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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슈가도넛 "삶이 끝나면 세상도 다 끝나죠, 우리 모두는 '소우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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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양진영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밴드 슈가도넛이 정규 4집 앨범 '폴리버스(Polybus)'로 이 세상의 모든 존재에게 각각의 의미를 부여한다. 각자의 우주의 주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들고 나온 만큼, 밴드 자체에도 새로운 의미와 변화가 생겼다.

슈가도넛이 21일 정규 4집을 들고 컴백을 선언했다. 멤버 애쉬(안성훈)의 재합류가 무엇보다 반갑다. 창스(보컬, 기타), 영택(베이스), 효방(드럼)에 원년 멤버 안성훈(기타)이 다시 돌아왔다. 새 멤버 효방과 원년 멤버 안성훈. 신구의 콜라보를 한 밴드 내에서 만나보게 됐다.

"타이틀 '폴리버스'는 소우주란 뜻인데, 내 삶이 끝난다면? 세상의 어떤 것도 바뀌지 않을 거라고 많이들 생각해요. 하지만 제 입장에서 보면 제 우주는 모조리 끝나는 거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건 다른 사람 입장에서 저를 본 거예요. 희망이 아니라 당연한 얘기를 하는 건데 누구도 하지 않고 듣지 않는 세상인 것 같아요. 우리가 이 당연한 이야기를 생소하게 생각한다는 게 약간은 비극이죠." (창스)

창스의 말대로 우리 모두는 제각기 자신의 삶의 주인이고, 하나의 우주다. 타이틀곡은 '마법의 순간'과 '인생이 그래'의 두 곡. 미리 들어본 '마법의 순간'에서는 행복을 찾아 고민하는 모두에게 그 순간이 언제인지 잠시 깨닫게 하는 가사가 돋보인다. 결국은 살고 있는 모든 순간, 그리고 너와 내가 만난 이 순간이 그 때라는 걸 경쾌하게 노래하는 곡이다.

"'마법의 순간'이라는 노래는 초반에 굉장히 우울하게 풀었는데 신나는 분위기로 바뀌죠. 소소한 일상이나 인터뷰하는 순간이 사실은 행복한 거고, 마법의 순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라이브하는 밴드다 보니까 공연할 때 누군가 손이 맞닿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게 또 마법의 순간 같기도 하고요." (창스)

또 하나의 타이틀 '인생이 그래'는 잔잔한 건반 선율에 서정적인 보컬이 심플하게 얹혀 덤덤하면서도 서러운 감정을 전달한다. '인생이 그래, 사는 게 그래'라는 후렴을 통해 살아온 날들을 가만히 생각하게 하면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을 위한, 공감가는 힐링송으로 완성됐다.

"'인생이 그래'에는 비하인드스토리가 있어요. 예전에 '무한도전' 정형돈씨가 배철수 선배님의 라디오 DJ를 하루 한 적이 있는데 실수를 했어요. 배철수 씨가 듣다가 '다시 하면 되게 잘할 거 같지'라면서 '인생이 그래. 다시 안돼'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소중한 인생을 살고 있는데 참 인생이 그래요. 그냥 그렇게 흘러가거든요." (창스)

슈가도넛의 아직 발매되지 않은, 따끈한 CD를 받아 들고 가장 의아했던 건 앨범 커버 아트의 의미였다. 소우주라는 의미답게 우주의 단면을 표현한 듯한 배경보다는 CD에 그려진 정자의 형상에 고개가 갸웃했다. 

"우린 모두 소우주잖아요. 태어난 것 자체는 빅뱅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태어난 순간은 모두가 겪죠. 의학적으로 50억 분의 1 정도로 로또보다 확률이 몇십배 몇백배 높은 거래요. 그러니 얼마나 소중한 존재예요? 그런데 인생을 살면서 고작 주위의 몇사람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에요." (창스)

"어쩌면 앨범 아트가 신의 한 수라고도 생각해요. 금기시되고 터부시되는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그게 안돼서 약간은 염세적인 시각이 많은 게 아닐까요." (영택)

멤버들은 슈가도넛이 예전과 달리 방향성을 찾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어쩌면 무작정 음악을 하고 있다는 막연함 때문에 슈가도넛은 2011년 해체라는 선택을 했는지도 모른다. 다시 멤버들이 모이고, 새로운 멤버와 작업을 하고, 원년 멤버 안성훈의 합류까지 별다른 곡절이 있는 듯 없는 듯 꽤 긴 시간을 지나왔다.

"예전에 7~8장 정도 앨범이 나오면서 목표 없이 음악을 했던 것 같아요. 좋은 노래 나오면 묶어서 앨범 내야지 하는 정도였어요. 그래서 그때 그때 일을 해서 모았을 때 이게 뭘까 싶기도 했고요. 아무런 의미 없이 노랠 흥얼거리기보다 얘기를 하고 싶은데 뭘 말하고 싶은지가 모호했죠. 이번엔 처음부터 조금은 정해놓은 목표를 갖고 가는 길을 알 수 있어서 작업 시간도 많이 단축할 수 있었죠. 방향을 정하니까 조금 빠르게 진행됐어요. 사실 예전에 너무 어렵게 생각했었나봐요. 이제 무슨 얘길 거창하게 하기보다 그냥 느끼는 대로 표현하길 원해요."

