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뫼비우스 단상] 매듭은 음악도 만든다

기사입력 : 2017년01월13일 16:51

최종수정 : 2017년01월18일 10:13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초등 친구들과 모처럼만에 주문진에 놀러갔다가 시장의 어느 건어포 가게에서 친구들이 물건을 고를 때 내 눈을 유독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양미리를 묶어놓은 것이다. 평소라면 지나쳤을텐데 매듭에 대한 생각이 마음에 들어 있던 터라 노란 노끈들의 매듭이 마음을 끈 것이다.
저 매듭이 없다면 양미리들은 줄줄 흘러버려 전시 효과가 사라질 것이다. 항구에 배를 묶어놓을 때, 내 셔츠에 단추를 달 때, 노리개 같은 장식용으로 쓰이는 매듭이 바닷가 건어물 가게에서도 보이자 기분이 상기되었다.
적당한 물건들을 사서 차에 넣어놓고 우리는 바닷가로 나아갔다. 친구 중 한명이 기타를 잘 치는데 여행 때면 매번 기타를 메고 와 우리를 즐겁게 한다. 파도 치는 푸른 바다를 마음껏 바라보다가 우리는 모래 사장에 앉았다. 친구의 기타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그러는 중에 이번엔 기타를 향해 내 마음이 요상하게 타오르는 것이었다. 노래를 마치고 자리를 뜰 때 기타를 연주한 친구를 불렀다.
“저걸 뭐라고 불러?”
기타줄을 가로지르는 쇠를 가리키며 물었다.
“프렛.”
“프렛?”
“기타줄이 달린 긴 나무판을 지판이라고 부르고, 거기에 반음 간격으로 나 있는 쇠를 프렛이라고 불러.”
친구가 말해준 그 프렛이 일종의 매듭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의 기타를 바다를 배경으로 세
워보게 했다.

“쟤 또 발동 걸렸구나”
친구들이 약올리는 소리 속에 뭔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수평선과 나란히 된 저 프렛들을 통과하며 여섯 개의 줄이 지난다. 클래식 기타의 경우 줄은 나이론으로 되어 있고 재즈 기타의 경우는 가느다란 강철로 되어 있다. 그 줄을 손가락으로 짚는 것이다.
거기까지 이른 나는 해왔던 내 상상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다. 처음에 나는 기타의 프렛이 매듭으로 상상되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손가락으로 누르는 지점이 매듭인 것처럼 여겨졌다. 실을 엮을 때처럼 실제적인 매듭은 아니지만 기타줄의 어느 한 지점을 순간적으로 나무 판에 붙여서 매듭 효과를 낸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손가락에 의한 그 매듭은 프렛에서 이루어진다. 즉 손가락이 한곳을 짚어줌으로써 실제로는 프렛에 줄이 맞붙기에 그곳에서 매듭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미 있었던 상상과 결론은 같지만 단순성이 좀더 구체적으로 발전해 있었다.
바이올린과는 다르다는 생각에 미쳤다.
즉 기타가 손가락이 짚어져 생긴 매듭과 실제로 음악에 필요한 매듭이 다르다고 한다면 바이올린은 그 두 곳이 같다. 즉 손가락으로 짚은 곳이 실제 음악적인 매듭이 되는 것이다.
이 비교가 흥미롭다. 음악 전문가들이나 악기 연주자들에겐 상식일테지만 문외한의 내겐 막 발견된 이 사실이 즐겁다. 첼로나 더블 베이스도 바이올린의 경우와 같을 것이다.
어쨌든 기타나 바이올린 류의 현악기들은 현에 매듭 효과가 지어지면서 변주되는 소리가 공명통을 통해 깊어진다.
여기까지 나아간 나는 친구들 틈에 끼여 바닷가를 떠나 걸으면서 아까 본 양미리 묶음이 다시 떠올랐다.
양미리에 실제적인 매듭이 쓰였다면 기타엔 상상적인 매듭이 쓰였다. 그렇게 억지스럽게 짜맞추고 보니 재미가 생겨났지만 차이가 보이고 있었다. 즉 양미리의 매듭이 고정적이라고 한다면 현악기의 매듭은 변동적이다. 즉 매듭을 지었다 풀었다 한다. 매듭의 지점 또한 계속 바뀐다. 매듭을 지었다 풀었다 하며 그 지점을 수시로 바꾸어나가는 것. 그것이 멜로디를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멜로디는 통 속으로 들어가 공명을 일으키며 바람 속으로 전파된다.
아름다움이 탄생되는 과정이다. 악기는 미의 공장이다. 미의 생성 공정에 매듭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거기까지 생각이 나갔다가 양미리의 매듭이 과연 고정적인가 싶었다.
고정적이라면 고정적이겠지만 달리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매듭이라고 그 묶인 포인트가 한 점인가? 아니다. 매듭이 지어진 부분엔 실제로 무수한 하위 지점들이 존재한다. 어찌 본다면 무한에 가까운 지점들이 형성된다고 볼 수도 있다.
바람은 그 중 어디를 지나는가. 바람의 마음이다. 그로 인해 바람들과의 무수한 접점들이 생긴다. 즉 바람은 양미리 묶음의 매듭 속의 다채로운 지점들을 건드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타의 구조와 같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불어오는 바람은 매듭 속의 무수한 접점들에 순간순간 달리 조응하면서 잘 들리지 않는 약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 자체가 하나의 악기 아닌가, 음악 아닌가까지 비약되었다.
현악기는 바람 속에 떨림을 일으킨 다음에 그것을 통 속에 가둔다. 바람 속에서와 공명통 속. 즉 이중의 가공을 통해 음악을 창조한다. 반면에 양미리 묶음은 바람 속에 그 자체로 널려 있다.
그러나 지구나 우주 자체를 공명통이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양미리 묶음도 거대한 공명통 안에 들어있게 되는 것이다. 광대한 공명통을 부착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 안되지는 않는다.
공명통이 너무도 커서 그 소리들은 차라리 산화해 버린다. 이렇게 본다면 음악을 넘어선 도(道)에 가깝다.
사찰의 처마에 달린 풍경이 그런 모습인데 그것을 닮아 보이기까지 한 것이다. 사찰에 소리 이상의 소리를 바람 속에 내는 풍경이 매달려 있듯 주문진의 건어물 가게 앞엔 양미리 풍경이 매달려 있는 것이다.
말이 안된다고 누가 시비를 걸면 그 사람이 결국은 자기 논리를 물리칠지도 모르는 말이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기타나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등의 악기를 비하하는 말이 결코 아니다. 그 현악기들은 우리의 삶과 문화를 얼마나 풍성하게 해주는가. 악기 없는 삶은 너무도 고독해져서 우주에 차갑다는 형용사를 붙이는 게 우리 문화에 지배적이 될지도 모른다. 다만 무심히 지나갈 수 있었던 허드레 물건 하나가 느닷없이 악기 내지 그 이상으로 비약되는듯한 행복한 현기증이 내 몸의 공명통을 흐뭇하게 채우고 있었다.

