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 전월비 0.2% 감소
소비자물가지수도 0.3% 하락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국의 소매판매가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소매업이 고용 증가세 둔화를 주도한 데 이어 소매판매까지 부진하면서 미국 경제에서 7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가 부진하면서 1분기 경제성장률 둔화 전망에도 힘이 실렸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소비자물가도 1년 1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미국 소매판매 월간 변동 추이<그래프=미 상무부> |
미 상무부는 14일(현지시각) 3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0.1%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던 2월 수치도 0.3% 감소한 것으로 수정되면서 미국의 소매판매는 두 달째 감소해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부진한 두 달을 보냈다.
앞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3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0.1%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월 소매판매는 5.2% 증가했다. 자동차와 부품을 제외한 소매판매는 2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으며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같은 기간 0.1% 증가했다.
미약한 소비지표는 약 10년간 가장 호조를 보이고 있는 소비자신뢰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는 98.0을 기록해 3월 96.9보다 상승했으며 하위 항목인 현재여건판단지수는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그만큼 현재 재정과 경기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다.
3월 자동차와 부품 판매는 한 달 전보다 1.2% 감소했으며 주유소 판매는 1% 감소했으나 가격 변화를 반영하며 1년 전보다는 14.3% 증가했다.
백화점 판매는 3월 중 0.2% 증가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4.5% 감소했다. 아마존닷컴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을 포함하는 비점포소매점 판매는 한 달 전보다 0.6%, 1년 전보다 11.9% 증가했다. 식당과 술집 판매는 0.6% 줄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월간 변동 추이<그래프=미 노동부> |
미 노동부가 별도로 발표한 소비지표도 부진했다.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3%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로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할 것으로 본 금융시장 전문가 전망치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PI도 0.1% 하락해 2010년 1월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월 CPI는 2.4% 상승해 2월 2.7%보다 연간 상승 폭을 줄였다. 근원 CPI는 같은 기간 2.0% 올라 2015년 11월 이후 가장 약했다.
3월 물가 하락은 주로 휘발유 가격에서 비롯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휘발유 가격도 내린 것이다. 앞서 발표된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수입물가지수도 주로 유가 내림세의 영향을 받았다.
노동부는 또 3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민간 부문의 평균 주간 소득이 한 달 전보다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임금이 오르고 물가가 내린 데 따른 결과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가 안정되고 고용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워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진행 중이다. 연준의 대다수 위원은 올해 총 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며 하반기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축소도 계획 중이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월 1년 전보다 2.1% 상승해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연준의 2% 물가목표치를 넘어섰다. 여전히 근원 PCE 가격지수의 연간 상승률은 1.8%에 머물렀다.
한편 상무부는 별도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2월 도매재고가 한 달 전보다 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시장 전망치에도 부합하는 결과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