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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황 후손 '강노 초상' 미국서 귀환…우리 문화재 환수의 의미와 미술적 가치

기사입력 : 2017년12월19일 17:45

최종수정 : 2017년12월19일 17:45

강노 초상(姜㳣 肖像1879, 지본 채색)/묵서 세부. 강노는 강세황의 넨째 아들 강빈의 손자 <사진=문화재청>

[뉴스핌=이현경 기자] 강세황 증손 '강노' 초상화가 환수됐다. '강노 초상'은 조선후기 대표적 문인화가 강세황의 증손인 강노의 71세를 기념하여 1879년 9월에 그려진 작품이다. 이번 사례는 문화재 환수, 동양화 연구의 가치, 전주 강씨 5대가 한 박물관에 소장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1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강노 초상' 언론공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종진 문화재청장,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후손 강춘식 씨,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김울림 중앙박물관 연구관, 김호석 작가가 참석했다.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이번 사례가 환수된 문화재를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해야하는지 생각해볼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수된 문화재는 제대로된 의미를 가지는 차원에서 활용해야 한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국민에게 공개하고 문화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문화재 환수와 관련한 사업에 대해 "다양한 통로로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 적법하게 나간 문화재인 경우 현지에서 어떻게 적절학 활용할 수 있을지, 국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측면이 있는지 고민해야 할 거다. 환수 못지 않게 이 과정 역시 중요하다"면서 "균형있게 맞춰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김종진 문화재청장, 후손 강춘식 씨,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왼쪽부터) <사진=이현경 기자>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강노 초상화에 대해 "역사성에 있어서도 매우 획기적인 작품이다. 회화적 기법 자체가 뛰어나고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 여기에 더해 작품의 주인공과 제작 연대를 파볼 수 있는 중요한 회화다"라고 전했다.

'강노 초상'의 환수 과정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경매시장을 상시적으로 사전점검하다가 지난 10월18일 에버러드 경매·감정소(Everard Auctions and Appraisals)에 본 작품이 출품된 사실을 확인하고 국내로 환수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구매를 추진했다. 재단에서는 3차에 걸친 평가위원회를 실시했고 매입이 적합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국외문화재 긴급매입기금으로 추진했다. 재단에서는 평가를 마친 이후 초상화 전문가와 현지에서 유물의 진품 여부를 직접 확인했고 이후 온라인 경매에 참여해 지난 10월27일 초상화를 낙찰받았다. 국외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강노초상' 경매 낙찰가는 31만달러(약 3억3650만5000원)다.

환수된 '공노 초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게 된다. 지건길 국외재단 이사장은 강노 초상화를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품으로 기증한 이유와 그 의미를 설명했다. 지건길 국외재단 이사장은 "국립 박물관에 강세황 초상화를 비롯해 4대에 걸친 초상화가 소장되어 있다. 강민첨, 강현, 강세황, 강인, 강이오의 초상화와 함께 이번에 환수된 '강노 초상'까지, 진주 강씨 5대의 초상화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일이 추가가 됐다. 이는 동양사에 있어서도 흔치 않은 일"이라며 강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장 역시 "박물관적 입장에서 봐도 우리나라 초상 자체가 세계적으로 미술사적으로 굉장히 특히한 장르이고 미술사적 자료로도 평가받는 자료라고 들었다. 그런 점에서 5대에 걸친 초상화가 한 자리에 모여있는 건 세계문화유산적인 가치가 있다"면서 "학자가 많이 연구해 동양사, 한국사에 있어 초상화가 가지는 가치, 다른 나라와 다른 한국 초상화의 가치 등 그 사료를 부각시켜 수장하게 된 연유를 더욱 빛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민첨 초상(진주강씨 백각공파 시조), 1788년, 진주강씨 백각공파 종친회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보관, 보물 제588호/ 강현초상(부분), 강민첨의 16세손이자 백각공파 파조인 강현, 진주강씨 백각공파 종친회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기탁, 보물 제589호/강세황(강현의 3남) 초상, , 18세기 후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덕수3069)/ 강인(강세황의 1남) 초상,1783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구10094), 강이오(강세황의 5남의 2남) 초상, 19세기, 이재관 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덕수-003070-000 보물 제1485호 <사진=문화재청>

'강노 초상'의 회화적 가치는 대단하다. 국립중앙박물관 김울림 학예연구원은 이 그림에 대해 "반신까지 그려진 '좌안팔분면(左顔八分面)'이라고 한다. 관리가 공무중에 입은 시복으로 보아 주인공이 관리임을 나타낸다. 협각사모(挾角紗帽)와 허리에 서대(犀帶)도 보인다. 서대는 4품 이상 높은 관리만 착용하는 거다. 또 교의 위에 두 손을 모은 단정한 자세는 조선시대 관인 초상화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본 훼손 없이 상태가 양호하다"라고 김울림 연구원은 밝혔다. 더 나아가 전통 배채법으로 그려진 그림이라며 높은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울림 연구원은 "앞면에 칠하기 전 뒤쪽에도 채색하는 기법이다. 중국에도 배채가 있지만, 우리나라 인물화에서 높은 수준으로 꽃피어난 기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색채가 앞으로 은은하게 베어나와 얼굴이나 살결에 미묘하고도 깊은 표현을 할 수 있다. 또 인물의 표정이 매우 생동감 있게 묘사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수묵화가 김호석 역시 '강노 초상'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미술학적 가치가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그림의 한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 작가는 "그림에 사용된 재질은 어떤 한지보다 매우 우수하다. 섬유가 매우 우연하고 종이의 두께가 일정하다. 한지 연구사에도 매우 귀중한 자료"라며 "조선시대 초상하는 유지 초본으로 제작한다. 보통 참기름, 콩기름, 들기름을 쓰는데 '강노 초상'은 콩기름도 아닌 생 콩을 사용해 우수한 종이로 제작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지를 유지로 제작할 때 우리 조상은 먹과 색을 입힐 수 있게 수용성이 가능하기 위해 '생강'을 썼다. 생강즙을 문지르면 물감이 스며든다. 그 기법이 이 초상화에도 적용됐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 그림이 조선시대 초상화의 마지막 정점을 찍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노는 조선 말기 문신이다. 본관은 진주. 현감 강이구(姜彛九)의 아들이다. 1837년(헌종3) 진사시를 거쳐 1848년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 1850년(철종1), 정자(正子)가 된 뒤 홍문관응교를 거쳐 1857년 사간원(조선시대 언론기관)대사간이 됐다. 원래 북인계열로서 노론 중심의 세도정치 아래 중용되지 못했으나, 흥성대원군이 집정한 후 남인계와 북인계를 많이 기용함에 따라 1866년에 병인양요로 피폐해진 강화도에 위유사(조선시대의 임시관직, 병란·민란이 일어났을 때 지방 사정을 살피고, 백성을 위무하기 위해 파견하던 관리)로 나가게 됐다.

그 뒤 1871년 병조판서를 거쳐 이듬해 좌의정이 됐다. 1873년 대원군을 탄핵한 최익현의 처벌을 주장하다 고정이 친정하게 되면서 우의정 한계원과 함께 파직당했다. 1874년 재기용되어 판중추부사를 지내던 중 1878년 효휘전(孝徽殿, 조선 철종의 비, 명순왕후 김씨의 혼전)의 참례에 불참한 죄로 평안남도 삼화에 잠시 유배되었다가 다시 복직됐다. 1883년 대원군파로 몰려 임오군란 때 난도와 작당하였다는 탄핵을 받아 경상남도 안의로 유배됐고 이듬해 풀려나와 1887년 사면됐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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