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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대배우' 오달수 "천만요정? 어제 한 연기, 오늘 계속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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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대배우는 첫째, 나오는 영화를 기다렸다 보게 하는 믿음이 가야 하고 둘째, 삶이 묻어나오는 배우여야 합니다.”

영화 ‘대배우’ 기자간담회에서 대배우의 정의를 내려달라는 요청에 주연 배우 오달수(48)는 이렇게 말했다. 만일 오달수가 내린 정의가 맞다면 대배우는 다름 아닌 오달수 본인이다.

‘도둑들’ ‘7번방의 선물’ ‘변호인’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등 국내 총 17편의 1000만 영화 중 6개의 작품에 참여한 자타 공인 '천만요정'. 그리고 국내 유일의 1억 배우. 그럼에도 “그냥 연기나 잘하고 싶다”는 뼛속까지 연기장이. 그가 자신의 이야기와 닮은 영화 ‘대배우’를 들고 극장가를 찾았다.

30일 개봉한 오달수의 첫 스크린 주연작 ‘대배우’는 20년째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던 장성필이 꿈을 좇아 영화계에 도전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중 오달수는 ‘연기의 신’ 로버트 드 니로보다 점이 하나 더 있는, 대배우를 꿈꾸는 대학로 배우 장성필을 연기했다.

“정말 언론시사회 전까지는 하루하루 조마조마했어요. 머리가 깨질 거 같았죠. 근데 이제 영화를 보고 생각해 보니까 무겁지 않고 러닝타임도 짧고 가볍게 볼 수 있어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아주 객관화하기는 힘들겠지만, 두통도 사라지고 마음도 많이 가벼워졌죠. 그렇다고 그렇게 자신 있는 건 또 아니고(웃음). 그저 지금은 일반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가 제일 궁금하죠.”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오달수의 ‘대배우’ 출연은 10년 전 약속에서 시작됐다. 과거 ‘올드보이’에서 만난 석민호 감독이 ‘박쥐’ 촬영 당시 “다음에 제가 영화하면 꼭 출연해주세요”라고 청했고 그 제안에 오달수가 고개를 끄덕인 게 계기가 됐다. 그렇게 두 사람은 첫 주연작과 데뷔작(‘대배우’는 석민호 감독의 처녀작이다)을 함께했다.

“한 달 전 약속이면 취소할 수 있죠. 근데 이게 10년 전 약속이라 깰 수가 없었어요. 워낙 두터워진 약속이라. 강도가 너무 단단해서 깰 수가 없는 거죠. 시나리오를 가지고 온 날 막걸리를 한잔하면서 전달받았고 그렇게 하게 됐죠. 저하고 작업하기로 한 거니까(웃음). 뒤늦게 들은 이야긴데 박찬욱 감독님도 처음 이 시나리오를 보고 그랬데요. ‘오달수가 하면 딱이겠네’ 라고.”

‘대배우’ 시나리오가 박찬욱 감독에게 먼저 간 이유는 석민호 감독이 그의 애제자(?)이기 때문. 그간 석민호 감독은 ‘올드보이’ ‘박쥐’ 등 박찬욱 감독의 작품 대부분을 함께하며 영화를 배웠다. 그리고 오달수는 그런 그를 막내 시절부터 쭉 지켜봐 왔다. 석민호, 이름 세 글자를 내걸고 첫 연출작을 선보인 지금까지 말이다.

“현장에 가면 배우가 제일 자주 만나는 사람이 조감독이죠. 감독은 찍을 때만 보니까. 조감독과는 연기 외적인 것부터 일정까지 확인해요. 그때 석민호라는 사람과 현장에서 감독으로 모니터 앞에 있는 석민호 봤을 때 달랐어요. 사실 감독은 뭐니 뭐니 해도 믿음을 줘야 해요. 그런 듬직함과 믿음을 봤죠. 확실히 좋은 감독님 밑에 있어서 그런지 내공도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게 있었죠.”

석민호 감독은 이번 현장에서 오달수가 마음껏 연기할 수 있게 장을 마련해준 사람이기도 하다. 출연작이야 수없이 많지만, 이렇게 많은 분량을 이끌어가는 건 오달수도 처음. 오달수는 석민호 감독을 믿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제가 분량이 90% 가까이 돼요. 그래서 매일 감독님하고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 어떤 새로운 해석이 있을까, 개연성에는 방해되지 않을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죠. 감독님과 꾸준히 이야기하면서 만들어간 작품이죠. 물론 그렇게 하루하루 몰입하고 집중하다 보니까 육체적으로는 조금 힘들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만들어나간다는 성취감이 있었어요. 잠깐 나와서 하는 게 아니라 쭉 하니까, 그런 성취감이 컸죠.”

성취감이 컸다고 말하던 오달수는 이내 “그렇다고 연기하기가 쉬웠다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베테랑 배우의 엄살은 아니다. 실제 자신과 상당히 많이 닮은 장성필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 문득문득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장성필의 자리에 장성필을 연기하는 오달수가 아닌 ‘진짜’ 오달수가 서 있었다. 그게 무서웠다.

“똑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직접 겪었던 일들이잖아요. 과거에 그런 생활을 했으니까 캐릭터를 잡고 연기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제가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그 캐릭터가 돼서 아니면 그 캐릭터를 가져와서, 그 캐릭터의 가면을 쓰고 연기해야 하는데 내가 튀어나오니까 깜짝 놀란 거죠. 썩 반갑지도 않고(웃음). 와락 안아줘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가능하면 우리 이야기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그저 장성필이란 사람으로 생각하려 했죠.”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오달수에게 연기를 하는 이유를 물었다. 잠시의 휴식기(오달수는 결혼 직후 일 년 정도 연기를 그만둔 적이 있다)가 있었지만, 그때를 제외하면 지난 26년간 단 한 번도 외도한 적이 없는 사람. 그는 대체 왜 연기를 하는 걸까.

“중학교 때 생물 선생님이 해녀가 겨울에도 물질할 수 있는 이유를 아느냐 묻더라고요. 모른다고 했더니 어제도 들어갔기 때문이래요. 명답이죠. 어제 했는데 오늘 못할 이유가 없잖아요. 자연스러운 거, 그런 거예요. 어제도 연기했기에 오늘도 하는 겁니다. 지금껏 연기에 큰 의미를 둔 적은 없어요. 왜냐면 제겐 너무나도 일상적이니까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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