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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여왕의 꽃' 김성령 "야망보다 책임감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기사입력 : 2015년08월31일 09:01

최종수정 : 2015년08월31일 19:12

 

[뉴스핌=글 양진영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배우 김성령이 '여왕의 꽃'으로 또 하나의 값진 연기 경력을 추가했다. 50부작 장편 드라마의 타이틀롤이자 여주인공 자리, 국내에서 중년에 접어든 여배우에게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30일 종영하며 6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친 MBC '여왕의 꽃'은 김성령에게 꽤 의미있는 작품이다. 오랜 기간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어온 그는 조금은 지친 듯 했지만 이내 "아직도 찍었던 장면들을 생각하며, 이렇게 해볼 걸 생각한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제가 오늘 아침에도 나오면서 찍었던 장면들을 자꾸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다 끝났는데 계속 한 장면을 또 떠올리면서 '여기서 이렇게 해볼 걸' 한다니까요. 이번엔 7~8개월은 꼼짝없이 찍었거든요. 유난히 분량도 많았지만 레나에 의해서만 사건이 벌어지니까 주변 사람들에게 진짜 이름도 많이 불렸고, 길긴 길었구나 싶어요. 원래 작품 끝나면 빨리 빠져나오는 편인데 아직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레나가 머릿속에서 잊힐 것 같아요."

'여왕의 꽃'에서 김성령이 연기한 레나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탓에 성공을 향한 야망으로 똘똘 뭉친 여자다. 그와 과거에 버린 딸이 재회하면서 온갖 사건이 벌어졌고, 모녀는 서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며 안타까움을 샀다. 레나는 사랑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살기 위해 계속해서 진실을 숨기려 했다. 악녀였지만, 그의 배경이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것만은 아니었다.

"레나에게 몰입하는데 워낙 고난이 많은 캐릭터라 더 힘들었죠. 사실 50부작 드라마가 처음은 아니거든요. 사극에서도 했었는데 '이 작품 왜 이렇게 힘들지' 생각이 들더군요. 역할의 감정 기복도 그렇고 쉽지 않았고요. 레나는 신분세탁하고 거짓도 많고 양심에 찔려하고 그런 장면이 쉬지 않고 나왔잖아요. 물론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배우로서 좋은 기회긴 했어요. 그나마 최근에는 이솔이 딸이라는 걸 알고 감정이 한 갈래로 정리가 된 편이에요. 마지막에는 스스로도 조금 집중해서 마무리할 수 있었죠." 

레나는 결국 모든 정체가 탄로난 후 딸 이솔을 위해 재준(이종혁)과 이혼을 택한다.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왔던 50부작의 긴 호흡을 마무리한 김성령. 이종혁과 로맨스도, 딸 이솔 역의 이성경과 모녀 호흡도, 자신을 옭좨 오는 희라(김미숙)까지 떠올리며 그간의 과정을 짚었다.

"사실 대사가 너무 많았어요. 암기력 시험을 매일 보는 기분으로 오랜 시간 하려니까. 그런데 김미숙 선배도 저 못지 않았거든요. 옆에서 힘들단 말을 못했어요.(웃음) 찍소리 못하게 잘하셔서 더 열심히 했죠. 선배님 아니었으면 이 작품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할 수 있었을까 싶어요. 캐릭터로도 배우 선배로도 '여왕의 꽃'에서 중심이 돼 주셨어요. 선배한테 기대서 갔던 거죠. 사실 김미숙 선배가 '한 우아' 하시잖아요. 그래서 이 정도였지 다른 배우가 했으면 너무 독해서 못봐줬을 거예요. 성경이요? 붙임성도 좋고, 늘 밝고 춤추고 노래하는 애예요. 덩치도 큰데 아기같아요. 딸이 꼴 보기 싫었으면 연기가 어려웠을텐데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마지막에 '이솔아' 하고 부르는데 지문에 '마지막이다' 써있는 거예요. 목이 메서 대사가 안나올 정도였죠."

드라마의 공을 선배에게 돌리는 김성령은 사실 극 초반 타이틀롤이란 생각에 부담감과 책임감을 가졌노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금세 내려놓게 됐다고도 했다. 오히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의상이나 캐릭터 디테일 하나 하나에 더 신경을 쓰게 된 계기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주인공이니까 부담을 가져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나 혼자 열심히 하면 시청률이 잘 나온다거나 이런 생각은 오만이더라고요. 감독, 작가, 스태프들이 다 같이 해야 하는 거였죠. 그래서 더 개인 연기에 치중했어요. 스타일리시한 레나에 맞춰서 의상에도 신경을 썼고요. 많이 화려한 건 아니지만 이번 캐릭터에 맞게 늘 고민했죠. 스태프들이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주인공이라 잔소리를 많이 했거든요. 연기 하나 하나, 의상이나 디테일 모든 부분이 다 쉽지 않았어요." 

