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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과 장미를 사랑한 로맨티스트, 라이너 마리아 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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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보다 사랑, 사랑보다 예술(7)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 주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진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을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래오래 그러할 것입니다.
깨어서, 책을 읽고, 길고 긴 편지를 쓰고,
나뭇잎이 굴러갈 때면, 불안스레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소요할 것입니다.

릴케는 '가을 날'을 이렇게 시로 표현하였다. 아련한 향수와 그리움을 자아내는 이름,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그야말로 시인의 대명사다. 세계인에게 가장 많은 애송시를 제공한 시인이다. 또 그는 여인과 장미를 사랑하는 로맨티스트였다.

스위스 라롱에 있는 릴케의 무덤과 묘비명 <사진=이철환>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는 1875년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 아래 있던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장교로서 입신을 꿈꾸었으나 실패하고 제대하여 하급관리가 되었다. 허영심 강한 어머니는 결혼생활에 만족할 수 없었다. 이처럼 릴케는 어린 시절 화목하지 못한 가정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더욱이 어머니는 결혼 후 처음으로 낳은 딸이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죽자 딸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드러낸다. 죽은 딸을 잊지 못한 어머니는 릴케를 여자아이처럼 키웠다. 그래서 일곱 살 때까지 여자 옷을 입고 자라야 했다. 여덟 살 때 부모가 이혼하자 릴케는 따뜻하지 않은 어머니 품에서 자라게 된다.

1886~1890년까지 아버지의 뜻을 좇아 육군 군사학교에 적을 두었으나, 섬약한 시인의 감수성을 타고난 데다 병약한 릴케에게는 군사학교의 생활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견디기 힘들었다. 그리하여 1891년에 신병을 이유로 중퇴하고 말았다. 그 뒤 20세 때인 1895년 프라하대학 문학부에 입학하여 예술사와 문학사를 공부하였고, 곧이어 1896년 뮌헨 대학으로 옮겨 예술사, 미학 등을 공부하였다.

1897년, 릴케는 성공한 작가이자 평론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던 열네 살 연상의 여인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를 만나게 된다. 루 살로메는 릴케의 인생과 작품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된다. 1899년과 1900년 2회에 걸쳐서 루 살로메와 함께 러시아를 여행한 것이 시인으로서의 릴케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고, 그의 진면목을 떨치게 한 계기가 되었다.

또 릴케는 1902년에는 파리로 가서 조각가 로댕의 비서가 되었다. 로댕과 한집에 기거하면서 로댕 예술의 진수를 접하게 된 것도 그의 작품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후인 1919년 6월 스위스의 어느 문학 단체의 초청을 받아 스위스로 갔다가 거기서 영주하였다. '두이노의 비가(Duineser Elegien)'나 '오르페우스에게 부치는 소네트(Sonnette an Orpheus)' 같은 대작이 여기에서 만들어졌다.

릴케의 문학이 처음부터 화려한 꽃을 피운 것은 아니었다. 사실상 독학하다시피한 문학청년 시절에 첫 시집을 냈으니, 미숙했던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릴케가 처녀시집 '삶과 노래'를 낸 것은 그의 나이 18세 때였다. 사실 첫 시집을 비롯하여 루 살로메를 만나기 전까지의 시들은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 다만, 격정을 숨기지 않는 청년의 감수성은 십분 느낄 수가 있다.

루 살로메를 만나 러시아 여행 등을 통해 인식의 지평을 넓히게 되면서 릴케의 문학은 바야흐로 날개를 달게 되었다. 1905년에 씌어진 '기도시집(祈禱詩集)'을 통해 비로소 릴케는 평단과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1907년 발표한 '신 시집'에서는 한층 더 성숙된 그의 시세계를 선보인다. 또한 이 무렵 로댕과 함께 일하면서 조각의 세계를 통해 사물을 보는 눈이 더욱 깊어지게 된다.

