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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간신” 속 연산군을 빚어내기까지 - 김강우

기사입력 : 2015년05월20일 13:20

최종수정 : 2015년12월29일 17:32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여자가 보기에 어땠어요?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미안하게도 그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채홍(연산 11년, 조선 팔도 미녀를 색출한 사건)이란 소재 자체가 주는 불편함도 그랬지만, 말문이 막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저 질문을 던진 이가 불편함을 안겨준 일등공신(?)이라는 것. 물론 이는 영화를 완성도나 재미를 평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그저 이번 작품에서 ‘역대급’ 연기를 보여준 그에게 보내는 ‘특급’ 칭찬이다.

배우 김강우(37)가 신작 '간신'(제작 수필름,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을 선보였다. 21일 개봉하는 영화는 연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하려 했던 희대의 간신과 요부의 권력 다툼을 그린 작품. 극중 김강우는 조선 제10대 왕 연산을 열연했다. 그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연산은 정신적 결함이 있지만 여리고 외로운 남자, 백남준과 앤디 워홀처럼 파격적인 예술가이나 시대를 잘못 만난 기인, 그리고 욕망에 브레이크가 없는 자다.

곤룡포를 벗고 한층 가벼워진 모습으로 마주한 김강우는 연산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그리고 다양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 말리지만 않는다면 온종일 연산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듯했다.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방대한 자료를 찾아 습득하고 또 그걸 새롭게 창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물론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느껴졌다.

“예전부터 사극에서 왕을 한다면 인자하고 근엄한 왕보다는 연산을 해보고 싶었어요. 물론 그 기회가 너무 일찍 온 게 아닌가 걱정도 했죠. 표현력이 더 좋아지고 했다면 어떨까 생각한 거죠. 어쨌든 두 번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니까요. 그래서인지 인물에 대해서 개인적인 아쉬움도 남고요. 좀 더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근데 ‘간신’이니까 영화 전체를 봤을 때는 이 정도가 적당한 거겠죠(웃음). 어쨌든 사극이라는 새로운 영역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성취감이 있어요.”

결과적으로는 괜찮은 캐릭터를 탄생시켰고 스스로 만족감도 느꼈다. 다만 그 과정은 평탄치 않았다. 흔한 초상화 한 장이 없어 이미지를 잡기조차 어려웠다. 그래서 사람부터 동물까지 사진 수십 장과 영상을 보며 캐릭터에 접근했다. 동시에 외롭고 쓸쓸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 촬영 전 방을 구해 집을 떠났다. 그렇게 김강우는 조금씩 연산이 돼갔다. 

“대중을 선동하는 히틀러부터 해외 연쇄살인마까지 동영상을 많이 찾아봤죠. 그런 게 다 광기니까요. 또 아무래도 본능에 충실한 인물이니까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는 늑대나 목을 물어뜯는 사자, 독사의 사진도 많이 봤고요. 일주일 동안 나가서 혼자 지낸 것도 멀쩡한 정신이 안 돼 보려고 한 거죠. 방법이 없으니까 단 일주일만이라도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두 달 동안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틀에 얽매이면 안되겠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듣기만 해도 쉽지 않은 과정. 그러나 그의 고충은 크랭크인 후 촬영장에서도 계속됐다. 원래가 말이 없는 사람이지만 에너지 비축을 위해 촬영장에서는 더욱 말을 아꼈다. 유독 감정적으로 센 장면이 많았던 탓이다. 혹여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분산돼 온전히 연기에 힘을 쏟지 못한다면 자신이 가장 속상할 거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매 순간 설계도 짜듯 정확하게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를 계산하고 촬영에 임했다.

“고생 안하는 작품이 어디 있겠어요. 당연한 과정이죠. 다만 이번에는 겁이 좀 났어요(웃음). 나름대로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제일 우려했던 건 ‘내 일이 가족에게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였죠. 나와서 지낸 것도 오히려 떨어져 있자 싶어서였고요. 촬영 기간 쉬는 날이 생겨도 숙소에 있었어요. 물론 감정이나 톤을 깨지 않기 위함이기도 했죠. 당연히 외로웠고요. 하지만 그것도 즐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외로워야 생각도 나오고(웃음).”

