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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진의 영화속 심리학] 회피성 인격장애, 스스로를 가두다

기사입력 : 2015년01월22일 09:00

최종수정 : 2015년01월15일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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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틸컷
늘 커튼으로 가려져 있는 창문, 굳게 닫혀진 문, 사람이 살고 있는지 아닌지 밤이면 희미한 불빛에 비치는 사람의 그림자와 살며시 열린 창문 틈으로 누군가가 밖을 내다보는 듯한 정황만이 포착될 뿐이다.
자말은 감수성 풍부한 흑인 소년이다. 농구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글도 잘 쓴다. 한창 호기심 많은 나이, 친구들과 몰래 그 집에 들어간다. 아무도 없을 것만 같은 집에 누군가가 불쑥 튀어나오자, 자말은 자신의 가방도 챙기지 못하고 도망친다. 그 이후 어떻게 된건지, 자말은 궁금하다. 어제 몰래 들어간 그 집 창가에 자신의 가방이 걸려 있고, 마치 자신을 안다는 듯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가방을 던진다.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인연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알 길은 없으나, 자말은 운명과 같은 이끌림으로 그의 집을 찾아간다. 그 집에 사는 듯한 누군가가 작은 문틈으로 자말을 확인하고 문을 닫는다. 괴팍하기 짝이 없는 늙은이! 그러나 그는 자말이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던 작가 ‘윌리엄 포레스터’였다.
그의 제자가 되고픈 자말은 그를 다시 찾아가지만, 냉담하게 거절당한다. 그러나 자말이 디밀고 넣고 간 글을 읽은 포레스터는 웬일로 문을 열어준다.

포레스터는 손자뻘의 자말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를 받아들인다. 둘은 세대를 뛰어넘어 우정을 쌓아가며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늘 혼자 술이나 홀짝이며 잠에 빠진 포레스터를 바라보던 소년은 그에게 담요를 덮어준다. 그리고 그 다음날 외출을 제안한다. 집이라는 좁은 공간을 벗어나 본적이 거의 없었던 포레스터는 처음에 문밖으로 발을 딛기조차 망설였지만, 어린 소년친구의 손을 잡고 외출을 감행한다. 오랜만의 외출이 순조로울리 없다. 길을 잃고 헤메다가 그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쓰러진다. 겨우 정신을 차린 후, 자말이 그를 발견한다. 그에게 의진한채 간 곳은 아무도 없는 축구장. 탁트인 넓은 공간에서 처음으로 그는 자유를 느낀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고로 동생과 가족 모두를 잃고 그는 세상밖으로 숨어버린 것이다. 고작 수십 평에 불과한 작은 공간에 자신을 스스로 강금하고 가족의 죽음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말하지 않고 속으로만 숨기고 있던 사실을 이야기로 풀어 놓는 순간, 그 무게가 달라진다. 고통스럽고 힘든 이야기지만 이야기로 풀어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족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평생 자신을 가두고 살아왔던 한 남자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자꾸 눈물이 나왔다. 영화는 소란스럽지도 않고 아무도 울지 않는데, 보는 관객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게 했다. 작품을 통해 두 사람은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지만, 서로 극복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포레스터에겐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친구이자 제자인 자말에게 자신의 작품들을 남기고 인생을 마감한다.

영화는 세드 앤딩도 해피 앤딩도 아닌 포레스터의 죽음과 자말의 삶이 공존하면서 결말을 맺는다. 좀 더 감동적이고 훈훈한 마무리를 기대한 사람들은 이 결말에 다소 의아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자말을 위해 자신의 핸디캡까지 극복하고 학교에 가서 자말을 변호해주던 포레스터가 갑자기 집을 떠나 2년째 소식도 없다가 유언만 남기고 죽었다...는 결말은 영화에서 두 사람이 끈끈하게 맺어온 우정에 비해 너무도 어이없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아끼는 작품을 남기기는 했지만, 그러나 포레스터와 같은 회피성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결말이 오히려 훨씬 더 사실적이고 현실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포레스터는 ‘가족의 죽음’이라는 극심한 고통속에서 살아왔다고는 하나, 그 동안 대인관계가 전무하고 결혼도 안하고 독신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그는 자신을 위해 야구 경기장을 데려가고 자신이 공황장애로 쓰러져 있을 때, 자신을 찾아 달려온 자말에게 ‘고맙다’라는 말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잘가’라는 말도 안하고 문을 쾅하고 닫는다든지 사회적 기술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주변머리가 없어도 너무 없다.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하며, 상대에게 어떻게 행동하고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전달해야하는지에 대한 지식수준이나 기술은 초등학생 수준이다. 그런 그의 사회성이나 성격적인 특성을 고려한다면, 병에 걸리고도 유일한 친구인 자말에게 편지 한통 안보내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고 자신이 그 동안 써온 작품을 아무 대가 없이 자말에게 남기는 것 또한 평범한 사람으로써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이다. 그에게 자말처럼 관심을 가져주고 심리적으로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좀 더 빨리 세상 속으로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회피성 인격장애는  ‘사회공포증’과 공통점이 많은데 ‘사회공포증’이야 말로 적절한 개입만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혹시 내 주변에 아님 스스로 이런 문제가 있다면,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즐기고만 살기에도 삶은 너무 짧기 때문이다.

