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연극 리뷰] 속이 꽉 찬 ‘벤트(BENT)’, 놓치면 안 되는 이유

기사입력 : 2015년06월11일 08:24

최종수정 : 2015년06월11일 08:24

[뉴스핌=장윤원 기자] 독일 나치 집권 하의 수용소. 유대인을 표시하는 노란색 리본과 동성애자를 구분하는 분홍색 리본이 있다. (그럴 리 없겠지만)당신이 둘 중 하나를 집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연극 ‘벤트(BENT)’는 히틀러가 독일 총통에 오른 1934년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은 베를린 클럽을 전전하며 살아가던 남자 맥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나치의 동성애자 탄압이 본격화되자, 동성애자인 맥스는 동거하던 무용수 루디와 함께 살기 위한 도주를 택한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게슈타포(나치 정치경찰)에 체포되고, 루디는 수용소로 가는 기차 안에서 잔혹하게 살해당한다. 이후 수용소에 들어간 맥스는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속인다. 그리고, 그가 원래 받았어야 할 분홍색이 아닌 노란색 리본을 가슴에 단다. 
연극을 관람하기에 앞서 실제 역사적 배경을 알면 보다 쉽게 작품에 다가갈 수 있다. 1932년 국민 투표를 통해 독일의 집권당이 된 나치는 1934년, 나치 반대자들을 숙청하고 히틀러를 절대 권력자로 만들었다. 동성애자, 정신병자, 장님, 장애인들을 격리·처단하는 법이 통과됐고 동성애자들은 거세되거나 수용소로 보내졌다. 

당시 수용소 내의 수많은 ‘죄수’ 중에서도 동성애자는 가장 하층에 속했다. 수용소에 잡혀온 다른 사람들도 동성애자와 같은 막사를 쓰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거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독일의 동성애자들은 동성애 처벌법이 없어진 1969년까지 자신이 수용소에 잡혀갔던 사실도 함부로 밝히지 못하고 살았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극 ’벤트’는 1930~1940년대 당시 유대인보다 더 혹독한 대우를 받았던 독일의 동성애자들을 통해 성소수자의 인권뿐 아니라 인간 모두의 인권, 사랑, 인간성 회복에 대해 말한다. 생존을 위해 스스로의 존재를 부인하고 스스로 존엄성을 해쳐야 한다면, 그 삶은 인간다운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차별 등을 다룬 표면적 서사는 이처럼 생존에 대한 본질적 논쟁으로까지 확대된다. 

한편,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흥미로운 점은 1막과 2막이 형식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1막에서는 맥스가 게슈타포를 피해 도망다니는 상황이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맥스가 스쳐 지나가는 주변인물들을 통해 시대적 상황과 그 안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소개된다. 

맥스가 수용소로 들어간 이후를 그리는 2막은 맥스와 홀스트의 대화 중심으로 흐른다. 극한 상황에 놓인 맥스와 홀스트, 두 남자의 처절하면서도 세밀한 감정선이 무대를 꽉 채우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배우들의 구멍 없는 호흡과 탄탄한 실력이 돋보인다. 
1979년 영국 런던서 초연한 연극 ‘벤트’는 이듬해 미국 극작가협회 희곡상을 수상했고, 지난 35년간 40여 개 국가에서 꾸준히 공연됐다. 영국 국립극장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연극 100편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3년 초연했는데, 바로 이듬해 앵콜 공연을 할 정도로 관객의 관심을 받았다. 

김혜리 연출의 지휘 하에 배우 김승기(맥스), 서형빈(홀스트), 최성호(루디), 손명구(그래타·캡틴), 김준삼(프레디), 조장연(울프), 김정래(경비병), 김승겸(장교)이 출연한다.

