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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신형 그랜저, 독일차 잡을 신무기 3가지

기사입력 : 2016년11월22일 12:57

최종수정 : 2016년11월22일 13:24

가솔린 2.4 모델 3055만원부터 책정
디자인,안전기능,가격 등 최대 경쟁력 확보

[뉴스핌=김기락 기자] 신형 그랜저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차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이번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면서, 독일차를 정조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디자인과 첨단 기술, 가격 경쟁력 등을 앞세워 감소세를 보이는 독일차 점유율을 끌어내리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22일 경기도 김포 항공산업단지에서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신형 그랜저는 지난 2011년 5세대 그랜저 출시 후 5년 만에 선보이는 6세대 모델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는 독일차 수준의 탄탄한 주행성능과 현대차 최고급 차종답게 고품질 등 이뤄낸 역작”이라고 자신했다.

 ◆ 제네시스 디자인ㆍ첨단 안전기능ㆍ가격 합리화 ‘무기’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에 제네시스 수준의 디자인을 비롯해 자율주행 기능인 ‘현대 스마트센스’, 합리적인 판매 가격 등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형 그랜저는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난 2일 하루 만에 총 1만5973대에 이어 21일까지 총 2만7000여대를 기록했다. 특히 첫날 기록은 2009년 YF쏘나타가 달성한 1만827대를 제치고, 신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달과 다음달까지 약 1만5000대 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그랜저에 적용된 현대 스마트센스는 최신 지능형 안전장치로, 그랜저에 최초 적용됐다. 이를 통해 신형 그랜저 운전자와 다른 운전자, 보행자까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크게 높인 것이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를 시작으로 현대 스마트센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 스마트센스의 대표적인 기능으로는 주행 중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할 수 있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를 더불어 보행자를 인지해 자동으로 제공하는 긴급제동장치, 졸음 운전 시 휴식을 유도하는 부주의 운전경보장치 등이다.

신형 그랜저 판매 가격은 ▲가솔린 2.4 모델 3055만~3375만원 ▲가솔린 3.0 모델 3550만~3870만원 ▲디젤 2.2 모델 3355만~3675만원 ▲LPi 3.0 모델 2620만~3295만원이다. 가솔린 2.4 모델 가격 인상폭은 67만원이 됐으나, 가솔린 3.0 모델은 사양 추가에도 78만원 내렸다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내년에는 가솔린 3.3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가 내수 회복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형 그랜저 판매 목표는 연간 10만대다. 지난달 현대차 내수 점유율은 31.9%다. 기아차의 27%를 더하면 합산 점유율 58.9%로, 2000년 현대차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60%를 밑돈 수치다. 이 같은 점유율 하락은 그동안 월 5000대 이상 팔리는 ‘간판급 신차’가 없는데다,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 감소, 경쟁사의 공세 등이 겹친 결과다.

 ◆ 신형 그랜저, 벤츠ㆍBMW 소비자 흡수하나?

자동차 업계는 신형 그랜저가 벤츠와 BMW의 소비자를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랜저는 30년간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보여왔고, 소비자들의 ‘독일차 사랑’도 만만치 않아 한국과 독일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그랜저는 지난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5세대 모델까지 총 185만대 이상 판매됐다. 이 가운데 내수 판매량이 148만대로, 한국 시장에 특화된 모델이다. 한국 소비자가 그랜저를 키워온 셈이다.

고공행진해 온 국내 수입차 시장은 올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인해 ‘수입차가 좋다’는 소비자들의 막연한 인식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환경부가 신차 인증을 까다롭게 진행, 신차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현대차는 22일 경기도 김포 항공산업단지에서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사진=현대차>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18만58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5.5% 줄었다. 유럽 브랜드는 10.5% 감소한 반면, 일본 브랜드는 23.8% 늘었다. 이 가운데 인증 취소 등으로 폭스바겐 판매량이 그대로 빠져 독일 브랜드는 15.3% 쪼그라들었다. 폭스바겐은 54% 급감했고, 아우디도 38% 감소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올들어 10월까지 벤츠는 4만4994대 판매, 16.6% 증가했으나 BMW는 3% 감소한 3만7285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독일차가 주춤한 사이를 렉서스, 혼다, 토요타 등 일본차가 치고 올라왔다. 실제 이들 브랜드의 순위는 각각 3~5위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그동안에도 독일차를 겨냥해 차량을 개발해왔다”면서 “현대차가 독일차 주행성능을 그랜저에 적용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벤츠와 BMW 등 고급 브랜드의 패밀리세단 구입을 고려 중인 일부 소비자층을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가 준대형차인 신형 그랜저에 주행 성능을 직접 강조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며 “독일차 대비 성능에서 밀릴 게 없다는 그룹의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 상당한 마케팅 공세가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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