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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치타 "여자 래퍼에 대한 편견 언제쯤 사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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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누가 잠자는 래퍼 치타(25․본명 김은영)의 코털을 건드렸는가.

여성 래퍼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언프리티 랩스타’가 잠자고 있던 여성 래퍼들을 수면 위로 올렸다. TV 속 여성 래퍼의 등장은 신선하지만 낯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시청자들은 힙합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고 여성 래퍼들의 빠른 성장과 상상을 초월하는 랩 실력에 시선을 강탈당했다.

여성 래퍼가 주인공인 ‘언프리티 랩스타’는 ‘힙합은 남자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확실히 깼다. 제시, 치타, 육지담, 키썸, AOA 지민, 졸리브이, 타이미, 제이스, 릴샴은 직설적이고 과감한 랩도 서슴지 않았다. 여기에 래퍼들간의 대립 구도 속 묘한 기싸움은 긴장감을 자아내며 재미를 높였다.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진 모두가 다 수혜자이지만 그중 마지막 6번째 트랙을 사수한 치타는 조금 더 특별했다. 짧은 숏커트 헤어스타일, 진한 스모키 화장과 붉은 입술로 포인트를 준 치타의 메이크업은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더불어 래퍼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와 유일무이한 랩 스타일로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팬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Mnet ‘쇼미더 머니’ 출연 이후 3년 만에 ‘언프리티 랩스타’로 대중 앞에 선 치타는 그간의 한을 다 풀어내려는 듯 라운드마다 매서운 기세로 통과했다. 특히 마지막 세미파이널에서 진가가 드러났다. 치타는 과거 17세에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에 다가섰던 순간을 ‘코마 07’에 담았다. 랩은 치타의 깊고 어두웠던 과거를 반영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해’ ‘난 살아있는 전설이 돼 다들 그렇게 찾는 기적은 여기 있어’ 등 한계에 부딪힌 순간이 있었지만 다시 래퍼로 새로운 숨을 쉬게 된 이야기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제 이야기를 하는 미션이었잖아요. 사고를 당한 일화를 꺼내는 일 자체는 부담되지 않았어요. 단지 걱정이 됐던 건 사람들과 교감이었죠. 제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을 수 있게 글로 어떻게 표현할지가 과제였어요. 당시의 상황과 제가 느낀 감정을 잘 전달해야 했으니까요. 더불어 역경을 이기고 무대에 오른 제 모습을 통해 많은 분들이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랐죠.”

무엇보다 ‘언프리티 랩스타’ 래퍼들은 국내 여성 래퍼 기근 현상에 제대로 응수했다. 제2의 윤미래를 원하는 대중에게 “제2의 윤미래를 찾지 말아 달라. 우리는 제1의 ‘나’다”라며 당당한 기세로 트랙을 차지했다. 치타는 여성 래퍼가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 문제는 밤이 새도록 이야기를 나눠도 끝이 안 날 것 같다”고 열변을 토했다.

“윤미래 선배는 여성 래퍼의 상징적인 존재예요. 힙합이라는 장르가 생소했을 때부터 활동하셨고 윤미래 선배를 통해 래퍼를 꿈꾸는 여자도 많이 늘었어요. 문제는 대부분의 래퍼를 꿈꾸는 여자들이 윤미래를 롤모델로 삼다보니 자신의 스타일을 갖추지 못한 거죠. 그 결과 대중은 국내 여성 래퍼는 ‘윤미래뿐’이라는 편견을 갖게 됐고 여성 래퍼의 한계라는 시선도 생겼죠. 조금만 더 둘러보면 독특한 스타일의 랩을 구사하는 여성 래퍼도 많은데 아직까진 여성 래퍼의 수가 적기도 하고요. 대중에게 노출될만한 자리가 좁다는 점도 직면할 문제죠.” 

치타는 대중이 갖고 있는 여성 래퍼에 대한 편견도 무시할수 없다고 했다.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다소 편견이 해소됐지만 여전히 한계를 극복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는 아무래도 외국의 힙합 문화를 한국화 시키는 과정에서 온 괴리로 봤다. 일컫자면 거친 표현의 문제다. 여성 래퍼가 다소 수위가 센 디스전을 벌였을 때와 남성 래퍼가 욕이 담긴 랩을 했을 때 대중의 반응은 확연히 다르다.

“아이돌 문화가 10년 째 대중문화로 자리 잡고 있어요. 낯선 음악과 거리를 두는 상황은 더 이상의 문화 발전이 없을 거란 위기로 보여요. 연장선에서 남성 래퍼와 여성 래퍼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도 마찬가지죠. 예를 들어 남자 래퍼가 욕을 하면 거친 매력이 있다고 환호하지만 여성 래퍼들이 다소 과한 표현이나 욕설이 담긴 랩을 하면 부정적으로 보는거죠.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쭉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치타는 여성 래퍼의 불모지에서 ‘제 2의 윤미래’가 아닌 치타이고 싶다고 했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보여준 자신의 모습은 실제의 1%도 되지 않는다며 아직도 보여줄 게 많다고 기대를 부탁했다. 막막했던 길을 지나 이제 조금씩 빛이 보이고 있다며 지금처럼 쭉 나아가가고 싶은 당찬 포부를 밝혔다.

“머리 수술을 한 후 더 이상 노래를 할 수 없게 됐을 때에도 끝까지 음악을 놓지 않았어요. 노래에서 랩으로 전향한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었죠. 여성 래퍼의 부재 속에서 나의 존재를 알려보겠다는 희망이 컸어요. 이제 조금씩 저를 보여줄 기회가 생겨서 신이 납니다. 계속해서 많은 여자 래퍼들이 생겨나고 여성 래퍼의 흐름이 끊이지 않게 노력해야죠. 더불어 저의 랩이 사람들과 문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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