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개포동 재건축, 작년말 기록 최고가 속속 돌파
새정부 기대감과 저금리 등으로 유동자금 대거 몰려
[뉴스핌=이동훈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의 매맷값이 역대 최고가로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의 거래가격이 한달새 5000만원 넘게 뛰었다. 작년 '11.3 주택시장 안정화대책' 이후 하락한 가격을 모두 회복했다. 단지 대부분이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는 상태다.
반포경남 아파트는 이달 전용면적 73.5㎡가 12억3000만~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전달대비 5000만원 오른 가격으로 작년 10월 이후 이어진 약보합세에서 탈출했다. 매맷값도 분양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중소형뿐 아니라 면적이 넓은 대형 주택형도 강세를 보인다. 전용 154.7㎡는 이달 23억~23억7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한달새 최고 7000만원 오른 것. 작년 말 기록한 최고가(22억9000만원)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강남구 개포시영은 일반분양을 앞두고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용 28.7㎡가 6억6000만원에서 한달새 4000만원 오른 7억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전용 57.4㎡는 전달대비 최고 8000만원 오른 1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최고가(11억원)를 넘어 12억원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반포동 대표 재건축인 반포주공1단지는 이달 전용 106.2㎡가 최고 26억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최고가(26억1000만원)에 접근한 것. 올해 연초 24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최근 1억5000만원을 회복했다.
이는 조기 대선이 끝나자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투자 환경이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새 정부 이후 주택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력한 규제로 집값 폭등을 잡으려 했던 노무현 정부 첫해인 2003년에는 집값이 13.4%로 두 자릿수의 가격 상승을 나타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면 강남권 아파트 매물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내년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면 투자 불확실성이 커져 재건축 시장을 위축시킬 공산이 크다.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는 단지는 재건축 진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신규 아파트가 공급이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전한 저금리도 주택시장을 키우는 주요 원동력이다. 대출금리가 점차 상승국면에 들어섰지만 투자자들은 아직 대출이자에 큰 부담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자 상승분보다 아파트값 오름폭이 더욱 높아 투자 수요가 대거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새 정부 출범으로 주택시장에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저금리 등의 이유로 재건축 매맷값이 올랐다”며 “하반기까지 큰 변수가 없어 이러한 분위기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