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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허삼관' 하정우 "실버타운 지어서 평생 영화 할래요"

기사입력 : 2015년01월19일 14:30

최종수정 : 2015년01월19일 14:30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배우 하정우(37)가 또 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카메라 뒤에만 있던 전과 달리 이번에는 카메라 안팎을 넘나들며 촬영장을 누볐다. 연출과 동시에 주연 배우 자리도 꿰찬 거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쉽게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그는 두 가지 롤 모두 다 무사히, 그리고 멋지게 해냈다. 동료 배우들의 칭찬을 한몸에 받으면서.

하정우가 두 번째 연출작 ‘허삼관’(제공·배급 NEW, 제작 ㈜두타연, 공동제작 ㈜판타지오픽쳐스)을 선보였다.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는 중국이 낳은 세계적 작가 위화(余华)의 대표 소설 ‘허삼관매혈기’를 한국적 정서로 새롭게 재해석,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가족을 위해 피를 파는 허삼관의 삶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선 기분은 좋아요. 개봉하니까 상당히 심장이 쫄깃하네요. 배우로서 개봉을 기다리는 것보다 거의 백 배쯤 더 떨리기도 하고요. 처음은 아니지만, ‘롤러코스터’와는 또 다른 상황이니까요. 단순히 예산 문제를 떠나 상업 영화의 평가를 받는 거라 더 그렇죠. 전작은 작가주의 영화인 데다가 저예산 영화라 변명의 여지가 있었잖아요(웃음). 제작비부터 참여 스태프까지 거의 14배 정도 차이가 나요. 그러다 보니 책임감도 부담감도 더 커진 게 사실이죠.”

‘허삼관’은 감독 하정우가 전작 ‘롤러코스터’를 선보인 지 일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두 작품의 색깔은 제법 다르다. 아무래도 이번 영화는 상업적인 성향을 띄다 보니 전체적으로 보편적인 스토리와 감정이 주를 이룬다. 감독 역시 연출 당시 여기에 주안점을 뒀다. 물론 하정우 특유의 말장난이 이번에도 제 몫을 한다는 평도 있었지만, 이 역시 위화의 원작 소설을 살렸을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캐릭터, 소소한 드라마 갈등, 그리고 그 모든 걸 극복하고 성장하는 아버지가 되는 허삼관에게 집중했죠. 보편적인 드라마가 영화에서는 잔잔하고 소소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거래 생각했어요. 보편성이 가진 힘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카메라 샷부터 음악, 미술 모두 클래식하게 담아냈죠. 자극적이지 않고 올가닉한 영화, 그 안에서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 떠올리게 하고 싶었어요. 동시에 위화 소설의 맛인 문체를 꼭 살리고 싶었죠.”

감독으로서 살리려고 노력한 보편적인 이야기는 하정우가 직접 허삼관 옷을 입으면서 특별하게, 그리고 입체감 있게 살아났다. 언제나처럼 그의 연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촬영장에서는 배우로서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었던 그는 프리 프로덕션(영화 촬영 전 프로덕션을 위한 모든 준비를 하는 단계)도 남들보다 더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결국 ‘허삼관’은 한 남자의 성장 스토리이자 아버지의 이야기인 셈이죠.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아버지가 돼가는 과정, 그리고 부성애를 그린 거예요. 허삼관 캐릭터를 그려낼 때도 그런 점을 기억했죠. 동시에 저희 아버지(김용건)의 모습을 많이 담아냈고요. 배우, 감독을 떠나 아이들 보면서 결혼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 작품이기도 하고요. 이런 얘들이 집에 있으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그런 걸 보니까 뒤늦게 결혼할 때가 온 건가 싶었죠(웃음).”

배우와 감독, 이 두 가지만으로도 벅찰 만한데 하정우는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화가로도 활동 중이다. 물론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그의 최종 목표는 ‘연기’다. 더 포괄적으로 말하면 우디 앨런이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영화인이 되고 싶다. 내친김에 “지금 활동하는 배우들과 함께 나이 들어서 영화 찍는 실버타운을 만들어야겠다”며 다소 재밌는 목표도 추가했다. 영화인 하정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끊임없이 꿈과 희망, 그리고 살아있음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하는 일의 모든 시작은 결국, 어떻게 하면 좋은 배우가 될까예요. 연기가 중점이란 말이죠. ‘롤러코스터’를 처음 한 것도 배우로서 매너리즘을 벗어나기 위해서였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도 어떻게 하면 이 지루하고 막막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시작한 거예요. 배우로서 건강하게 롱런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된 일죠. 그래서 목표도 하나,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배우, 더 좋은 영화인이 될 수 있을까예요. 확실한 건 이 모든 과정에서 오는 고통을 버틸 만큼 그 이상의 재미가 있다는 거고요.”

물론 단기간 목표, 2015년 새해 목표도 있다. 다소 거창한 최종목표와 달리 가볍고 유쾌하다. 신나게 놀자는 것. 현재 ‘허삼관’ 홍보 활동과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 촬영을 병행 중인 그는 2월이 오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차기작으로 확정 지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촬영 전까지 여유 시간이 생긴 덕이다. 방학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그의 표정이 장난스레 변했다.

“놀 때 재밌게 신나게 놀고 싶어요. 우선 1월 말 즈음이면 ‘암살’ 촬영이 마무리될 듯해요. 그러고 5월부터 ‘아가씨 촬영이 들어가거든요. 한 3개월 정도 시간이 있는데 그때 가장 재밌게 노는 거, 그게 올해 저의 가장 큰 목표죠(웃음). 기다리고 기다렸던 첫 휴식이거든요. 거의 데뷔 이래 처음이죠. 2004년 대학교 졸업해서 바로 드라마 시작하면서 쉼 없이 달려왔죠. 하와이 가서 서핑이나 배워볼까 봐요. 그렇게 다시 충전하고 또 열심히 나아가야죠.”

영화 ‘허삼관’에서 감독 겸 배우로 활약한 하정우 [사진=NEW 제공]

“감독 하정우, 코미디 드라마에만 올인할 것”

앞서 하정우는 ‘허삼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으로 초심을 찾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말 그대로 10년이란 시간 동안 연기를 해오면서 나태해진 모습을 반성하게 된 계기가 된 거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반쯤은 성공한 셈이라고. 초심을 찾은 하정우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

“배우로서는 지난 10년 동안 승승장구하면서 성장해왔어요. 그러면서 교만에 빠진 적도, 무언가를 잃어버린 적도 있죠. 연기력도 뒤쳐지면서 스스로 타협하고 있다는 비참한 생각도 들었고요. 그렇게 위기의식을 가지면서 배우로서 신념이 무뎌지는 걸 느끼고 감독으로 다시 시작한 거죠. 특히 이번 ‘허삼관’ 준비할 때는 작은 거에도 감사하던 10년 전, 데뷔했을 때 마음으로 작업했죠. 그러다 보니 환기가 됐고 마흔을 앞둔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내 인생, 초심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됐어요.

어쨌든 이 모든 게 신인감독이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보다 성장을 이룬, 제 취향을 드러내는 동시에 상업성도 끌어낼 수 있는 상황이 오겠죠. 일단 확실한 건 마흔이 넘은 후 새 작품을 선보일 거라는 것, 그리고 장르가 코미디라는 거예요. 다른 건 관심 없어요. 오직 코믹 드라마. 한국 블록버스터는 최동훈 감독님이, 사람 이야기는 윤제균 감독님이 잘 찍지 않습니까(웃음)? 전 그래서 우디 앨런처럼 저만의 코미디를 만들 거예요.”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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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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