소수자의 문제는 물론, 나아가 인간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지는 연극 ‘벤트’는 오는 2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만 16세 이상 관람가. 전석 2만5000원.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극단 ETS 제공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여론조사] '헌법' 개정해야 한다 58.3%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국민 10명 중 5명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담은 헌법 개정 이후 37년간 유지돼 온 우리나라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일~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조사 결과 '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58.3%,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6.2%, '잘모름'은 15.5%로 나타났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2.0%가 '개정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잘모름'이 10.5%,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7.6%였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가운데서는 '개정할 필요가 없다'가 55.4%, '개정해야 한다' 27.0%, '잘모름'은 17.6%로 조사됐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개정해야 한다' 86.8%, '개정할 필요가 없다' 7.1%, '잘모름' 6.2%였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정해야 한다' 56.2%, '잘모름' 22.7%, '개정할 필요가 없다' 21.0%로 집계됐다. 진보당 지지자들은 '개정할 필요가 없다' 45.5%, '개정해야 한다' 35.6%, '잘모름' 18.8%였다. 무당층은 '개정해야 한다' 59.1%, '잘모름' 26.1%, '개정할 필요가 없다' 14.8%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남·전북에서 헌법 개정 의지가 강했다. 광주·전남·전북은 69.2%가 '개정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1.2%, '잘모름'은 9.6%였다. 이어 강원·제주는 '개정해야 한다' 63.2%, '잘모름' 22.8%, '개정할 필요가 없다' 14.1%였다. 부산·울산·경남도 '개정해야 한다'가 62.2%로 과반을 차지했다.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4.2%, '잘모름'은 13.6%로 조사됐다. 경기·인천은 '개정해야 한다' 61.1%, '개정할 필요가 없다' 24.5%, '잘모름' 14.4%로 응답했다. 서울은 '개정해야 한다' 57.4%, '개정할 필요가 없다' 27.0%, '잘모름' 15.5%였다. 대전·충청·세종은 '개정해야 한다' 46.4%, '개정할 필요가 없다' 29.8%, '잘모름' 23.8%로 답변했다. 전국에서 헌법 개정 필요성 응답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경북으로 '개정해야 한다' 44.9%, '개정할 필요가 없다' 39.6%, '잘모름' 15.5%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중장년층에서 헌법 개정 필요성에 공감했다. 40대는 68.8%가 '개정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16.2%, '잘모름'은 15.0%였다. 60대는 64.0%가 '개정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26.3%, '잘모름'은 9.7%로 집계됐다. 50대는 '개정해야 한다' 62.7%, '개정할 필요가 없다' 22.8%, '잘모름' 14.5% 순이었다. 30대는 '개정해야 한다' 55.3%, '개정할 필요가 없다' 31.8%, '잘모름' 12.9%로 답변했다. 만18~29세는 '개정해야 한다' 53.1%, '개정할 필요가 없다' 27.4%, '잘모름' 19.5%였다. 70대 이상은 '개정해야 한다' 41.5% '개정할 필요가 없다' 36%, '잘모름' 22.5%로 전 연령 가운데 유일하게 '개정해야 한다'가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국정 지지별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자 중 74.9%가 '개정해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잘모름'은 13.3%,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11.9%로 나타났다. 반면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62.5%가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으며 '개정해야 한다' 18.8%, '잘모름' 18.7%였다. 성별로는 남성은 '개정해야 한다' 65.8%, '개정할 필요가 없다' 29.5%, '잘모름' 15.5%로 조사됐다. 여성은 '개정해야 한다' 50.9%, '개정할 필요가 없다' 29.5%, '잘모름' 19.6%로 나타났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흔히 '1987년 체제'로 불리는 현행 헌법은 40년 가량 시간이 흐르면서 승자독식과 패권정치의 극심한 부작용으로 인해 개헌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적 공감대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보수와 진보 지지층에서 헌법개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 향후 헌법 개정 논의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5%, 신뢰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4-11-28 06:00
사진
[여론조사] 尹지지율 0.9%p↑, 27.8%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일~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7.8%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9.8%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4%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에 비해 0.9%포인트(p) 상승했고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2.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1.4% '잘 못함' 76.8%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9.5% '잘 못함' 68.3%였다. 40대는 '잘함' 16.2% '잘 못함' 83.0%, 50대는 '잘함' 23.6% '잘 못함' 74.6%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1.8% '잘 못함' 6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48.4% '잘 못함' 45.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3.9%, '잘 못함'은 73.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6.0% '잘 못함' 72.8%, 대전·충청·세종 '잘함' 29.8% '잘 못함' 63.6%, 강원·제주 '잘함' 15.4% '잘 못함' 82.1%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28.6% '잘 못함' 68.7%, 대구·경북은 '잘함' 47.8% '잘 못함' 49.1%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22.9% '잘 못함' 75.9%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3.5% '잘 못함' 74.9%, 여성은 '잘함' 32.1% '잘 못함' 64.6%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적쇄신 약속과 APEC·G20 정상외교 활약,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1심 판결(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때문에 보수층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 30% 회복 여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 인사들의 기용 여부와 김건희 여사 특검 여부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야권은 김건희 여사 특검·채 상병 사건 관련 국정조사 등 정치적 반격을 노리고 있어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세 유지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형식적으로나마 보여준 게 보수층 결집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지지율이) 조금 더 오를 수도 있었는데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무죄 판결 때문에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1-28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