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사업 매각작업이 3달 넘게 진행 중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중국, 대만의 업체들이 인수전에 뛰어들며 반도체 시장 패권전쟁에 불씨를 당기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인수주체는 부상하지 않고 있다. 천문학적인 인수가격이 가장 큰 문제다. 일본 정부의 이해관계도 얽혀있다. 이에 오는 19일 본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도시바 인수전을 점검해 봤다. <편집자>
[ 뉴스핌=황세준 기자 ] 도시바 인수 본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들의 셈법이 복잡해 지고 있다. 개별업체가 단독으로 입찰하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다.
이에 따라 이해관계의 업체들 간 연합전선 구축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SK(한국), 홍하이(대만), 소프트뱅크(일본) 등 3개사가 협력해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사업 인수 본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3개사가 협력해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사업 인수 본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전에서 홍하이(폭스콘)과 SK는 당초 경쟁관계로 비춰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프트뱅크를 낀 3자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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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통신>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두터운 친분이 이같은 관측의 배경이다. 박 사장은 지난달 4일 최태원 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출국해 도시바 경영진 및 손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손 회장과 인연이 깊다.
SK텔레콤 전무 시절 손 회장이 먼저 연락해 일본에서 미팅을 한 것이 처음 만남이었다.당시 리먼 사태로 글로벌 경기가 어려웠는데 손 회장이 박 사장으로부터 통신사업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들었다.
손 회장은 해 2월말 스페인 MWC에서도 박 사장을 만나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SK텔레콤이 선보인 차세대 AI 로봇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손 회장은 궈타이밍 홍하이 회장과도 막역한 사이다. 손 회장은 폭스콘이 지난해 샤프를 인수할 때 채권단과의 만남을 도왔다. 폭스콘은 최근 소프트뱅크아시아캐피털 지분 54.5%를 6억달러에 인수했다.
SK텔레콤, 소프트뱅크, 홍하이 등 3사는 인공지능 및 사물인터넷 분야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30조원을 들여 인수한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M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취재진에게 "깜짝 놀랄 뉴스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본입찰 참여 의지는 물론 이제까지의 구도를 뒤집는 3자 협력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30조원으로 판이 커진 이번 인수전에 SK하이닉스 및 SK텔레콤만으로 입찰에 참여하기에는 자금 부담이 있는 만큼 연합 결성은 필수라는 진단이다. 일본 내에서는 기술 유출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소프트뱅크는 최적의 우군인 셈이다.
SK하이닉스가 단독으로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인수할 경우 10%대인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30%대로 치솟아 미국 및 EU의 반독점 조사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때마침 소프트뱅크는 최근 1000억달러 규모의 비전펀드도 출범했다. 이 펀드에는 홍하이가 참여한다. 비전펀드가 SK에 자금을 지원, 자연스레 3자 연합 그림이 완성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샌디스크)이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매각에 대한 중재를 요청한 것도 한국-대만-일본 3자협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바와 17년째 제휴관계인 웨스턴디지털은 "합작 투자 회사인 우리의 동의 없이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이해 관계를 보호한다"고 발표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샌디스크를 인수했다. 도시바는 샌디스크와 2000년부터 메모리 개발 및 생산을 합작했다. 웨스턴디지털의 중재 신청은 표면적으로는 우선협상권을 달라는 요청이고 속내는 인수 실패시 합작투자분에 대한 가치를 요구하겠다는 것이란 해석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3일자로 도시바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Non-binding 제안서'를 를 제출했다. 본입찰 참여시 실사권을 갖는다. 회사측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업계는 SK가 그룹 차원에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다며 실사를 통해서 향후 얼마만큼의 시너지가 있을지 판단해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반도체담당 연구원은 "2019년부터는 값싼 중국산 낸드플래시가 월 40만장 규모로 시장에 풀리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도시바 인수자가 향후 시장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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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 4대 그룹 총수들과 골프
[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기업 총수들과 함께 한나절 동안 '골프 회동'을 진행했다. 글로벌 통상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열린 자리여서 관세와 대미 투자 관련 의견 교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뉴스핌DB]
19일 외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9시쯤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을 나와 인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으로 이동해 오후 5시쯤까지 라운딩을 즐겼다. 백악관 풀기자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9시15분 골프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한국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이들을 초청했으며, 일본과 대만 주요 기업인들도 함께 자리했다.
