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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속살] 기재부·고용부, 비정규직 종합대책 기싸움?

기사입력 : 2014년12월09일 11:29

최종수정 : 2014년12월09일 11:29

고용부 "의견 수렴 중"…일각서 기재부 말 흘리기 방지책 주장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정부는 올해 안으로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10일 현재까지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간 정책 공유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용부는 이기권 장관이 최근 '노동시장 구조개선 관련 토론회'에서 밝힌 방향으로 윤곽을 잡은 비정규직 종합대책 초안을 마련했다. 이 장관은 토론회에서 정규직의 해고요건 완화와 비정규직 보호 강화 의사를 피력했었다.

하지만 경제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기재부는 여전히 이 초안을 받아보지 못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내 처리를 위해서는 이미 초안이 넘어와 보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 고용부에서 넘어온 게 없다"며 "최근에는 커뮤니케이션도 잘 안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에 대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오는 19일까지 큰 틀에서 기본합의를 내놓기로 한 만큼 그때까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 기재부와 구체적인 논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금은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 단계이고 기재부와도 TF(태스크포스)구동을 통해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노사정위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지켜봐야겠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29회 국회(정기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서 최경환(오른쪽) 경제부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고용부보다 먼저 나서 비정규직 대책의 내용을 언급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안에 신경을 쓰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고용부에서) 기재부가 생각하는 아이디어들을 말 하고 다닌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감한 사안이라 고용부가 (초안을) 더 빨리 안 주려고 하는 것 같다"며 "어떡하든 보안을 신경쓰겠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정규직이 과보호 되고 있다"며 "전반적인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재부 발로 해고요건 등은 정규직보다 낮되 근로자에 대한 처우는 비정규직보다 높은 이른바 '중규직' 도입을 검토한다는 기사가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이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포함될지, 2015년 경제정책 방향에 담길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해당부처인 고용부와 충분한 상의 없이 정책이 확정된 것처럼 기재부가 내용을 흘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용부는 실세부처인 기재부와 각 세우기를 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에 부담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재부와는 곧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재부와 고용부) 서로에게 부담이니 그런 얘기는 안 하는 게 좋겠다"면서 "구체적인 방안이나 절차 등에 대해 기재부와 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서정 고용부 대변인도 "지금은 내부적으로 말이 많아 신중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정규직 종합대책 발표)일정이 잡히면 역산을 해 부처협의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만약 정부부처 간 눈치싸움 탓에 부처 간 충분한 협의를 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지거나, 혹은 꼭 필요한 대책이 아닌 미완책으로 결론 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비정규직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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