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컬처톡] 아름다웠지만 원작과 다른 결말…서울시무용단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벨'

기사입력 : 2017년11월10일 17:07

최종수정 : 2017년11월10일 18:48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서울시무용단 창작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벨' 커튼콜에서 관객들에 인사하고 있는 줄리엣 역 박수정, 로미오 역 최태헌 <사진=뉴스핌 DB>

[뉴스핌=최원진 기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쓰인 포스터만 보고 티켓을 산다면 큰코다친다. 무용수들의 춤솜씨는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극 전개는 원작과 너무 달랐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무용단의 창작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벨'이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셰익스피어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에 우리나라 정서와 음악, 춤을 접목해 재해석한 서울시무용단. 다시 연출하는 과정에서 서울시무용단은 원작에 등장하는 '두 원수 가문' 부분을 제외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그리고 파리스의 집착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앞뒤 편집이 너무 심해 원작과 다른 작품이 나왔다.

'1장 운명의 서곡' 프롤로그에서 제사장(무녀) 이해선이 등장해 로미오 역 최태헌, 줄리엣 역 박수정의 영혼결혼식을 올린다. 이해선의 파워풀한 춤과 세세한 표정 연기, 무용수들의 군무 모두 멋졌지만, 원작을 알고 온 관객들은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2장에서 파리스가 갑자기 등장해 티볼트와 만나고 있는 로미오 사이에 훼방을 놓는다. 로미오의 일행은 파리스의 부하들에 의해 내팽개쳐지듯 쫓겨난다. 원작을 아는 관객은 파리스와 로미오가 라이벌이라는 걸 알지만 원수 가문 세계관을 뺀 극에서 파리스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특히 결말이 원작과 달랐다. 원작에서 로미오는 줄리엣이 죽은 줄 알고 자살하는데 이번 공연에서 로미오는 파리스의 칼에 맞고 죽는다. 부족한 극 개연성과 원작과 다른 결말이 아쉬움을 자아냈다.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서울시무용단 창작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벨' 커튼콜에 등장한 청동종 <사진=뉴스핌 DB>

이번 공연 타이틀의 부제는 '블루벨(Blue Bell)'이다. 서양의 '골든벨(Golden Bell)'과 상반되는 한국의 청동종(靑銅鐘)이 무대 소품으로 등장했다. 두 주인공 사랑의 결말이 비극에 그치지 않고 모든 갈등으로부터 평화와 안녕을 바라는 작가가 의도한 연출이었다. 하지만 5000원 프로그램북을 별도로 구매하지 않은 관객들은 이런 숨은 뜻을 알 수가 없다. 부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포스터, 팸플릿에 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서울시무용단 무용수들의 춤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늘거리는 한복 의상을 입은 여성 무용수들과 칼을 무장한 파리스 부하들이 무대를 꽉 채우고 선보인 칼군무는 감탄을 자아냈다. 한국무용과 발레의 만남과 우리나라 전통 장단을 바탕으로 흘러나오는 서양 클래식은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극 시작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오르가니스트 구상길의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웅장함을 자아냈다. 최태헌, 박수정의 로미오와 줄리엣 풋풋한 사랑 연기는 관객들의 미소를 자아냈다.

한편 서울시무용단 '로미오와 줄리엣'은 10일까지 공연한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