한국의 주요 재벌기업 총수들이 집단적으로 미국의 대통령 및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함께 골프를 즐긴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통상 4인 1조로 진행되는 아마추어 골프 경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한 조를 이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백악관은 풀기자단의 확인 요청도 거부했다.
골프장 입구는 경호원들에 의해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됐다. 골프장 주변도 높은 나무로 빽빽이 둘러싸여 내부 확인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인들과 동반 라운딩을 하지 않았더라도 경기 전후 또는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 등을 활용해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이 있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자동차·배터리·조선 등 분야에서 이들 기업의 대미 투자 및 관세에 대한 의견이 오갔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마러라고 별장 일대에서는 경찰이 기자와 시민의 접근을 통제하며 "VIP들이 있다"며 경계태세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yuniya@newspim.com
2025-10-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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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고향 땅에서 '5년만의 통산 13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빨간 바지의 마법사'가 화려한 금의환향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고향 팬들과 가족의 열렬한 응원을 받은 김세영(31·메디힐)이 고향 땅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천금 같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20년 11월 펠리컨 챔피언십 이후 5년이라는 긴 침묵을 깨고 LPGA 통산 13승을 기록했다. 한국은 올 시즌 6승과 함께 7명째 LPGA 우승자를 배출했다.
김세영은 19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678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 최종 합계 24언더파 264를 기록, 단독 2위 하타오가 나사(일본)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4언더파는 대회 72홀 최저타 신기록이다. 우승 상금 34만 5000달러(약 4억9000만원)를 보태 통산 1518만 달러의 상금을 쌓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제치고 역대 상금 10위에 올랐다.
김세영이 19일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PGA]
이날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세영은 초반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3번 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1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노예림에게 2타 차까지 쫓겼다. 그러나 5~7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었다. 이어 9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위와 4타 차로 벌려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후반에는 추격자들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au 단독 2위 경쟁을 하는 사이 김세영은 편안하게 타수를 지켜가며 우승을 굳히는 상황으로 진행됐다. 후반 첫 4개 홀을 파로 지나간 김세영은 14, 15번 홀에서 버디를 보태 2위로 치고 올라온 셀린 부티에(프랑스)와 6타 차까지 벌려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김세영이 19일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챔피언 퍼트를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LPGA SNS동영상 캡처]
해남 옆동네인 전남 영암군에서 태어난 김세영은 한국 국적 선수로는 2021년 고진영 이후 4년 만에 이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2019년에 시작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2023년까지 한국 선수 혹은 한국계 선수들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2019년 장하나, 2021년 고진영, 2022년 리디아 고(뉴질랜드), 2023년 이민지(호주)가 우승했고 지난해엔 호주의 해나 그린이 이 대회 최초로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가 아닌 우승자로 이름을 남겼다.
2025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안세영. [사진=LPGA]
김세영은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해 3승을 거두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2020년까지 매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9년에는 3승을 쓸어 담았고 2020년에는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2승을 달성하며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특히 김세영은 2018년 7월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31언더파(63-65-64-65, 257타)로 우승하며 남녀 통틀어 72홀 역대 최저타 및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은 LPGA 애니카 소렌스탐의 27언더파, PGA 어니 엘스의 30언더파였다.
한국 선수들은 이날 대약진했다. 김아림이 이날 6타를 줄이며 공동 3위에 올랐고 안나린과 최혜진은 무려 9타씩 줄여 나란히 공동 7위에 랭크됐다. 김효주와 이소미가 공동 10위에 자리해 한국 선수 6명이 톱10에 진입했다. 고진영도 8타를 줄여 고교생 아마추어 오수민과 함께 공동 19위로 순위를 크게 끌어 올렸다.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 중 은퇴 기념 케이크를 선물 받은 지은희(가운데). [사진=LPGA]
19일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캐디로 나선 최나연. [사진=LPGA]
19년 LPGA 투어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 무대로 이번 대회에 공동 24위로 마친 지은희는 9번 홀에서 현역 마지막 퍼트를 버디로 장식하며 갤러리들의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루키 윤이나는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24위로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2023년 은퇴한 최나연은 이번 대회에서 이정은5의 캐디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psoq1337@newspim.com
2025-10-19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