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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 글로벌 스포츠시장서 '왕성한 식욕'

기사입력 : 2015년12월07일 16:45

최종수정 : 2015년12월07일 19:32

취미와 투자 마케팅 1석3조, 유명구단 인수경쟁 가열

[뉴스핌=이승환 기자]  ‘차이나 머니’가 글로벌 스포츠 무대의 유명 구단 M&A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내로라하는 재벌들이 잇따라 스포츠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전세계 스포츠 산업의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루퍼트 머독’ 리루이강이 이사장으로 부임한 중국 차이나미디어캐피털(CMC)는 지난 2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시티 지분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CNC는 중신자본(CITIC 캐피탈)과 공동으로 4억달러를 출자해 맨체스터시티 구단의 모기업인 시티 풋볼 그룹의 지분 13%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리루이강 CMC 이사장은 왕젠린 완다(萬達)그룹 회장 등에 이어 7번째로 축구 클럽 이사장이 된 중국 재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영국 프리미어 전통 강호인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2008년 중동 석유 재벌 만수르가 이끄는 투자회사 아부다비유나이티드그룹 (ADUG)에 인수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만수르의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맨체스터시티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 최초로 한 해 임금 지불액이 2억 파운드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관련해 리 이시장은 “중국이 글로벌 축구 주류로 향하는 중요한 무대가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맨체스터 시티 측도 “중국 투자자와의 협력을 통해 맨체스터 시티의 국내외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해 팀의 잠재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됐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CMC는 앞서 중국 국가대표팀 경기 전세계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고 독일 분데스리가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등 명실상부 글로벌 스포츠 시장의 큰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축구장을 찾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바이두(百度)>

◆대기업 글로벌 스포츠 시장 경쟁적 투자,   '마윈도 숟가락'

스포츠 시장의 매력에 푹 빠진 중국 재벌은 리루이강 뿐만이 아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왕젠린 완다회장, 자웨팅 러스(樂視) 회장 등도 지난 몇 년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 관련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 내 가장먼저 유럽 축구시장에 손을 뻗은 것은 부동산 재벌 왕젠린 완다(萬達) 회장이다. 왕 회장은 올 1월 스페인 축구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사들인데 이어, 2월에는 월드컵 축구 중계권 독점 판매업체인 스위스 인프런트 지분 68.2%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사우샘프턴과 스위스 스포츠 마케팅그룹 인프론트미디어(Infront Media) 입찰에도 참가한 바 있다.

축구 시장 관련 투자를 포함해 왕젠린이 지금까지 스포츠 산업에 쏟아 부은 금액이 120억위안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스포츠 시장에 주목한 또 한명의 중국 기업가인 마윈 회장은 투자 규모보다 내실로 주목 받고 있다. 작년에 인수한 중국 슈퍼리그 소속팀 광저우 헝다타오바오(恒大淘寶)의 가치가 1년새 5배 넘게 뛰었기 때문이다.

중국 주요매체들에 따르면, 선전 증시 상장사인 광톈홀딩스(廣田股份)는 지난달 26일 중소기업 전용 장외 시장인 신삼판(新三板)에 상장된 헝다타오바오의 지분 0.8%~0.99%를 1억5000만위안에 매입키로 했다. 이 가격으로 계산했을 때 헝다타오바오의 현재 가치는 최소 150억위안에 육박한다. 이는 독일 최고 명문 구단인 바이에른 뮌헨과 비슷한 규모로, 전세계 축구 클럽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마윈은 지난해 이 구단의 지분 50%를 12억위안에 매입했다. 헝다타오바오의 현재 가치가 150억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가정하면 마윈은 1년새 최소 5배의 투자수익을 거둬들인 셈이다.

헝다타오바오 투자로 재미를 본 마윈은 스포츠 방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스포츠 미디어 업체인 러스스포츠의 지분 7.82%를 인수한 데 이어 9월에는 미국 대학 프로농구(NCAA) 산하의 서부지구 퍼시픽-12 컨퍼런스(Pac-12)와 2년간의 업무협약을 체결, 미국 프로농구(NBA)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쏘았다. 

프로 구단을 직접 인수하는 대신 관련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고 나선 재벌도 있다. 자웨이팅 러스왕 회장이다. 지난 2012년 창업해 지난해 모기업인 러스왕에서 독립해 나온 러스 스포츠는 단 2년만에 전세계에서 121개의 포츠 경기의 판권을 사들였다. 

러스스포츠 측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전세계의 정상급 스포츠 경기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남극을 제외하고는 러스스포츠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완구업체 라스타그룹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에스파뇰 지분 56%를 인수했다. 또한 중국의 인터넷 포털 기업 ‘텐센트’가 올해 초 미국프로농구(NBA) 독점중계권을 확보하는 데 5억달러를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재벌들은 왜 스포츠 시장에 주목하나?

스포츠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중국 재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스포츠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이 사업으로 이어진 경우와 향후 스포츠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경우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가 중국 축구협회 주석을 지낸 왕젠린 완다회장, 후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다.

스포츠 시장은 향후 중국 산업계에서 가장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히고 있다. 당국의 적극적인 스포츠 산업 육성 정책과 1인 평균 소득 증가, 서비스업으로의 산업 중심 이동 등 다양한 호재들이 맞물려 스포츠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일 중국 타이위안(太原)에서 열린 전국스포츠산업공자회의에서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중국의 스포츠 산업 시장규모는 7조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2015년 현재 중국 스포츠 시장의 규모는 4조위안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류펑 중국체육총국 국장은 “선진국의 경우 전체 GDP에서 스포츠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3% 정도인 반면 중국의 스포츠 산업은 GDP의 0.63%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 비중이 2%까지 확대된다고 가정했을 때 중국의 스포츠 산업은 2배 가까이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거시적인 배경 외에도 스포츠 시장을 통해 기존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하고 고객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여성 고객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알리바바는 스포츠 관련 서비스를 통해 남성 소비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서비스의 효자 품목인 화장품이나 의류 뿐만 아니라 인기있는 스포츠 경기 티켓을 팔면 남성들의 지갑도 열릴 것이라는 판단이다.

중국 스포츠 업계의 한 전문가는 “알리바바, 러스 등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게 있어 스포츠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동시에 검증된 마케팅 기반을 보유할 수 있어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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