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부동산

속보

더보기

'하이리스크' 지역주택조합,,원인은 "구멍 뚫린 법·제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오찬미 기자] #이모씨(45)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던 스물 여덟 살에 서울의 한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해 조합원이 됐다. 분양가는 1억8000만원. 당시 주변 아파트 매맷값과 비교해 30% 가량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씨의 기대감은 높았다. 하지만 사업은 10년이 넘도록 진척이 없었다. 사업 현장에 알박기를 하는 사람 때문에 사업부지를 매입할 수 없다는 소식만 들려왔다. 그동안 조합장의 가족비리가 적발돼 조합장이 바뀌는 내홍을 겪었다. 시공사도 2번이나 바뀌었다. 결국 12년이 지나서야 사업은 첫 삽을 떴다. 그동안 분양가는 추가로 1억원 넘게 올라 3억원이 됐지만 그래도 주변 집값에 비해서는 여전히 싼 값이라 이씨는 만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날벼락이 떨어졌다. 추가부담금을 2억5000만원이나 더 내야한다는 소식이었다. 추가부담금을 낼 경우 조합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일반분양가와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 결국 이씨는 17년 동안 '희망고문'만 겪은 채 조합을 탈퇴해야 했다. 그나마 공사가 시작한 뒤 지분을 팔아 금전손해가 없었다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아파트 공동구매’로 불리며 최근 '전성기'를 맞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제도 미비로 인해 여전히 높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조합 아파트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조합원을 모집하기 때문에 계약금과 중도금을 내고 있어도 아파트는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업장에서는 초기분담금을 고스란히 날릴 위험이 있다.

정부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조합원 모집 전 토지 확보를 의무화했으나 이마저도 내달부터 시작되는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이 때문에 사업 중인 단지가 갖고 있는 위험성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설립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은 104곳으로 2010년에 비해 15배 증가했다.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기준 25곳의 지역주택조합이 세워졌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들이 초기 자금을 대고 토지를 산 후 시공사 선정, 공사까지 모든걸 이끌어가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분양가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자를 비롯한 금융비용이 더해지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10~30% 저렴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역주택조합 5곳 중 4곳의 사업장이 실패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간 설립된 지역주택조합 155곳 중 사업 승인을 받은 곳은 64곳이다. 

서울시에서는 사업주체가 연락이 끊겨 사업이 중단된 사업장만 4곳이며 토지를 확보하지 못해 지연된 사업장은 5곳에 달했다. 

울산 북구 지역주택조합 사업구역 <사진=뉴시스>

이처럼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도박'처럼 변질되고 있는 것은 제도의 헛점 때문으로 지적된다. 우선 주택조합은 조합 설립인가를 받기 이전에도 수천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토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하겠다며 조합원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 추진과정에 참여하는 일부 대행사가 중간에 허위·과장 광고를 내 조합원을 모집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현행법에서는 사기나 자금 횡령 등과 같은 명확한 불법이 없는 한 대행사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고소를 하더라도 명백한 증거확보가 필요해 처벌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100% 토지확보를 했다고 해도 문제점은 있다. 땅주인들이 "땅을 팔 수 있다"고 했지 조합이 제시하는 가격에 땅을 팔겠다고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조합은 땅을 사들이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런 까닭에 대안으로 땅을 일정부분 이상 매입한 뒤 조합원을 모집하도록 규정을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합원들의 폐해가 잇따르자 뒤늦게 정부 개선책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법 시행령ㆍ시행규칙 개정안’은 오는 6월 3일부터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조합원을 모집할 때 시ㆍ군ㆍ구청장에게 사업계획서, 토지확보 증빙서류를 내도록 하고 있다. 신고서를 받은 지방자치단체장이 15일 안에 수리 여부를 결정하게 해 리스크를 줄이고자 도입됐다. 공고를 내 조합원을 모집해야 하고 관련 규정을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도 부과된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는 오는 6월 3일 이후 추진되는 사업에만 이 같은 방안이 적용되며 근본적인 피해구제 방안이 빠졌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조성우 동작구청 주택사업팀 주무관은 "지역주택사업은 새로 만들어진 게 거의 없고 이전부터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게 대부분인데 법이 소급적용이 안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며 "견본주택을 누가 운영하고 고객과 어떤 내용을 계약하는 지를 비롯해 건축법, 주택법, 도시정비법상 세부관리지침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조합원은 이미 낸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고 조합을 탈퇴하는 것도 어렵다. 계약금 자체를 높게 책정해 계약금을 전액 포기하지 않으면 탈퇴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여러차례 제도 마련을 주장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은 없는 상태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엽합 부동산국책팀 팀장은 "민간개발사업은 사업자료의 투명성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주택사업 상세내용은 지자체장 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조합원 누구에게나 공개해 재산에 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감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사진
이노스페이스, '한빛-나노' 23일 발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첫 상업발사체 '한빛-나노'의 발사를 한국시간 오는 23일 오전 3시 45분에 재시도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20일 발사를 앞두고 추진제 충전 과정에서 2단 액체 메탄 탱크 배출 밸브의 간헐적 미작동을 확인하고 발사를 중단했다. 해당 밸브는 발사체 상단부 압력 제어를 담당하는 부품으로, 작동 불량 시 탱크 파열 가능성이 있어 안전을 고려해 예방적으로 발사를 중단했다. 이노스페이스 '한빛-나노' 발사체 전경 [사진=이노스페이스] 2025.12.21 biggerthanseoul@newspim.com 이후 점검 결과 배출 밸브 외 추가 이상은 없었으며, 예비품으로 교체가 가능한 상태다. 발사 일정은 브라질 공군과의 협의를 거쳐 발사 윈도우 마지막 날인 12월 22일(브라질 시간) 오후 3시 45분으로 확정됐다. 다만 당일 비 예보가 있어 기상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발사로 고객 위성 5기를 고도 300km, 경사각 40도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고, 비 분리 실험용 탑재체 3기에 대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수종 대표는 "발사체 개발과 발사 운용은 고난도 기술 영역인 만큼 남은 시간 면밀히 점검해 안전하고 성공적인 발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12-21 17:2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