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분양 줄줄이 연기된데 이어 기존 주택 호가 급락 등 연쇄적
[뉴스핌=최주은 기자] 분양권 전매 금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11·3 주택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예정됐던 아파트 신규 분양이 줄줄이 연기되는가 하면 기존 아파트 매매는 관망세가 짙어졌다. 여기에 호가가 1억원 가량 급락한 곳이 나타나는 등 같은 주택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연내 강남지역에서 분양 예정이었던 단지들의 일정이 속속 연기되고 있다.
이달 분양 예정이었던 송파구 풍납동 ‘잠실올림픽아이파크’는 분양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풍납우성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분양보증을 신청했지만 승인이 나지 않았다.
HUG 측은 11·3 대책과 맞물리면서 입법 예고 등 시행 시기 때문에 당장은 분양보증을 해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요건에 충족한다면 이달 중순 이후 분양보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HUG관계자는 “지난 3일 발표된 대책이 시행되기까지 입법 예고 등 시간이 필요해 불가피하게 분양 보증을 이달 중순 이후로 미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11.3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달 분양 예정이었던 '잠실올림픽아이파크'의 분양이 연기됐다. 사진은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조감도 <자료=현대산업개발> |
삼성물산이 잠원동 신반포 18·24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는 지난 7일 HUG에 분양보증을 신청했다. 이 단지 역시 이달 중순 이후에나 분양보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분양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거래가 활발했던 강남권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도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매수자가 없어 아파트 매도 호가가 1억원 이상 떨어진 단지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m²는 14억원 중반대 매물이 대부분이다. 이 아파트는 약 3주 전만 해도 호가가 15억5000만원이었지만 정부의 대책 예고 이후 1억원 가량 급락했다.
잠실주공5단지와 함께 강남권 '대표 재건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가격 하락이 뚜렷하다. 전용면적 84m²의 경우 불과 몇 주 전 13억8000만~14억원에 거래가 됐지만 지금은 이보다 1억원 가량 낮은 13억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대치동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전용면적 84m²의 경우 13억5000만원 정도로 3000만~4000만원 가량 호가가 낮아졌는데 지난 3일 대책 발표 이후 13억원에 나오는 급매물도 있다”며 “막상 손님들에게 급매물을 소개하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강남 재건축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 규제 강도가 사실상 예상보다 크다고 판단된다”며 “주택시장 열기가 꺾이는 것은 물론 나아가 냉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분양 시장을 시작으로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돼 주택 시장 전반이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