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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談談)차이나] ‘베이징에 현금이 사라졌다’

기사입력 : 2017년08월23일 11:36

최종수정 : 2017년08월28일 16:08

관행 허무는 세기의 실험 유통질서 재편
4차산업 핵심기술 응용, 자고 나면 뉴비즈
대중 경제협력 다른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마윈(馬雲)은 2016년 10월 “10년 후면 전자상거래라는 말이 사라지고 대신 신소매라는 말이 훨씬 널리 사용될 것”이라며 유통 대변혁을 예고했습니다. 신소매는 모바일 인터넷과 빅데이터, AI, VR,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접목해 상품 생산 및 유통 소매의 관행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입니다.

무인 편의점 빙고박스(BingoBox 繽果盒子)와 타오카페, 배송혁명을 기치로 내건 허마센셩(盒马鲜生) 등 신소매 대표 모델들이 숨가쁘게 출현 중입니다. 최근에는 AI와 빅데이터, 안면인식 기술을 접목한 자판기 사업이 화장품과 자동차 판매 분야에까지 발을 뻗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1일 기자는 신기술에 기반한 유통혁신 현장 취재를 위해 베이징 조양구의 허마셴성 조양로점을 찾았습니다. 점포 안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맨 먼저 드는 생각은 “무슨 매장에 고객보다 종업원 수가 더 많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직원들은 각자 분주히 스마트폰을 터치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니 매장에서 앱을 통해 주문을 받고 장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고객이 주문한 호주산 바닷가재와 매장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채소 등이 천장의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순식간에 어딘가로 옮겨집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주문 상품은 3km 지역의 경우 30분 안에 배송된다”는 대답입니다.

신소매 유통점 허마셴성 베이징 조양로점의 점원이 이 매장에서는 현금을 받지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놀랍게도 계산대에서는 신용카드와 현금이 모두 무용지물입니다. 기자는 목이 말라 5위안짜리 '쟈두오바오(加多寶)'라는 캔음료를 들고 매대로 갔다가 ‘알리페이(支付寶) 아니면 계산이 안 된다’는 말에 무안하게 물건을 도로 제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했습니다. ‘현금으로 결제하면 10% 할인해 준다’는 서울 상점의 풍경과 너무 대조되는 모습에 절로 쓴웃음이 나옵니다. 상품 거래에 중국 정부가 발행한 법정통화가 통용 안 되는 현장을 목도하고,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습니다.

뛰어난 통찰력의 혁신기업가 팀 쿡 애플 CEO는 “앞으로 실물화폐가 사라진다. 다음 세대는 돈이 뭔지 모르게 될 것”이라는 말로 무현금 사회의 도래를 예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무현금 사회는 팀 쿡의 예측을 훨씬 앞질러가는 듯합니다.

출장에서 돌아온 7월 말 텐센트와 인민대학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니 "소비자들의 84%가 스마트폰만 있으면 현금 없이 집을 나서도 전혀 문제없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소비 유통시장을 이미 모바일 머니가 완전 장악했다는 얘기지요. 2016년 기준 중국 모바일결제금액은 5조5000억달러로 미국의 50배라고 합니다.  한편으론 요즘 중국에선 상점들이 법정화폐 수수를 거부하는 행위를 놓고 위법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자는 이번 출장길에 중국의 유통혁신 바람과 핀테크 결제 상황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작정을 하고 위챗페이(微信支付) 계정을 개설했습니다. 중국 전화번호 심 카드를 구입한 뒤 베이징 현지 하나은행 지점에서 계좌를 만드니 바로 위챗페이 계정과 연동이 됐습니다. 계정을 만들고 나서는 출장기간 3일 내내 한푼의 현금도 만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앤트파이낸셜(알리페이)과 텐센트(위챗페이) 등 각각의 하루 결제액이 이미 비자와 마스터카드 사용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합니다.

베이징의 한 여성이 노점에서 350원짜리 와하하 생수를 사기위해 위챗페이로 QR코드를 스캔히고 있다.

중국에서는 요즘 알리페이, 인터넷쇼핑, 공유자전거(공유경제), 고속철을 일컬어 중국의 '新 4대 발명품'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중국 현 경제상황과 유통혁신을 설명하는 해시태그(#)와 같은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중에서도 알리페이는 중국 유통혁명에 있어 태풍의 눈과 같은 존재입니다. 운용사인 앤트파이낸셜의 상장에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지요. 또 다른 '신 발명품' 인터넷쇼핑과 공유경제도 유통, 레저, 주거, 교통 분야에 걸쳐 다양한 뉴 비즈를 선보이며 중국의 유통 대변혁을 이끌고 있습니다.

공유경제, 모바일 IT 신기술과 연결된 O2O 신유통 역시 음식배달과 교통, 여행, 식품 등 일상생활 분야에서 전통적인 소비 유통 관행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습니다. 오토바이로 행인 옆을 쏜살같이 지나는 메이퇀(美團) 배달원과 거리를 가득 메운 공유자전거는 현대 중국 도시를 특징 짓는 시대의 아이콘이 된 지 오래입니다.

중국은 지금 4차 산업혁명의 다른 이름인 ‘인터넷 플러스와 중국제조 2025’ 정책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개조하고 있습니다. 핀테크와 AI, 전기차, 드론, VR 등의 상업화 응용 보급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라고 합니다. AI 기술특허는 한국의 5.5배에 이릅니다.

위챗페이 등 모바일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결제하는 무인 초미니 노래방 영업이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자는 25년 전인 1992년 8월 17일, 정확히 한·중 수교 1주일 전에 특별 비자를 받아 처음 베이징에 발을 디뎠는데 '그때 본 나라가 지금 이 나라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수교 당시만 해도 노동력 외엔 달리 내세울 게 없던 중국이 지금은 혁신이라는 사회적 컨센서스를 앞세워 모바일 IT 신기술 분야에서 무섭게 굴기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출장길에 만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양평섭 베이징사무소 소장은 요즘 중국 관료들을 만나 경협 얘기를 꺼내면 '중국으로선 이제 일본이라면 몰라도 한국과는 별로 협력할 분야가 없다'며 고개를 젓는다고 전했습니다. 안타까운 얘깁니다. 양 소장은 예전에도 중국 리스크는 간간이 있었다며 중국 사업 부진의 모든 걸 사드 탓으로만 돌릴 일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어떤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을지 꼼꼼히 따져보고 이를 토대로 중국 시장 전략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는 겁니다.

귀국 직후 정유신 서강대 교수(핀테크지원센터장)를 만나 중국 현장 취재 얘기를 했더니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모바일 IT 기술을 산업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라”라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한국이 IT 강국이라면 중국은 모바일 강국으로서 4차 산업혁명 관련 모든 기술들을 모바일상에서 가장 활발하게 구현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경제협력도 앞으로는 ‘한·중 모바일 실크로드’ 구축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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