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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판 '형제의 난', 세계적 해운사 에버그린 경영권 싸움 점입가경

기사입력 : 2016년03월21일 17:05

최종수정 : 2016년03월22일 10:01

[뉴스핌=강소영 기자]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 등 재벌가 창업주 자녀들 간의 경영권 다툼이 빈번한 우리나라처럼 이웃나라 대만도 최근 대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창업주 2세들간의 상속 다툼으로 재계가 시끄럽다.

주인공은 세계적 해운기업 에버그린그룹(Evergreen Group, 長榮集團) 창업자 장룽파(張榮發)의 아들 장궈화(張國華)와 장궈웨이(張國煒).

둘 사이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2월 18일 장궈웨이 당시 에바항공 이사장이 부친의 유서 내용을 세상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에버그린그룹 창업자인 장궈파가 1월 20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후 한 달만에 공개된 그의 유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 유서에서 장궈파는 에버그린그룹의 경영권과 자신이 소유한 모든 주식, 현금, 부동산을 장궈웨이 한 사람에게 남긴다고 기록했다. 복수의 대만 언론에 따르면, 장궈웨이가 물려받을 재산 규모는 약 530억대만달러(약 1조9000억원) 수준이다.

에버그린그룹의 창업자 장궈파(가운데)와 유산을 단독 상속받은 장궈웨이(왼쪽) 그리고 장궈파의 장남 장궈화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장궈파의 다른 자녀들이 반발했음은 말할 나위 없다.

특히 이번 사태의 전개가 세간의 흥미를 자극한 것은 유산을 '몰빵'으로 물려받은 장궈웨이가 본처가 아닌 소위 '첩'의 자식이라는 데 있었다.

장궈파는 첫번째 부인과 사별 후 다음해인 2014년 장궈웨이의 모친 리위메이(李玉美)와 정식 혼인했지만, 첫째 부인 생전 이미 두 사람은 1970년 혼외자인 장궈웨이를 낳았다.

이번 사태는 정실 부인 자식인 '적자'와 첩의 자식인 '서자'의 대결로 비춰지며 '막장 드라마'와 같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장궈웨이가 유서를 발표한 후 하루 뒤인 2월 29일 본처의 장남 장궈화는 막대한 보유 지분을 무기로 장궈웨이를 그룹 밖으로 내쳐내기 시작했다.

장궈웨이를 총재 지위에서 해임하고, 그룹의 관리 조직을 해체했으며, 3월 1일에는 장궈웨이의 창룽파기금법인대표 직위도 해제했다. 연이어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장궈웨이를 에바항공의 이사장직에서도 내쫓았다.

막대한 지분을 무기로 그룹을 흔들고 있는 장궈화의 공세에 장궈웨이의 처지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남은 것은 단지 부친이 남긴 유서 한 장인데 이 마저도 집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적자'인 장궈화는 여세를 몰아 이복동생인 장궈웨이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장궈화는 장궈웨이에게 유서에 명시된 유산 전액을 사회에 기부하면 에바항공의 이사장직을 유지해주겠다는 다소 받아들이기 힘든 협상 카드를 제시했다.

대만 언론은 장궈웨이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 보다 에버그린 그룹의 지분을 이복형인 장궈화에게 매각한 후 독자적으로 항공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혹은 양자가 협상을 통해 항공은 장궈웨이가, 해운 및 다른 계열사는 장궈화가 경영하는 방식으로 에버그린그룹이 계열 분리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기자와 대만 사회는 한 가지 궁금증에 휩싸이게 된다. 에버그린그룹의 창업자 장룽파 회장은 왜 다섯명의 자녀에게 균등하게 재산을 분할하지 않고, 둘째 부인의 외아들인 장궈웨이 한 명에게만 유산을 단속 상속케 했을까?

대만의 유력 언론 애플데일리에 따르면, 장궈파는 생전 다섯 자녀 중에서도 총명하고 사업에 열정이 남다른 장궈웨이를 유달리 총애했던 것으로 보인다.

장궈웨이는 재벌가의 자녀 답지 않게 기업 경영에 몸담기 보다 자발적으로 실전 훈련에 매진했다. 이 같은 장궈웨이의 '떡잎'을 알아본 장궈파는 장궈웨이를 그룹 내 항공 사업 부문인 에바항공의 책임자로 집중 육성했다. 미국 유학시절 장궈웨이는 보잉사 공장에서 직접 비행기 제조와 수리 과정을 학습하기도 했으며, 본인이 기장 자격증을 취득 에바항공의 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35세때 에바항공의 대표에 취임한 후에도 장궈웨이는 정기적으로 자사 비행기를 운행하며 기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유산 분쟁 발생 초기에도 싱가포르행 비행을 마치고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장궈파 회장은 생전 아들인 장궈웨이가 모는 비행기를 타고 난 후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이 아이는 매우 잘나고 똑똑해"라며 아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궈웨이와 '평민' 스튜어디스와의 러브 스토리도 유명하다. 장궈웨이는 2000년 에바항공 스튜어디스와 결혼했지만, 곧 이혼한 후 에버그린그룹산하 또 다른 항공사 리룽의 스튜어디스와 결혼을 했는데, 이 사건으로 부친인 장궈파와 사이가 한때 멀어지게 됐다.

부친의 결혼 반대에 장궈웨이는 당시 10여억 대만달러(약 360억원)에 달하는 주식와 부동산을 창룽발전기금에 기부한 후 부인과 함께 미국으로 가버린 일은 재계에서 유명한 사건이다. 이후 장궈웨이가 아들을 낳은 후 장씨 부자의 관계가 회복, 장궈웨이는 다시 에버그린그룹으로 복귀하게 됐다.

장궈파가 1968년 설립한 에버그린그룹은 대만 10대 재벌그룹 중 하나로, 산하의 에버그린해운은 세계 최대의 해운사 중 하나다.

해운으로 성공한 장궈파는 '해상의 제왕'으로 불렸으며, 대만 4대 부호 중 한 명이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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