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8월 3만대 육박…미국산 유럽ㆍ일본차 수입량, 미국차 보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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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기락 기자]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수입량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의 업체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한미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현재 4% 수입 관세가 내년 1월1일부터 철폐되는 만큼, 미국산 수입차의 증가세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관세청 통관 기준, 대미 자동차 수입량은 2만9777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율로, 월평균 3722대가 국내 들어온 것이다.
◆ 미국산 수입차, 올해 5만대 돌파 전망
이 추세라면 미국산 수입차는 오는 12월까지 총 4만5000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입량은 3만1761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3%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 미국산 수입차인 쉐보레 임팔라가 연말까지 최소 5000대 이상 수입 예정인 만큼, 올해 미국산 수입차는 최대 5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임팔라는 9월 한 달간 1634대 수입됐다.
미국산 자동차 수입량은 한미FTA 발표된 2012년부터 급증했다. 한미FTA 발효 전 승용차 수입 관세는 8%였으나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발효 전인 2011년 1만1857대에서 이듬해 2만6869대로 두배 이상 급증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현재 4%의 관세마저 완전 철폐되는 만큼,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미국 브랜드 판매량은 1만31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율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미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포드 4.4%, 크라이슬러 2.6% 등을 합해 7%대다.
하지만, 미국 브랜드 외에도 BMW 등 독일차와 토요타 등 일본차 브랜드도 미국 현지 생산차를 수입하는 만큼, 실제 ‘Made in USA’ 자동차는 집계치를 훨씬 웃돈다. 유럽 및 일본 브랜드의 미국산 자동차 판매량이 미국 브랜드 보다 더 많다.
BMW는 SUV 모델인 X3 등 X 시리즈를 전량 미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올들어 BMW코리아는 X 시리즈를 국내에 1509대 판매했다. 또 메르세데스-벤츠도 ML 클래스를, 폭스바겐은 파사트 등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토요타 캠리와 닛산 알티마, 최근 선보인 맥시마 등 모델도 미국산이다. 혼다가 이번주 발표할 올뉴 파일럿 역시 미국에서 가져와 판매하는 것이다.
수입차 업체가 미국산 모델을 다양화하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경우, 지난 2011년말 미니밴 시에나를 시작으로 미국산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이후 패밀리 세단 캠리를 비롯해 아발론, 시에나 등 모델을 확대해 지난해 기준, 토요타 브랜드에서 미국산 비중이 50%에 달했다.
캠리 2.5는 지난 2009년 일본에서 수입 시 국내 판매 가격은 3490만원이었으나 미국에서 수입한 후 4% 내린 3350만원에 판매 중이다. 6년 동안 캠리의 완전 변경 1회, 부분 변경 1회 등 총 2회의 신모델 출시에도 불구하고, 판매 가격이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 내년 자동차 美수입·수출량 동시 증가 전망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년 미국차 수입량과 증가와 함께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출량도 다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FTA에 따라 현재 미국 수출용 승용차에 부과되는 2.5% 관세도 철폐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미국 수출량은 약 50만대 규모. 현대차는 쏘나타, 싼타페, 아반떼를 제외하면 제네시스 등 전 모델을 미국으로 수출한다. 기아차도 쏘렌토와 K5 등 미국 현지 생산 차종 외에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판매된 72만5718대 가운데 20만6116대를 수출 물량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58만234대를 미국에서 판매했으며 31만8694대를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했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한미FTA에 따라 내년 대미 수출입 관세가 사라지는 만큼, 미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독일차와 일본차 브랜드의 미국 수입 모델이 다양화되면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내수 시장 경쟁이 더 달아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수입차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높인 미국산 수입차가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요인 중의 하나”라며 “이는 신차 때마다 오르는 자동차 가격이 국내 소비자에게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