►파인딩 포레스터

- 2000, 감독- 구스 반 산트, 출연- 손 코네리, 롭 브라운
- 자말은 문학적 재능을 가진 흑인 소년이다. 박학다식하고 자기 주장이 뚜렷하지만, 자신이 흑인이기 때문에 사는게 힘들다고 느낀다. 그러던 중 자신의 동네에 집에만 칩거하며 은둔하는 사람이 바로 작가 윌리엄 포레스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재능을 그로부터 확인 받고 그의 가르침을 받고자 하지만, 그는 냉담하게 대한다. 그러나 자말의 재능을 발견한 포레스터는 자신의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자말을 받아들이고 둘은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을 쌓아간다. 일취월장한 자말의 능력을 의심한 선생님에 의해 위기를 맞지만, 포레스터는 친구를 위해 자신의 존재를 밝히며, 두 사람의 관계를 밝힌다. 포레스터는 자신의 고향으로 향하고, 2년후 자말에게 편지를 남긴다. 그는 이미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였다. 영화는 소란스럽지 않은 잔잔한 감동을 전달해준다.

박소진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장('영화 속 심리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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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트라이폴드 태블릿과 다르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2일 공개한 3단 폴더블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현장에서 직접 사용해보니 예상보다 가볍고 얇은 형태가 먼저 느껴졌다. 크기와 구조상 무게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생각보다 부담이 덜한 편이다. 다만 한 손으로 오래 들고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고, 전용 케이스나 거치대를 함께 사용할 때 가장 안정적인 사용감이 나온다. 펼친 화면은 태블릿을 떠올리게 할 만큼 넓고 시원하지만, 두 번 접어 휴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태블릿과 확실히 다른 경험을 만든다. 동시에 두께·베젤 등 초기 모델의 구조적 한계도 분명히 느껴졌다. ◆ 10형 대화면의 시원함…멀티태스킹 활용도↑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화면을 펼쳤을 때의 시야다. 10형 대화면은 영상 시청 시 몰입감이 크고 웹 검색·문서 작업에서도 확 트인 느낌을 준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다 펼친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로 3앱 멀티태스킹을 진행하는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특히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띄워놓는 멀티태스킹 기능은 생산성 관점에서 기존 폴더블보다 한 단계 더 진화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세 개의 스마트폰 화면을 한 번에 펼쳐 놓은 듯한 넓이가 확보돼,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하기에 충분한 공간감이 느껴졌다. 이메일·인터넷·메모장 등 업무 앱을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배치할 수 있고, 영상 콘텐츠를 켜둔 채 작업을 이어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로 영상 시청을 하는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 구조에서 오는 한계도 분명…베젤·힌지·두께는 '새로운 폼팩터의 숙제' 새로운 구조 특성상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우선 베젤이 비교적 두꺼운 편이다. 화면을 여러 번 접는 구조라 물리적 여유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다 보니 테두리가 두드러져 보인다. 상단 롤러(힌지 유닛 일부로 보이는 구조물)도 시각적으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화면 연결부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힌지 구조물 자체는 어색하게 보일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닫은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또 하나는 완전히 접었을 때의 두께감이다. 구조상 여러 패널이 겹치는 형태라 다 접어놓으면 두껍게 느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이는 구조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사용성에 치명적일 정도의 부담은 아니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왼쪽 화면부터 닫아야 한다. 반대로 닫으려 할 시 경고 알람이 울린다. 2025.12.02 kji01@newspim.com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접는 순서가 고정돼 있다는 점이다. 오른쪽→왼쪽 순으로 접도록 설계돼, 반대로 접으려 하면 경고 알람이 울린다. 폼팩터 특성상 불가피한 방식이지만, 초기에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 태블릿과 겹치는 모습…그러나 휴대성이라는 확실한 차별점 사용 경험을 종합하면 '트라이폴드'는 태블릿과 유사한 역할을 상당 부분 수행한다. 대화면 기반의 콘텐츠 소비·문서 작업·멀티 환경 등 핵심 사용성은 태블릿과 맞닿아 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거치대에 놓인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그러나 폴더블 구조로 접어서 주머니·가방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은 태블릿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점이다. 이동이 잦은 사용자에게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강민석 모바일경험(MX)사업부 스마트폰PP팀장(부사장)은 "태블릿은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없다. 태블릿은 대화면 그 자체의 장점이 있지만, 트라이폴드는 두께·무게 측면에서 소비자가 어디든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을 만들었다"며 "트라이폴드는 기존 태블릿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카테고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 가격은 부담되지만…경쟁사 대비 '상대적 우위' 가격은 여전히 소비자에게 큰 장벽이다. 출고가 359만400원은 스마트폰 범주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금액이다. 다만 경쟁사 제품들과의 상대 비교에서는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 화웨이는 올해 출시한 트라이폴드폰을 1만7999위안(약 350만 원)부터 책정했다. 고용량 모델로 갈 경우 2만1999위안(약 429만 원)까지 올라간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2025.12.02 kji01@newspim.com 이 기준에서 보면 삼성의 359만 원대 가격은 화웨이 평균 가격보다 낮은 편으로 비교된다. 특히 고용량 기준 화웨이 최고가와의 비교에서는 약 70만 원 가까운 차이가 나, '삼성이 가격 경쟁력까지 고려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시장에서는 출시 전부터 트라이폴드 구조상 부품 단가가 높아 400만 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출고가는 이 예상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삼성이 새로운 카테고리 안착을 위해 가격선을 일정 수준까지 조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kji01@newspim.com 2025-12-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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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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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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