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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에릭 "'또 오해영' 100부작도 괜찮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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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현경 기자]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제 마음이 불타고 있잖아요.” 이 대사 한 줄이 10년이 넘게 신화 멤버들에겐 놀림거리로, 시청자에게는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남았다. 이글거리는 눈빛에 다소 느끼한 대사를 내뱉는 초보 연기자 에릭의 모습을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 돌이켜보면 이는 연기자 에릭(37)의 제대로 된 신고식이었다.

연기자의 길을 택하고 12년 만에 만난 작품 ‘또 오해영’. 여기서 에릭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났다. ‘츤데레는 바로 이것’이라고 하듯 에릭은 박도경의 옷을 제대로 차려 입고 나왔다. 특히 사랑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표현하기보다 툴툴대는 모습이 곧 그의 매력이었다. 밤마다 깔깔깔 인형으로 위로받는 모습이 안타까워 오르골을, 자다가 화장실 가는 도중 자꾸 넘어지는 해영에 램프를 건넬 줄 아는 알고 보면 따뜻한 남자. 무심한척 ‘있던거야’라고 내뱉는 그의 말에 무수한 여성 시청자들이 설렜다.

이 덕분일까, ‘또 오해영’의 시청률은 10%를 넘어섰고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시청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2회가 더 연장되는 등 지친 월요병을 달래줄 드라마로 불렸다. 워낙에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 시청자도 배우들도 드라마의 종영과 함께 이제는 본방사수 할 수 없는 현실에 아쉬워하고 있다. 에릭 역시 “100부작이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냐”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아쉬워요. 조금만 더 했으면 좋겠어요. 종방연에서 배우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주 1회 드라마면 100부작을 해도 괜찮겠다고요. 수경(예지원)과 진상(김지석)이 어떻게 살게 되는지도 너무나 궁금하고요. 그 이후에 벌어질 일들도 아주 재미있을 거 같거든요.”

사실 에릭의 로맨틱 코미디 도전은 ‘또 오해영’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KBS 2TV ‘연애의 발견’으로 이미 에릭은 로맨틱 코미디의 대표적 남자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극중 그는 5년을 연애한 연인 한여름(정유미)과 다시 재회한 강태하(에릭)로 분해 시청자의 마음에 훅 들어왔다. 당시 드라마의 마니아층이 두터웠고 사실적인 연애 이야기를 잘 표현하는 에릭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동시에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제대로 굳히는 전환점이 됐다.

에릭 역시 ‘연애의 발견’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시기상으로 ‘또 오해영’에 참여하는 건 이르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그가 2년만에 다시 로맨스물인 ‘또 오해영’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또 오해영’을 연출한 송현욱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연애의 발견’이 워낙 좋았기에 그 이상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또 오해영’의 대본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요. 제의를 받고 ‘최강칠우’에서 호흡을 맞춘 박만영 감독과 상의했어요. 제가 작품을 선택할 때 그 분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송현욱 감독과 꼭 일을 해보라고, 정말 많이 배울 거라고 적극 추천하더라고요. 그리고 ‘또 오해영’의 촬영 감독도 ‘영상의 끝판왕’이라면서요. 제 마음에 변화가 일어날 쯤 (김)지석이가 그렇게 큰 역할이 아닌데도 선뜻 출연한다고도 하고. 이런 총체적인 상황이 제 마음을 움직였죠.”

에릭은 박도경의 트라우마에 집중하며 연기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눈앞에서 잃은 순간, 그에게 이별 트라우마가 생겼고 이는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시작하는데 있어 장애였다. 이후 도경은 결혼을 약속한 해영(전혜빈)과 파혼을 맞게 되면서 다시 트라우마가 깊어졌다. 결국 마음을 닫아버린 도경의 모습이 보여지게 된 것, 그리고 도경을 이해하기 위한 모든 스토리였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자신의 곁에서 죽음을 맞이한 건 도경에게 엄청난 상처이고 트라우마로 남았어요. 게다가 결혼한 사람한테까지 다시 버림받았으니 그 아픔이 오죽했겠나 싶어요. 그래서 사람한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인물이라 생각하며 연기했죠. 그 문제를 풀어준 건 해영이었고요. 저 역시 연예계에서 활동을 하면서 같이 일한 매니저, 동료 가수들과 친해지려하면 헤어지게 되어버린 경우가 많았어요. 이러다보니 결국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은 신화 멤버뿐이더라고요. 이런 부분이 도경과 맞닿아 있어서 공감하며 표현할 수 있었죠.”