1910년 만들어진 소설 '말테의 수기'도 릴케 문학의 완숙기에 창작된 중요한 작품이다. 덴마크 출신의 젊은 시인 말테가 파리에서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수기 형식으로 담은 이 소설은 릴케의 문학과 인생에 대한 고민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한 '신 시집'에 대응되는 산문으로 된 작품이다. 그동안의 시들이 상징주의자의 순수시였다면, '말테의 수기'는 실존주의자적 관점으로 만든 첫 작품이라 할 것이다. 다만 좀 난해한 측면이 없지 않다. 여하튼 이 대작을 발표한 이후 그는 후유증으로 집필장애를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 오랫동안 글 쓰는 것을 중단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그는 마지막 조국으로 여기는 스위스에서 살면서 그의 문학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두이노의 비가'와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를 1923년 연이어 집필한다. '두이노의 비가'는 릴케 시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릴케의 문학세계와 삶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사랑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에게는 수많은 여인들이 스쳐지나갔다. 누군가 릴케의 여자들을 ‘항성’과 ‘혜성’으로 나누었다. 이에 따르면 루 살로메와 같은 여인이 릴케의 생애 내내 사라지지 않은 항성이라면, 화가 발라디네 클로소프스카 등은 잠깐 스쳐 지나간 유성 내지 혜성과 같은 존재라 할 것이다.

수많은 여인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여인은 단연 루 살로메다. 릴케가 22세였던 1897년, 당시 36세인 루 살로메를 만나 곧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루와의 만남은 릴케의 인생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루는 릴케에게 연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모성애를 풍기는 여인으로서 그의 감성적 역량과 자질을 일깨워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릴케 시의 세계에 많은 영감을 준 러시아를 소개해 준 사람이었다. 그들의 관계가 끝난 후에도 루는 릴케의 절친한 친구로 남아 있게 되었다.

1897년 5월 12일, 뮌헨의 소설가 야콥 바서만의 집에서 열린 다과 모임에서였다. 젊은 시인 릴케는 당대 멋진 여성의 대명사였던 루 살로메를 만나자마자 사랑의 거센 폭풍에 휘말려 들어갔다. 열네 살이나 연상이었지만, 아니 그러했기 때문에 루 살로메는 릴케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포근하면서도 따뜻한 모성의 여인이었다. 시원하면서도 강렬하고 자유분방한 그녀의 정신세계는 또한 릴케의 젊은 열정과 만나 불꽃을 튀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만나자마자 릴케의 가슴은 루 살로메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하게 되었다.

릴케에게 루 살로메가 각별했던 것은 그가 한 해 전에 읽은 그녀의 에세이 덕분이기도 했다. 루의 에세이 '유대인 예수'를 읽고 깊은 인상을 받은 릴케는 익명으로 그녀에게 몇 편의 시를 우송하기도 했다. 그녀의 에세이를 탐독하고 또 함께 했던 각별한 시간을 추억하는 젊은 시인에게 루도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 사이는 급진전되어 금세 연인 사이가 된다.

릴케에게 루는 육체적인 관계를 넘어서는 정신적인 반려자였다. 그녀는 릴케에게 어머니로부터 받지 못한 모성적인 사랑의 제공자였고,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데 미숙한 시인에게 현실적인 길을 안내하는 정신적 후원자였다. 두 사람은 함께 공부하고 몇 차례에 걸쳐 여행을 떠나면서 정신적으로 더욱 가까워졌다. 루는 릴케에게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을 알려주었으며, 나아가 러시아 문학의 세계를 소개해 주었다.

루를 만난 후 릴케에게 두 가지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 우선 하나는 새로운 이름을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1897년 빈의 한 잡지에 ‘르네 마리아 릴케(René Karl Wilhelm Johann Josef Maria Rilke)’라는 기존의 이름을 버리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작품을 게재한다. 이는 루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이후 릴케는 줄곧 이 이름을 쓰게 된다. 또 다른 변화는 릴케의 시 세계가 더욱 원숙해지게 되어 그는 이 무렵 초기 시의 미성숙한 단계를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내 눈빛을 꺼주소서,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아주소서, 그래도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습니다.
내 팔을 부러뜨려주소서, 나는 손으로 하듯
내 가슴으로 당신을 끌어안을 것입니다.
내 심장을 막아주소서, 그러면 나의 뇌가 고동칠 것입니다.
내 뇌에 불을 지르면, 나는 당신을
피에 실어 나르겠습니다.
-루 살로메에게 헌정한 ‘기도시집’의 제2부에서-

