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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태칼럼] 메르스와 국가위기관리, 그리고 추경

기사입력 : 2015년06월12일 13:18

최종수정 : 2016년09월14일 17:13

박근혜 정부, 국가위기관리 인식부터 재고해야

이영태 선임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한국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11일 한국은행 사상최저치 기준금리 인하 발표, 10일 박근혜 대통령 미국 순방 연기, 9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중 2268개교 집단 휴업 등.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는 메르스포털(www.mers.go.kr)에 따르면 12일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는 10명, 확진자는 126명, 감염의심자는 3711명에 달한다. 11일 사망자 1명에 이어 이날도 확진자 4명, 감염의심자 98명이 늘어나는 등 메르스 사태는 유독 한국에서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난 5월 20일 국내 최초 확진환자가 메르스 양성 확인을 받은 이후 20여 일간 한국 경제는 메르스 직격탄을 맞았다. 화창한 초여름 날씨에도 행락객이 80% 감소하며 관광·유통업이 울상을 짓고 있고,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0일 2139.54에서 11일 2056.11로 83.43포인트, 4%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해 4월 16일 탑승객 476명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박근혜 정부가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국가위기관리 체계를 손보겠다고 한 지 불과 1년 여 만이다.

지난해 세월호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현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은 낙제점이다.

국가위기관리에서 메르스와 같은 위기상황 발생시 정부가 취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조치는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제공을 통해 국민들의 불필요한 불안과 공포를 제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화재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과거처럼 숨기고 통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의 원인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등 사고수습과정에서의 투명한 조치로 신뢰를 얻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국내에서 최초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발생하는 와중에서도 “일반 국민 전파가능성은 없다”,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겠다”며 메르스를 부인하고 병원명을 은폐하는 등 정보통제에만 급급했다.

이 과정에서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온라인을 통해 정체불명의 괴담과 병원명이 유포돼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극에 달하자 지난 5일에 가서야 “메르스 확산의 차단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에 병원명을 공개한다”며 평택성모병원 이름을 발표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24개 병원명단이 공개된 것은 이틀이 더 지난 7일이다.

초동대응을 잘못해 300명이 넘는 인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를 경험하고도 1년 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가위기와 국민안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기나 한 것인지 근본적인 회의가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 국가위기관리는 미래사회에 대비해 미발생위기를 국가위기로 선정해 미리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메르스는 이미 3년 전 중동에서 발생한 전염병이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이미 국내 발생 가능성에 대비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대통령이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할 국가위기는 국가와 국민의 존립과 생존, 번영에 영향을 주는 위기다. 즉 남북관계 돌발사태 등의 안보위기나 태풍·지진, 대규모 환경오염, 전염병 등을 망라한 재난위기, 국가기간통신망에 대한 사이버테러나 방사능 누출사고 등 국가핵심기반시설 마비 사태가 국가위기에 해당된다. 메르스 같은 전염병의 경우 국민의 생존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재난위기다.

현재 박근혜 정부는 메르스 사태 해결을 위해 ▲청와대 비서실 내 긴급대책반(공동반장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최원영 고용복지수석) ▲전문가 중심 즉각대응팀(공동팀장 보건복지부 차관·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본부장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본부장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민관합동대응 태스크포스팀(팀장 문형표 장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어느 조직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도 헷갈린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혹여라도 대통령에게 책임의 화살이 돌아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지난 8일 컨트롤타워 논란이 일자 “대통령은 메르스 대응에 실질적으로 국정 최고 책임자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컨트롤타워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끝내 외면했다.

참여정부에서 위기관리비서관을 지낸 류희인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은 “메르스 같은 사태 재발방지를 위해선 국민 안전을 위해 위기요인을 미리 찾고 사회적·국가적 대비시스템을 만드는 위정자의 인식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세월호 사건 당시 위기관리 소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인식을 통한 변화가 있어야 했는데 일회성으로 흘러가버렸다. 위정자의 인식이 문제”라고 질타했다.

◆ ‘메르스 골든타임’ 놓치면 한국경제에 치명타

메르스 사태는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보고서에서 “메르스가 확산돼 장기화할 경우 경제적 충격이 내수 서비스 산업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홍콩이 사스 사태 당시 겪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경고가 잇따르자 기획재정부는 이미 15조원 안팎의 ‘메르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검토에 들어갔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필요할 경우 추가 경기 보완 방안 마련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로 위축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금리인하에 이어 추경도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심리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처럼 신뢰를 상실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세워도 국민들의 불안한 심리는 가시지 않는다. 당장 시급한 과제는 경기침체 우려에서 비롯된 추경과 금리인하가 아니라 국가위기상황인 메르스 사태를 하루빨리 해결해 사회혼란과 경제 위축 심리를 막는 일이다.

정부 경제 정책의 실패로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는 도구로 메르스를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작금의 대한민국 경제위기는 지난 2년 반 동안 누적된 현 정부 경제정책의 결과물이지 중동에서 발발한 메르스 때문이 아니다.

류희인 전 차장은 “메르스 같은 국가위기상황에서는 경제적 위축에 대한 고려는 일단 접어두고 위기 해소에 전념해야 한다”며 “국가위기상황에서 위신과 명예, 체면 등을 고려하다보면 위기해소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게 돼 결과적으로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선임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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