'여왕의 꽃'으로 더욱 존재감을 각인시킨 김성령은 사실 몇 안되는 '톱 중년 여배우' 중 하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둔 여성임에도 여전히 로맨스는 물론 역할을 가리지 않고 작품을 할 수 있는 배우란 얘기다. 김성령 외에는 김희애, 이영애 정도가 비슷한 이미지다.

"요즘 그래도 여배우들의 스펙트럼이 넓어졌어요. 김희애씨도 그렇고 다들 분들이 잘 됐으면 좋겠죠. 물론 이번에 저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웃음) 외국에는 산드라 블록이나 나이 든 배우들도 활발히 활동하잖아요. 우리나라도 그런 여건이 되면 참 좋겠지만 대중문화를 즐기는 주류가 20대다 보니 남자 이야기 위주로 편중돼 있어요. 감독이나 작가들도 중년 로맨스를 쓰기 싫어서 안쓰는 건 아니거든요. 투자자 성향이나 시장 논리, 상품 가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진짜 많이 좋아진 편이에요."

로맨스를 실컷 해봤으니, 다음은 액션이 어떻겠느냔 제안에 김성령은 "마음은 사실 다 하고 싶다"면서도 고생했던 촬영 과정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야망 넘치는 레나를 떠나보내며, 배우 김성령이 불태우고 있는 야망이 무엇인지, 그를 여기까지 이끌어온 원동력이 뭔지를 물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번 드라마 하면서 '다음엔 주인공 안할래' 하고 농담했어요.(웃음) 상투적인 이야기지만 주인공이라거나 비중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봐요. 사실 안해봐서 늘 미련이 남았었나봐요. 다음번에는 더 넓은 시각으로 큰 안목으로 작품을 고를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마음이 여유로워졌달까요. 저는 야망보다 책임감이 더 큰 편이에요. 남한테 피해주는 걸 체질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죠. 남들을 이끌어갈 만한 능력이나 그릇은 아니어도 부담이나 피해를 주긴 싫어요. 운동 같은 작은 것 하나도 그래요. 다른 사람의 소중한 시간을 그냥 빼앗을 수는 없잖아요. 기어가더라도 꼭 가는, 그런 책임감이 오히려 저를 이끌어왔어요."


 


중요한 건 '어떻게' '무엇을'이 아닌 '하느냐'

김성령은 미스코리아 출신 여배우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도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동안 외모는 물론이고 '역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리호리한 몸매와 늘씬한 비율을 자랑한다. 대체 비결이 뭐냐 물으니 "뭘 한다기보다 그냥 하는 것"이라고 간단하고 명쾌한 답을 내놨다.

"늘 얘기하는 건 어떻게 관리하느냐, 뭘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느냐' 자체가 중요하단 거예요. 저는 하는 거고 다른 사람은 안하는 거죠. 특별한 비결을 알면 제가 그 돈으로 떼돈 벌 걸요. 오히려 비결이라고 하면 많이 하지 않는 것. 너무 몸이 운동에 익게끔 하지 않고 다이어트도 심하게 하지 않아요. 하다가 안하면 살 찌는 분들 많잖아요. 먹을 때 적당히 맛있게 먹고 굶을 수 있을 거 같을 때 안먹고, 방송 볼 때 와인 한 잔씩 하고 과자도 먹어요.

저도 사람이니까, 때로는 촬영 열심히 하고 밖에 비 오면 막걸리에 파전도 먹고 싶어요. 하지만 참아야 될 때는 참죠. 사람이 이럴 때는 인간답게 먹는 게 재미 아닌가 하다가도 그걸 다 누렸으면 지금의 나는 없지, 다 가질 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걸 포기했기 때문에 유지가 가능한 거겠죠.

운동 시간이 8시 반이나 9시쯤이라 촬영이 늦게 끝나도 무조건 아침엔 일찍 일어나요. 그리고 운동은 무조건 집 앞에서 하는 걸 추천해요. 종목이 뭔지보다 일단 하는 게 우선이란 거 잊지 마시고요."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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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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