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면 저도 그를 쳐다보며 “뭘 봐?”라고 말하고 싶어져요. 신경이 쓰이는 거죠. 하지만 일곱 명이 저를 쳐다보면 시선을 무시하고 할 일에 집중할 수 있죠. (왼쪽부터 크리스찬 베일, 리들리 스콧 감독, 조엘 에저튼) [사진=AP/뉴시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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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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