릴케에게 이다지도 큰 영향을 끼친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녀는 1861년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타고난 미모에 지적 편력이 더해져 평범한 여자가 될 수 없는 운명이었다. 21세 때 스위스로 건너온 루는 38세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와 역시 같은 시대의 철학자였던 33세의 파울 레를 만난다. 두 사람 모두 루에게 빠져들었으나 루는 레를 선택해서 동거에 들어갔다. 그러자 니체는 패배감과 상실감으로 오랫동안 고통스러워했다. 당시 니체는 실연의 아픔을 이기기 위해 열흘 만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Also sprach Zarathustra)'를 탈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레 역시 오래 가지 않아 루에게서 버림받고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루 살로메는 26세 되던 때 베를린의 문헌학자 프리드리히 칼 안드레아스 교수와 우정 관계를 전제로 결혼했으며, 28세에는 극작가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과 사귀었다. 36세 때는 22세의 문학청년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만나 러시아 여행길에 나섰다. 루를 향한 릴케의 사랑은 온 영혼을 다한 것이었지만, 루는 릴케의 어두운 영혼을 오래 감당할 수 없었다. 그 뒤 루는 국제정신분석학회 바이마르 회의에서 프로이트를 만나 그 밑에서 정신분석학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러다 프로이트의 제자 타우스크와 한때 열애에 빠지기도 했으나, 루는 타우스크를 버렸고 그 역시 루가 떠나자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이처럼 거침없는 남성편력으로 인해 그녀를 남자를 파멸시키는 팜므파탈이었다는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다. 그러나 루는 사랑과 성을 남녀의 인생을 잡아끄는 커다란 자력의 운명적 힘으로 여겼고, 그러면서도 사랑과 성에 자신을 구속시키지 않은 자유의 여신이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릴케에게 있어 많은 사랑의 경험은 그의 문학생활에 커다란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그런데 이처럼 다양한 여인들과의 사랑이 가능했던 것은 그만큼 많은 곳을 떠돌아다닌 덕분이기도 하다. 실제 릴케는 수많은 곳을 여행했다. 그는 여행을 통해 많은 시적 영감을 얻게 된다. 특히 12년간 살았던 프랑스, 두 차례에 걸쳐 루와 함께 여행했던 러시아, 만년에 정착해 7년여 살았던 스위스는 ‘자신이 선택한 또 하나의 조국’이라고 표현했다.

러시아는 비록 두 차례의 여행을 한 것이 전부이지만 그 어떤 지역보다 릴케에게 깊은 인상과 결정적인 체험을 하게 해준 곳이었다. 루 살로메와 함께 1899년 봄에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으며 다음해인 1900년 여름 다시 그곳을 여행했다. 여기서 그는 내면적인 깊이를 더해 나가는 계기를 접하게 된다. 러시아는 릴케의 내면세계에 원초적이며 거의 종교적인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곳이다.

릴케는 만년에 스위스에 정착해 살다가 1923년 12월 29일 51세를 일기로 생애를 마쳤다. 그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아름다운 론 강 계곡에 위치한 자신의 거처지 뮈제트 성으로 찾아온 이집트 여자 친구를 위해 장미꽃을 꺾다가 가시에 찔린 것이 원인이 되어 패혈증으로 고생하다 죽었다는 설이 그 하나이다. 또 다른 하나는 릴케가 백혈병을 앓고 있었지만 그 사실을 모른 채 죽음을 맞았다는 것이다. 그의 시신은 이듬해 1월 2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유언에 따라 거처지 인근에 위치한 라롱의 언덕 위 교회 옆에 묻혔다. 묘비에는 릴케 자신이 직접 작성한 묘비명이 아래와 같이 적혀 있다.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누구의 잠도 아닌 기쁨이여
(Rose, oh reiner Widersprluch, Lust
niemandes Schlaf zu sein unter soviel Lidern.)”

