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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재정이면 OK?…민간 자생력을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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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회적기업 육성을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꺼내들었다.

사회적기업은 기업의 목표인 '이윤추구'보다 혁신적 아이디어로 민간과 공공의 중간 영역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사회적 책무'를 앞세운다. 때문에 자본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이념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은 도구가 될 수 있으나 해답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민간에서 자생력이 사회적기업의 생존 여부를 가른다고 입을 모은다.

◆ 저성장·저고용 시대 '대안' 주목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하고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발표장소로 헤이그라운드를 선택한 이유는 일자리 정책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이 큰 축을 차지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사회적경제기업은 농협, 수협 등 개별 협동조합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주요 목적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사회적기업을 함께 말한다. 사회적기업육성법 상에서는 배분가능 이윤의 2/3 이상을 사회적 목적에 재투자하고, 30% 이상 취약계층 고용 등의 요건 충족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한다.

유럽에서는 사회적경제기업이 고용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떠올랐다. EU 전체 GDP에서 사회적경제는 10%를 담당하고 있으며, 고용비중도 평균 6.5%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적경제의 고용비중은 1.4%에 불과하다.

정부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130만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회적경제 일자리는 37만개이나 EU 수준에 도달했을 때는 167만개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공조달에서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을 우선하고, 정책자금으로 보증한도를 늘리고 투자펀드를 신설해 금융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제3차 일자리위원회 회의 전 입주기업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부실 사회적기업, 재정지원으론 한계

그러나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고 사회적기업의 부실을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우리나라 사회적기업 중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은 4곳 중 1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사회적기업 재정지원사업 부정수급 미환수액이 최근 4년간 11억60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공조달에서의 우선권과 정부재정을 통한 금융지원만으로는 사회적기업이 민간에서 자생력을 키울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롤모델로 삼는 유럽에서 사회적기업은 지역사회에서 대중의 호응을 얻으며 자생적으로 성장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장석인 공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논문을 통해 "(유럽 선진국에서는) 인증을 받는 일부의 사회적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이나 단체를 통해 운영된다"고 분석했다.

◆ 민간의 호응이 성패를 결정

정부가 성공사례로 꼽은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들 역시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한 기업들이라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찾은 헤이그라운드는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비영리사단법인 루트임팩트가 마련한 공간이다. 루트임팩트는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손자 정경선 대표가 2012년에 설립했다.

헤이그라운드 내 위치한 마리몬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그림을 상품으로 제작해 판매한다. 사업 취지에 공감하는 네티즌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성장했다. 취약계층 고용을 전면에 내세워 흑자를 기록해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으로 제시된 한 사회적 기업은 "성장 과정에서 정부정책의 수혜를 받은 점이 없다"고 답했다.

일자리위원회 소속 구자현 KDI 연구위원은 "혁신적인 방법으로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하는 영국 옥스팜의 경우 민간에서의 기부금이 엄청나다"면서 "일반 대중이 '함께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적 의식을 재건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 연구위원은 "헤이그라운드는 재벌3세가 세운 소셜 벤처 지원 공간으로, 국내 기업인들의 사회적 책임감에 대해서 다시 보게된 사례"라면서 "(민간에서 사회적기업이 싹틀)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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