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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금융 논리 어긋나 '비판' 환율전쟁 경고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위안화에 이어 유로화, 엔화에 이르기까지 주요 통화를 공약하고 나서자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시나리오를 쏟아내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백악관 내부의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과 함께 특정 통화에 대한 트럼프 팀의 발언이 금융 상식을 벗어났다고 비판하고 있다.

유로화 <사진=블룸버그>

백악관의 타깃은 저평가된 통화가 아니라 실상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라는 주장과 함께 환율 전쟁이 불거질 것이라는 경고도 제기됐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독일을 향해 극심하게 저평가된 유로화로 혜택을 보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 평가절하됐다고 주장한 것은 약달러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월가 IB 업계가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트럼프 팀 내부의 일관성 결여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달러를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골드만 삭스 출신의 므누신은 인사 청문회에서 장기적으로 강한 달러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자금의 미국 자산 투자 유인을 위해서는 달러화 가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일관성 결여 이외에 금융 논리 측면에서도 트럼프 팀의 환율 관련 발언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월가의 지적이다.

나바로 위원장이 과거 독일 마르크화의 적정 가치가 유로/달러 환율로 환산할 때 1.18달러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엔화 <사진=블룸버그>

하지만 이와 관련, 소시에테 제네랄(SG)은 PIIE의 펀더멘털균형환율이론(FEER)으로 판단할 때 유로화는 물론이고 위안화 역시 저평가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보고서를 통해 SG은 트럼프 행정부가 겨냥한 것은 특정 통화라기보다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백악관이 지목한 중국과 독일, 일본 이외에 노르웨이와 스위스, 스웨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한국 등 상당수의 국가가 새로운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모간 스탠리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동시에 해외 투자 규모가 큰 국가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으로 인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약달러와 보호주의 정책이 동시에 성립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한스 레데커 모간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 집중된 기업들의 공급 체인과 자본 투자를 국내로 이전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는 동시에 이를 추진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이 최근 내비친 움직임은 자본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이자율 상승 또는 통화 평가절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경제 논리와 어긋난다는 얘기다.

일부 IB는 본격적인 환율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코메르츠 방크는 트럼프 팀이 연이어 특정 통화의 환율을 문제 삼은 가운데 고객들에게 환율 전쟁에 대비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환시장을 쥐락펴락하며 혼란을 부추길 경우 글로벌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맞대응에 나서면서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씨티그룹 역시 독일 정부가 과거에 그랬듯 무역 및 경상수지 흑자에 흠집을 내려는 미국의 움직임을 이번에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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