이철환 객원 편집위원 mofelee@hanmail.net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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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에 도전한 새 비만약 '에페' 가격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86%를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환자 임상 데이터,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앞세워 선발 제품 중심의 처방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실제 처방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장기간의 처방 경험을 쌓은 데다 대표 임상에서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에페가 연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에 민감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GLP-1 치료제 사용자의 선택까지 끌어와야 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 이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가격 경쟁력 갖췄지만…출시 이후 기존 제품 인하 변수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한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에페가 진입할 시장은 이미 선발주자 중심으로 2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원에서 지난해 8195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판매액은 각각 4833억원, 2209억원으로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내세운 무기는 가격이다. 한미약품은 최종 공급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주 투약 기준 10만원대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위고비의 시작용량인 0.25㎎의 4주분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의 시작용량인 2.5㎎은 27만8000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생산체제가 있다. 회사는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직접 생산한다. 외부 생산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선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난해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 공급가를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췄다. 경쟁 제품 등장에 맞춰 선발주자가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에페 출시 이후 추가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에페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선발 제품들은 글로벌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 감소율을 제시했다.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STEP 1 임상에서 68주 투여 후 평균 체중이 14.9% 감소했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86.4%, 10% 이상은 69.1%, 15% 이상은 50.5%였다. 마운자로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임상에서 7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이 5mg 투여군 15.0%, 10mg 19.5%, 15mg 20.9%로 나타났다. 15mg 투여군에서는 70.6%가 체중을 15% 이상 줄였고, 56.7%는 20% 이상 감량했다. 다만 에페와 위고비, 마운자로의 임상은 투약 기간과 대상 환자, 용량과 시험 설계 등이 달라 체중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개된 에페의 임상 수치는 40주차 3상 중간 결과다.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 로고 [사진=한미약품] ◆ 국내 환자 448명 임상으로 차별화, 브랜드·시장 경험은 숙제 이에 한미약품이 강조하는 에페의 차별점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위고비 역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에페는 3상 전체를 국내 비만 환자로 구성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로 구성된 임상을 통해 한국 진료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다만 국내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사실 자체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이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의 평균 체중은 12.20%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비만도가 낮거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까지 처방 수요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GLP-1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기존 제품 대비 낮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구역과 구토는 비만치료제의 투약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경험에 있어서는 선발주자의 우위가 뚜렷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미 대규모 판매와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쌓였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에페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구축한 영업망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영업망을 치료제 처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등 회사가 내세운 강점을 처방 확대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페는 가격과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높은 인지도와 처방 경험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후발주자인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2026-09-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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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일정 최소화 '18일 회견' 준비 몰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일정으로 숨가쁘게 지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18일로 정한 것도 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하루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상 목요일에 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없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는 일정만 소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녁 기자회견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국민이 궁금한 국정 현안, 진솔하게 소통할 것" 이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 접견 외 나머지 시간은 회견 준비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서 분야별 핵심 쟁점과 추진 방향을 보고받고 예상 질문을 추려 답변을 거듭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을 합쳐 90분가량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한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주제 제한 없이 진행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한다. 청와대는 회견 제목을 수식어 없이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했다. 회견장 배경막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국정 현안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6.08 kunjoo@newspim.com ◆연임·공소취소·파병 정치 현안에 부동산·증시 민생 현안 산적  회견의 관심은 산적한 현안에 이 대통령이 과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다. 특히 공소 취소와 연임 헌법 개정(개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9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야권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인사 검증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의도 예상된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고 김승원 후보자는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요청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대미 투자 협상 관련 질문도 이 대통령에게는 고난도 문제다.  민생 현안으로는 부동산이 첫손에 꼽힌다. 정부는 취임 후 8·13 대책을 포함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최장 기록(85주)에 바짝 다가섰다. 강남 3구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이번엔 어떤 답 낼까 이 대통령이 앞서 일부 현안에 짧게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론적 언급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는 프랑스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취임 초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의 언급이었지만 연임 논란을 의식한 우회적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8일 진행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조작기소 여부의)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론적으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관적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꽤 많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된 게 아니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소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취소·연임 명확한 입장 내야" 목소리 강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동안의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과 이란 파병 문제 등 모든 정책에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분명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을 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공소 취소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대통령이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 개헌이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9주 연속 지지율 하락…추석 전 기자회견, 반등 할까  이번 기자회견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9월 2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신문 의뢰, 7~11일, 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인 33.8%였다. 부정평가는 63.3%로 처음 60%대에 올라섰다. 리얼미터는 외교 행보에도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데다 진보층과 20대 이탈이 더해진 것을 하락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시사IN 의뢰, 6~8일,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무작위 전화걸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인 중 2위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줄곧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1위를 내줬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한다' 35.9%, '불신한다' 50.4%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2%, 불신한다는 응답이 34.1%였다. 신뢰와 불신의 국민 평가가 1년 만에 뒤집어졌다.  the13ook@newspim.com 2026-09-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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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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