이토록 혼신의 힘을 다했으니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데도 한참이 걸렸으리라. 그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앞서 느꼈겠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더 깊이 빠져서는 안될 일이었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집에서도 그랬고요. 물론 제가 집에 가면 티를 잘 안내요. 근데 와이프가 보기에는 다른 작품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을 거예요. 아이들도 방에 못 들어오게 해야 하고 사진들도 무섭고 하니까. 그래서 바로 ‘실종느와르M’을 들어갔죠. 대비되는, 극과 극 캐릭터를 연기하면 조금 빨리 치환되지 않을까 단순한 생각이었죠(웃음). 근데 쉬는 기간이 길었다면 분명 더 깊은 생각에 빠졌을 거예요.”

연산에서 벗어나기 위한 나름의 방법 덕(?)에 그는 요즘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화 홍보 활동과 함께 OCN 토요드라마 ‘실종느와르M’ 촬영을 병행하고 있다. 물론 이번 드라마 촬영은 연산을 조금 빨리 떠나보내기 위함이었지만 유독 최근들어 작품 수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기에 그 이유를 마지막으로 물었다.

“근래에 작품 수가 많아지고 흥행과 거리가 먼 작품을 하느냐고 많이들 물어보세요. 솔직히 말하면 궁금해서 하는 거예요. 그 영화와 드라마에 호기심이 생긴 부분이 있는 거죠. 좋은 작품들인 건 당연하고요. 물론 선택과 흥행 사이 괴리는 저 역시 가장 스트레스받는 부분이죠. 하지만 그게 어떻게 한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웃음). 그거에 스트레스받기 시작하면 일 못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처럼 용감하게 다양한 캐릭터를 왔다 갔다 할 수도 없을 거예요. 그렇기에 후회도 없고요.”




“간언? 점점 말을 아끼게 되네요”

대중이 아는 김강우는 그가 연기한 연산과 일치하는 부분이 없다. 이미지뿐만 아니라 프레임 너머로 봐온 그의 행동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더욱이 그는 ‘국민 형부’라는 수식어 아래 젠틀하고 다정다감한 면모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터. 하지만 매번 인터뷰에서 “대중이 아는 나와 실제 내 성격은 간극이 있다”고 말한 김강우는 사실 별명이 헐크였을 만큼 유별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제가 원래 되게 다혈질이에요. 물론 가정 교육을 받고 커가면서 차분해졌지만, 어렸을 땐 정말 고집이 세고 못됐었죠. 2남 1녀 중 막내에 남자 학교만 나와서 거칠기도 했고요. 목소리 톤도 연기하면서 잡힌 거죠. 거기다 어쩌다 보니 맡은 역할도 계속 정의롭고 선했잖아요. 아마 어렸을 때 저를 알던 사람은 가식이라고 할 거예요(웃음). 뭐 개인적으로는 가끔 이런 역할 하면서 누르고 살던 스트레스가 풀려서 좋지만요. 확실히 쾌감이 있죠.”

실제 김강우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또 다른 하나.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간신처럼 평소 간언에 능한지도 궁금했다. ‘YES or NO’를 예상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냥 다른 사람에게 말을 잘 안하는 편”이라는 선택지에 없던 대답을 내놓으며 장난스레 웃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말을 아끼게 된 것도 있지만, 원래 다른 사람의 생활이 궁금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도 제 삶을 궁금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고요. 더군다나 저 되게 재미없게 살거든요. 그래서 왜 궁금하지 싶어요. 실제로 저보다 평범한 직업을 가진 친구들이 더 버라이어티하게 살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결국 이야기할 게 없어서 안하는 거예요(웃음). 그리고 제가 여행 다니면서 항상 느낀 건데 어딜 가든 사람 사는 건 똑같아요. 그러니 그저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살면 되는 거죠.”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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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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