이명훈 (소설 ′작약도′ 저자)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스키즈, K팝 첫 美 빌보드 8연속 정상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테이프 '두 잇'(SKZ IT TAPE 'DO IT')'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K팝 최초 '빌보드 200' 8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빌보드의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이번 앨범은 12월 6일 자 '빌보드 200'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빌보드 200 8연속 1위를 차지한 그룹 스트레이 키즈. ryuchan0925@newspim.com 이로써 스트레이 키즈는 자체 기록이었던 K팝 최초 7연속 1위를 넘어, 통산 8연속 1위를 달성하게 됐다. 스트레이 키즈는 2022년 3월 미니 6집 '오디너리'를 시작으로 미니 7집 '맥시던트', 정규 3집 '★★★★★(5-STAR)', 미니 8집 '락스타', 미니 9집 '에이트', 스페셜 앨범 '스키즈합 힙테이프 - 합(SKZHOP HIPTAPE - 合 (HOP))', 그리고 지난 8월 발표한 정규 4집 '카르마'까지 연이어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하며 막강한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해왔다. 1956년 3월 시작된 '빌보드 200' 약 70년 역사에서, 첫 1위 진입 이후 여덟 작품을 연달아 정상에 올린 아티스트는 스트레이 키즈가 최초다. moonddo00@newspim.com 2025-12-01 10:53
사진
국힘 운명 걸린 2일 추경호 영장심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2일 당 진로의 중대한 분수령을 맞는다. 추경호 의원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추 의원은 물론 당의 운명이 결정된다.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히느냐, 아니면 희망의 출구를 찾느냐는 영장 발부 여부에 달렸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프레임에 갇혀 사실상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도 요원해진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되면 내란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 비상계엄 이후 1년간 계속된 수세 국면에서 탈출할 수 있다. 대대적인 역공이 가능해져 지방선거에서 한판 승부를 겨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의총에서 의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0.30 choipix16@newspim.com 추 의원의 구속 여부는 비상계엄 1년을 맞는 3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의원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에 협조했는지 여부다. 추 의원의 구속 여부에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이유다. 추 의원 구속 여부에 따라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추 의원)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의원 총회) 장소를 변경한 것이 확인되면 내란의 중요 임무에 종사한 내란 공범"(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인지가 가려지는 것이다. 적어도 정치적으로는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법리적으로도 위헌 정당 해산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그만큼 정치적 파장은 엄청나다. 구속 여부에 따라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한 당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추 의원 영장 심사는 2023년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 건을 떠올리게 한다. 이 대통령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의 혐의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 구속 심사를 받았다. 여기까지는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 영장 심사를 받는 추 의원과 닮은꼴이다. 당시 이 대통령에 대해 영장이 발부됐다면 이 대통령은 구속됐을 것이고 민주당은 심각한 위기에 빠졌을 것이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대통령은 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했고, 민주당도 살길을 찾았다. 추 의원과 국민의힘도 구속 여부에 따라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이다. 우선 추 의원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대해 대대적인 내란 정당 공세를 펼 것이다. 내란 정당 심판론은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정당 해산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민주당은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추 의원이 구속되면 당시 지도부에 속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은 10여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일부도 사법 처리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내 갈등도 불거질 수 있다. 이미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배현진, 김재섭 의원 등 소장파 의원은 당 지도부에 사과 메시지를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단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20여 명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배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진정 끊어야 할 윤석열 시대와는 절연하지 못하고 윤어게인, 신천지 비위를 맞추는 정당이 돼서는 절대로 절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눈길조차 얻을 수 없다"며 "윤석열 시대와 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당원 게시판(당게)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당 게시판 논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한 전 대표는 "당을 퇴행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당게 논란과 사과 반성 메시지 불협화음이 맞물리면서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란 정당 프레임에 갇히고 여기에 당내 갈등까지 겹치면 중도층 공략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여론 조사에서 전국적으로 상당한 격차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추 의원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완전히 탈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프레임은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에 대한 공격에 나서겠지만 내란 정당 공세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일단 기사회생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여권에 대한 대대적인 역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3대 특검을 앞세운 민주당의 내란몰이가 입증됐다고 여권을 몰아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 지도부가 당내 갈등을 털어버리고 중도 공략에 나설 경우 지방선거 구도를 혼전 구도로 만들 여지도 없지 않다. 추 의원의 구속 여부가 적어도 연말 연초 정국의 향방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국 주도권은 물론 지방선거 구도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leejc@newspim.com 2025-12-01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