알게 모르게 도경과 닮았던 에릭. 극중에서 도경은 예쁜 오해영(전혜빈)과 그냥 오혜영(서현진) 중 후자를 택했다.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그렇다면, 실제 에릭은 두 사람 중 누구에게 더 호감이 생길까. 에릭은 상황으로만 보면 도경처럼 ‘그냥 오혜영’을 만났을 거라고. 결혼식 당일에 결혼을 파투 낸 여자를 다시 만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특히나 가족에게까지 상처를 준 부분도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결혼식 날 오지도 않은 여자와 다시 만날 수는 없을 거예요. 저만 아니라 제 가족에게도 상처를 준 거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는 건 힘들겠죠. 그래서 저도 도경이 처럼 ‘그냥 오혜영’과 사랑을 이룰 거란 생각이 들어요. 극중 도경이는 이별에 대한 트라우마가 큰 인물이라 그냥 오혜영을 택했지만요.”

그렇지만 이상형에 있어서는 그냥 오해영보다 예쁜 오해영에 가깝다는 에릭. 그는 다정한 말투와 목소리가 매력적인 여성이 그나마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는 이상형 기준이라고 했다. 그는 확실한 건 ‘그냥’ 오해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나이가 들수록 이상형은 바뀌더라고요. 지금은 이상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그래도 목소리와 말투는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너무 높은 목소리, 빠르지 않은 속도, 그리고 다정한 말투면 좋겠죠. 굳이 두 오해영 중 고르자면 예쁜 오해영이 이상형에 조금 더 가깝겠네요.”

극중 도경은 음향 감독이었다. 동해 바다와 서해 바다의 소리를, 낮과 밤의 소리를 정확하게 구분해내는 예민함과 꼼꼼함이 있던 인물. 그는 음향 감독을 연기하기 위해 폴리(극중 소리 음향팀)팀 배우들과 실제 촬영장에서 음향 감독이 하는 일을 배우기도 했다. 주로 드라마에서는 직업이 사소한 장치로 쓰이기 일쑤. 그렇지만 이번 ‘또 오해영’에서는 음향 감독의 일을 계속 보여주면서 해영과 도경 사이의 일화를 그리데 일조하는 면이 있어 나름 흡족했다.

“음향감독에 대해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걸 참고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감독께서 실제 현장에서 배워보는 걸 추천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폴리팀 배우들과 현장에 가서 조언을 받았고 실제로 작업을 한번 씩 해봤죠. 보통 드라마에서는 극중 직업이 캐릭터가 백수가 아님을 보여주는 게 다 인데, 이번에는 여러 가지 사건과 맞닿아 있었고 끝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인터뷰를 마치며 에릭은 ‘또 오해영’의 배우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도경, 해영, 수경, 진상, 폴리 4인들 등 정말 골고루 극중 배우들이 사랑받았다”며 “앞으로도 시청자들이 ‘또 오해영’에 보내준 사랑만큼 이 친구들을 계속해서 사랑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를 통해 좋은 사람을 만났고 이들의 앞날이 밝았으면 한다고 진심으로 바랐다.

“제 생각엔 톱스타나 스타가 되려면 까칠하고 도도하거나 혹은 안하무인과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착하고 배려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을 어필하지 못하고 주목받기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또 오해영’의 배우들이 이렇게 주목받는 순간이 오니, 더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계속해서 더 응원하고 싶습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사진=E&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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