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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중국 방문 마치고 귀국…"아쉬움 남지만 성공적"

기사입력 : 2017년12월17일 03:45

최종수정 : 2017년12월17일 18:01

사드 갈등 덮고 경제·안보 등 실질 협력 강화 '성과'
봉인한 사드 재언급 '불씨'에 '폭행' 불상사는 '아쉬움'

[충칭=뉴스핌 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박 4일간의 중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16일 귀국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뒤로 하고 한·중 양국 간 경제·안보 등에서 실질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에서 문 대통령의 첫 방중은 나름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반면,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사드가 '불씨'로 남았고, 있어서는 안 될 '폭력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다소 아쉬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전용기편으로 충칭 장베이공항을 출발, 3시간 여 비행 끝에 밤 10시 3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한병도 정무수석,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공항에 나와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인 이번 중국 방문에 대해, 성과 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분석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세 번째 정상회담 등을 통해 사드로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를 완전히 복원하려는 양 정상의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고, 한·중 양국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초석을 다졌다는 이유에서다.

문 대통령도 스스로 "성공적으로 잘 된 것 같다"며 방중 성과에 대해 만족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방중 마지막 일정으로 재충칭·쓰촨 한국인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제 어려운 시기는 지나가는 것 같다"며 "한·중 양국 간 관계 회복은 물론, 양국 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가자는 데 시 주석과 완전한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6일 서울공항에 도착, 영접 나온 인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경제·무역 등 실질 협력 분야에서의 교류·협력 활성화 약속을 받아 낸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대외적 어려움들이 해소됐을 거라고 믿는다"며 사드 갈등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외적 어려움(사드 갈등)으로 인해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북경현대차를 찾아 가서 한 발언이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중 산업협력 단지 조성, 투자협력 기금 설치 등 그간 중단된 협력사업을 재개하기로 하고, 양국 기업의 상대방 국가에 대한 투자 확대도 장려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 및 투자 관련 후속협상을 개시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 사절단을 통해 한·중 양국 기업 간 협력을 다시 본격화했다"고 자평했다.

이와 관련, 리커창 중국 총리는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양국 간 협력사업이 재가동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잠재력이 큰 경제·무역·에너지·보건 등에서 양해각서(MOU)를 맺었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후속 사업의 충실한 이행이며 많은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안보 등 지금껏 지지부진했던 분야에서의 양국 간 교류를 본격화한다.

한국과 중국은 경제, 통상, 사회, 문화 및 인적 교류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 오던 양국 간 협력을 정치, 외교, 안보, 정당 간 협력 등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상 차원은 물론 다양한 고위급 수준의 전략적 대화를 활성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4가지 원칙에 합의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4대 원칙이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은 북한의 도발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을 포함,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리 총리와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그리고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등 중국 유력 인사들을 만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 총리와 장 상무위원장은 중국 권력서열 각각 2위, 3위이고 천 서기는 차세대 지도자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한·중 관계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수 있다.

장 상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양국 관계 회복 발전에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방중 목적은 이미 달성됐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실질적인 성과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천민얼 서기와의 만남을 통해 충칭시에 있는 한국 독립운동 유적지 중 하나인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복원 사업' 재개 합의를 이끌어냈다.

천 서기는 "충칭시는 중·한 관계 우호협력을 위해 특별한 역할을 하겠다"며 "충칭 내 한국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연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마지막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찾은 것도 의미 있는 행보일 수 있다. 이날 충칭 임정 청사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임정은 우리 대한민국의 뿌리"라며 임정 수립일이 대한민국 건국일임을 못 박았다.

다만, 사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불씨를 남겼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다. '봉인'하기로 합의했던 사드 문제가 다시 거론된 탓이다.

시 주석과 리 총리 그리고 장 상무위원장까지 중국 권력서열 1, 2, 3위가 모두 사드를 언급했다. 시 주석은 '사드 반대'라는 중국 측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한국 측이 이를 계속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했고, 리 총리는 "중·한 양국은 민감한 문제를 잘 처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장 상무위원장은 "중·한 양국은 사드의 단계적 처리에 의견을 같이했다"는 말을 꺼내 청와대 측이 "(장 상무위원장의 말은) 현 단계에서 해결하지 않고, 지금으로선 미완으로 남긴다는 뜻"이라고 해명하기에 만들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물론 사드 문제가 완전 해결된 건 아니다"며 "그러나 사드 문제 언급의 빈도, 강도, 주체의 수준 등은 계속 현저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해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폭력사태'라는 불상사가 더해졌다.

지난 14일 중국 측 경호원들이 문 대통령을 동행 취재하던 한국 기자들을 집단 구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폭행당한 피해 기자들 중 한 명은 안구 출혈 등 상당히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불상사에 청와대는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중국 측이 수사에 착수하긴 했지만, 과연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는 두고볼 일이다. 중국 정부는 가해자가 중국 공안이라는 증거가 없고, 한국 측 주최 행사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로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피해 기자의 쾌유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느꼈을 좌절감 충분히 이해하고, 그런 마음을 중국 측에 충분히 전달했다. 중국 측에서도 이런 우리의 마음을 다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자기들도 최선을 다해 이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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