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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이상엽 "'국수의 신',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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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지원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기자를 반기며 환하게 웃었지만 조금 우울해 보였다. 지난 3개월 간 KBS 2TV ‘마스터-국수의 신’ 박태하로 살아온 배우 이상엽(33)은 아직 ‘그’를 내려놓지 못했다. 그 어느 때보다 푹 빠져 연기했기에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고. 이상엽은 “종영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조금씩 태하에게서 빠져나오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즐거웠던 현장이었어요. 찍으면서 어느 순간부터 몰입을 했던 것 같아요. 끝난 지금은 너무 공허하고 답답해요. 그래서 틈만 나면 방송 영상을 돌려봐요. 저 혼자 아직 국수의 신, 궁락원에 살고 있나 봐요. 혼자 있으면 마음이 착 가라앉고 눈물도 나고요. 그나마 이렇게 인터뷰를 하면서 스스로 힐링을 하는 중이에요.”

KBS 2TV ‘파랑새의 집’(2015년)에서 귀여운 사랑꾼 ‘현도’를 연기했던 이상엽은 올초 tvN ‘시그널’에서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스터-국수의 신’에서는 우정에 죽고 사는 ‘박태하’로 등장, 조연임에도 주연 못지않은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렇게 달달한 매력부터 진중한 역할까지 무난하게 소화하며 ‘이상엽의 재발견’이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이상엽이 연기한 박태하는 친구 채여경(정유미)를 대신해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결국 죽음까지 맞는 ‘불행한’ 캐릭터였다.

“너무 당연하게 희생을 하는 사람이라 초반에는 이해가 안됐어요. 한동안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만 들었는데, 조금 지나니 그 모든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어요. 그리고 연기할 때 가장 주안점을 뒀던 게 ‘멋 부리지 말자’ ‘멋있게만 보이지 말자’ 였어요. 사실 희생을 앞두고 있는 사람도 속으로는 겁이 많이 날 거잖아요. 그래서 그 감정까지 표현하려 노력했어요.”

이상엽은 극중 보육원 죽마고우였던 천정명, 정유미, 김재영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함께 캐릭터에 대해 얘기하고, 연구하고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 특히 드라마 ‘악의 축’을 담당했던 김길도 역할의 조재현은 존재만으로도 힘이 됐다.

“조재현 선배님은 순간의 몰입도가 정말 엄청난 분이에요. 함께 호흡하면서 연기, 그 이상의 것을 배운 것 같아요. 감독님과 스태프들 역시 많은 배려를 해줬어요. 드라마 현장에서는 시간에 쫓기다보니 다시 가는 게 쉽지 않은데, 제가 의견을 많이 수렴해 주셨죠. 절 믿고 존중해 주셔서 더 힘이 났던 것 같아요.”

‘마스터-국수의 신’은 ‘야왕’ ‘대물’ ‘쩐의 전쟁’ 등 성공신화를 이룬 박인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특히 전작인 ‘태양의 후예’가 4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얻는 바람에 그 후광 효과를 누릴 것으로 관심이 쏠렸었다. 하지만 시청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며 고전을 하기도 했다. 그나마 최종회(20회)에서 시청률 8.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예전에 ‘프로듀사’(KBS2)에서 차태현 선배가 김수현 씨한테 이런 말을 했어요. ‘시청률은 감독이 걱정할 몫’이라고. 저도 사실 신경을 안 썼어요. 하지만 마지막에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죠. 현장에서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큰 위로가 됐을 것 같아서요.”

이상엽은 자신을 ‘배우’로서 각인 시킨 ‘시그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왕세종’(KBS2, 2008년)으로 인연을 맺었던 김원석 PD의 연락을 받고 ‘시그널’에 출연하게 됐다. 

“제가 감독님께 싸이코패스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린 적도 없었는데, 먼저 제안을 주셨어요. 그리고 현장에서 절 그냥 내버려두고 지켜보기만 하셨고요. 지나고 보니 그게 저에 대한 디렉션 이었던 거죠. 또 김혜수 선배님이 직접 비닐봉지를 쓰고, 겁에 질려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니까 놀랍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계속 ‘진화 중’인 이상엽의 차기작은 KBS 단막극 ‘즐거운 나의 집’. 사랑하는 사람을 사이보그로 만든 여자의 판타지 멜로드라마로, 이상엽은 사이보그 성민 역을 맡았다. 이상엽을 사이보그로 만든 여자 세정 역에는 손여은이 캐스팅 됐다.

“‘국수의 신’ ‘시그널’보다 더 독특한 캐릭터인 것 같아요. 더 비워내고 더 많은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대본이 눈에 안 들어오네요. ‘박태하’에게서 벗어나면 모드를 바로 바꿔야죠.”

이상엽은 ‘마스터-국수의 신’에 연기자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쉼 없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계속 작품을 하고 싶어요. 지금 느낀 것 이상으로 많은 걸 느끼고 싶은데, 두렵기도 하고요. 저 스스로를 잘 컨트롤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무언가를 비워내고, 다시 채울 수 있는 유연한 사람이요. 요즘 같아선 선배들이 왜 한 작품을 하고 다음 작품까지 시간을 갖는 지 알 것도 같아요. 저 역시 너무 짧지도, 너무 길지도 않은 시간 안에 다시 ‘이상엽’으로 돌아와야겠죠.(웃음)”

[뉴스핌 Newspim] 글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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