다시 돌아온 기타의 안성훈의 심경과 멤버들의 소감도 자연스레 묻게 됐다. 예전에 애쉬라는 이름을 쓰던 성훈은 사실 2014년 슈가도넛의 재결성 때부터 합류를 예정했었다. 하지만 다른 밴드에도 몸 담고 있었기에 시간을 내지 못했다. 멤버들은 "묻지 않아도 알고, 편해서 좋다"고 성훈의 재합류에 마음이 놓인다고 솔직히 말했다.

"해체하고 연락이 와서 전 멤버들이랑 같이 해보자는 이야기를 하던 중에, 드럼 치는 형은 여러 사정이 있어서 우리 셋이서 새로 작업을 시작했었죠. 딱 녹음 들어가기 직전 애쉬와 저는 다른 팀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애쉬는 제약이 좀 있어서 지난해 활동에는 참여를 못했죠." (영택)

"그때 들어온 지호란 친구가 갑작스레 음악을 계속 못하겠다고 얘기를 했고, 그래서 성훈이에게 SOS를 치게 됐죠. 많은 고민을 해야 했을텐데 딱 이틀 시간 줬어요. 저한테 베스트는 이 친구라 그냥 끌고 왔어요." (창스)

"진짜 시간을 너무 안줬어요. 이틀 동안 여러 사람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재결성을 하자고 했을 때 못하게 됐던 건 어찌 보면 지금 하고 있는 다른 밴드가 좀 타이트하게 흘러갔던 면이 있었죠. 지금은 그때보다는 여유가 좀 생겼어요. 멤버들을 설득할 수 있는 상황도 더 되는 것 같고요." (성훈)

"다시 오니까 좋기도 하고 신곡 빼고는 합주는 안해봐도 될 것 같아요. 불안한 마음이 훨씬 사라졌죠. 아예 믿고 맡길 수 있어서 안심돼요." (창스)

"다들 어디 안가고 있었구나 싶고, 마음이 편안한 게 가장 좋아요. 효방이랑도 예전에 잠깐 같이 했었어요. 이리저리 우리는 네트워크처럼 엮이고 엮여 있거든요." (성훈)

벌써 데뷔한 지 15년차를 바라보는 밴드라 슈가도넛에게 웬만한 페스티벌 무대는 이제 익숙하다. 이번 해에도 '렛츠락페스티벌'을 통해 팬들과 만날 예정. 그 전에 8월21일 정규 4집 '폴리버스' 발매 기념 공연도 치를 계획이다. 성훈의 재등장에 팬들이 기뻐할 반응이 벌써부터 눈에 선했다.

"국내에서 록페스티벌은 아주 서정적인 거 빼고는 거의 다 했을 거예요. 그런데도 매년 새롭고 매년 떨리고 기대되죠. 이번 페스티벌은 좀 더 그래요. 더 노래같은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스토리가 없는 음악을 했다면, 이젠 슈가도넛의 이야기를 더 들려드릴 수 있을 거예요. 무대에 올라가서 얘기를 하고 내려오면 될 거 같아요." (창스)

"팬들에게 드리는 선물은 승훈이에요. 재결성을 한지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해체한 줄도 모르고 있겠죠 아마." (영택)

"해체 전에 좋아하셨던 팬들은 굉장히 반가워하실 거예요." (효방)

"단독 공연은 8월 21일에 홍대 V홀에서 열 예정이에요.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이고 저희 신곡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공연 온 시간만큼은 후회 없게 해드리겠습니다. 그게 저희의 기본 예의니까요." (창스)

오랜만에 돌아와 하반기 왕성한 활동을 예고한 슈가도넛. 올해, 이번 음반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물으니 의외로 소박한 이야기를 했다. 이제 멤버 대다수가 30대를 넘어선 이들은 "지루하지 않고 젊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말로 아직도 음악이 가장 중요하고, 그 일을 하고 있어 행복하다는 속내를 마음을 드러냈다.

"올해엔 자발적 관객이 200명 정도 오셔서 소공연장을 꽉 채웠으면 하는 목표가 있어요. 또 하나,  누구나가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됐으면 해요. 자책이나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더라도 굉장히 잠깐만. 앨범에 메시지가 전달되는 게 가장 큰 바람이죠. 그리고 이제 젊어보인다는 얘기를 좀 듣고 싶어요. 밴드가 좀 15년 정도 되서 30대 한참 넘었거든요. 신체적 나이가 뭐 중요한가요? 지루하지 않다는 소릴 들어야죠. 나이 많은 사람들의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길 항상 바라죠." (창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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