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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한달②] 디카·폰카에 밀려 증명사진으로 버틴 사진관 ‘생존 위협’

기사입력 : 2017년08월05일 09:01

최종수정 : 2017년08월05일 09:01

“뭘 먹고 사나요” 취업사진 매출 높던 사진관 ‘울상’
10년 새 동네 사진관 반토막…대박업체도 손님 뚝
불똥튄 메이크업 업계, 스태프 줄이거나 알바 대체
“사진도 산업…정부가 골고루 성장하도록 도와야”

[뉴스핌=심하늬 기자] 정부는 지난달 5일 모든 공공기관의 입사지원에 학력과 출신지역, 나이는 물론 사진 키 몸무게 등 신체적 조건을 적는 항목을 없애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다고 했다.

이후 한달, 뉴스핌은 블라인드 채용의 명암을 들여다봤다.

"하루에 50명 오던 취업 손님이 요새는 한두명이에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 위치한 한 사진관. 입구에는 '취업 사진 전문'으로 잘나가던 시절의 방송 출연 화면이 걸려 있다. 하지만 2일 오후 이곳에선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대 앞에 위치한 이 사진관은 하루 50명 정도 손님이 찾았다. 취업 시즌에는 100명까지 찾던 '취업 전문' 사진관이었다. 지금은 취업 사진을 찍는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 심하늬 기자

꼼꼼한 주인의 성격을 보여주듯 사진관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지만, 사람 또한 없었다. 거울을 감싼 메이크업용 조명만 눈치 없이 빛났다. 한때는 사람이 가득 차 발디딜 틈이 없던 곳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신촌 대학가에서 13년, 이대 앞에서 7년째 대를 이어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장 조한승(42)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공무원과 공공부문 채용 시 블라인드 채용을 하겠다고 밝힌 후 취업 사진을 찍으려는 손님이 급감했다.

"현대차, LG 등 주요 대기업이 3~4년 전부터 사진을 받지 않으면서 손님이 줄었는데, 공기업까지 더해지니 경기가 바닥이에요." 조씨는 취업 사진 전문으로 서울에서 손꼽히던 자신의 사진관이 이렇게 힘들 정도면 다른 곳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한국프로사진협회에 따르면 동네 사진관은 2007년 3만여 곳에서 올해는 1만 4000여 곳으로 줄었다. 10년 사이 반 토막. 휴대폰 카메라 등 사진 기술이 발전하고 보편화한 것도 이유지만, 증명사진 수요가 준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협회 측에 따르면 보통 사진관 수입의 50~70%는 증명사진에서 나오는데 수요가 줄어 문 닫는 사진관이 늘었다.

이화여대 앞 조한승씨의 사진관에는 한때 헤어와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직원이 따로 있었다. 지금은 조씨 혼자다. 심하늬 기자

조씨의 가게는 3년 전만 해도 직원이 5명이었다. 사진을 찍고 수정하는 직원은 물론 메이크업과 헤어를 담당하는 직원까지 뒀다. 지금은 조씨 혼자다.

조씨는 "직원을 한명 한명 내보낼 때 정말 마음이 아팠다"라며 "3D 사진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 또한 불경기에는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인근 다른 사진관 역시 취업용 증명사진을 찍는 손님이 줄었다.

근처 사진관에서 4년째 일하고 있는 직원 김민철씨는 "3, 4년 전에 비하면 취업 사진이 확실히 줄었다"라며 "취업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동종업계 친구들은 타격이 크다"라고 말했다.

증명사진의 수요가 줄어들자 이미지 사진·우정 사진 등으로 활로를 찾는 사진관도 있다. 우정 사진에 필요한 소품이 놓인 한 사진관. 심하늬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색다르게 어필하는 사진관도 있다. 중고생이 많이 찾는 이대 앞 상권에 위치한 한 사진관은 입구에 친구끼리 찍은 우정 사진이 줄줄이 걸려 있었다.

스튜디오에는 칠판이나 벤치 등 우정 사진을 찍기 좋은 소품이 놓여 있었다. 이 사진관을 운영하는 김형규씨는 "이미지 사진·우정 사진 등으로 불황을 이겨내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관의 불황은 메이크업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메이크업을 가르치는 SBS 방송아카데미 뷰티스쿨 이대점의 이재구 이사는 "사진관으로 취업하는 학생이 많았는데 요즘은 취업처가 많이 줄었다"라며 "사진관들이 메이크업 스태프를 줄이거나 단기 아르바이트생으로 대체해 버린다"고 말했다.

사진업계는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정책이 못마땅하다. 지난달 28일 한국프로사진협회 회원 1000여 명은 삭발까지 하며 시위에 나섰다.

협회의 이재범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진도 산업 생태계의 일부분인데, 정부가 산업을 골고루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일자리를 말살하고 있다"며 "주민등록법상 신분증용 사진은 6개월 내 찍은 사진이어야 하지만 이도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채용과정에서 사진이 대리 시험을 방지하는 등 신원을 파악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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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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