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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명랑캠페인' 오호진 대표 "'진짜' 이야기를 하니까 클래스가 다르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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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글 황수정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일에 바빠 타인의 일에 무관심하다. 사람들이 무관심할 수록 세상은 점점 더 나빠진다. 그러나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사회를 향해 문제제기를 하며 변화를 이끌어내는 곳이 있다. 힘들지만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 그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 '명랑캠페인' 오호진 대표를 만났다.

지난 2013년 시작된 '명랑캠페인'은 연극, 콘서트, 영화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사회적기업. 최근 미혼모들의 문제를 담은 연극 '미모되니깐'을 통해 지난 12월 29일 한부모가족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이끌어낸 바 있다.

"너무 기뻐요. 기쁘다란 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죠.(웃음) 사실 안 될 줄 알았어요. 오랜 기간 공을 들였는데 국회라는게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요. 과정이 너무 길어서 연말에는 안 될 줄 알았는데, 29일 저녁에 통과됐다고 연락을 받았어요. 이걸 통해서 한부모 가정이 조금이라도 더 당당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연극 '미모되니깐'은 명랑캠페인이 2015년 '두리홈' 워크숍 과정에서 시작됐다. 청소년 미혼모들을 위한 치유 연극이었지만 반응이 좋아 본격적인 공연으로 이어졌다. 2016년에는 공모를 통해 실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대본으로 만들고 직접 무대에도 올랐다. 국내 최초 '입법연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달았고, 좋은 취지에 권미혁 의원을 포함해 41명의 국회의원들도 동참했다.

"처음에 공연 반응이 좋아서 모금도 많이 되고 취업연계까지 이어졌어요. 그때 여성단체, 시민단체에서 오셔서 제대로 된 공연을 제안해주셨고, 박원순 시장님도 오셔서 격려해주셨죠. 그래서 '잘 한 일이구나, 해야하는 일이구나' 생각했어요.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목표가 '입법연극'이었죠.(웃음) 일반적인 연극이 아니라 '토론 연극'이라 끝나고 관객들이 직접 의견을 나누고 무대에도 올라와요. 관객들이 처음에는 미혼모들의 상황이 바뀔 수 있지 않나 생각하지만 잠깐이나마 그 역할이 되어보면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죠. 법과 제도 보완에 대한 의견이 많아졌어요."

공연을 통해 사람들의 선입견을 없애고, 소외계층의 현실에 대해 인식하고 공감하게 되는 것. 여기서 더 나아가 공연에 참여한 당사자들 또한 스스로 변화하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명랑캠페인'의 취지이자 최종 목적이다.

"듣는 거랑 보는 거랑 정말 달라요. 지금 활동하는 엄마 중 한 명은 데이트폭력의 피해자에요. 미혼모에 대한 많은 편견이 있는데 그런게 전혀 아니에요. 세상이 편견에서 벗어나 다시 제대로 봐줘야 해요. 공연을 통해 조금씩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엄마들 역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걸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 같아요. 자신감이 생기고 무대에서 박수도 받고 격려도 받고, 관객들 이야기에 울기도 하면서 그런 과정에서 힘을 받기도 하고요."

'명랑캠페인'은 '미모되니깐' 이전에, 하루 1만원씩 1년 동안 365만원을 기부하는 캠페인 '션과 함께하는 만원의기적 콘서트'를 시작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없애는 '베리어프리 영화제', 영화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위로하는 '공감영화제', 50대 독거남들이 희망을 찾는 '나비남 영화제', 입체낭독극 '뛰뛰빵빵' '어쩌면' '웃는 동안', 토론연극 '기후야 돌아와' '우리집에 왜왔니2' '가족병:혼자라도 괜찮을까?'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기획했다. 다양한 활동이 가능했던 이유는, 오호진 대표의 열정도 대단하지만, 오랜 기간 영화·공연계에 종사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

"원래 '명랑캠페인'을 하기 전에 문화예술을 하던 사람이에요. 영화, 공연기획자를 하면서 문화예술 콘텐츠가 쉽게 사람들에게 받아 들여지고 파장도 빠르다는 걸 알게 됐죠. 영화 '말아톤' '마이 파더', 개봉하진 못했지만 '특별시 사람들' 등을 통해 취재하고 같이 다니면서 소외계층에 대해 많이 알게 됐죠. 특히 '말아톤'이 흥행하면서 세상이 이렇게 다라질 수도 있단 걸 느끼게 된거에요. 연극영화과를 나왔고, 영화계에서 공연계에서 오래 일하면서 만났던 모든 인력들이 지금 다 투입되고 있어요.(웃음)"

공연 외에도 어린이·청소년 문화예술 교육, 비영리단체를 포함해 다양한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도시재생사업도 하고 사례집도 내고 캠프 운영도 했다. 여러 기획과 지원금이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 활동비가 된다. 오호진 대표는 "회사 운영이 쉽지 않다"면서도 공익적인 활동은 물론, 공연의 질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사실 어려워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우리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하고 있죠. 예전에 영화·공연기획사를 다닐 때도 좋았지만, 지금이 훨씬 더 좋아요. 당사자들의 변화를 제 눈으로 보고 자립 의지가 생기는 게 너무 좋죠. 어찌됐건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이니까요. 무엇보다 콘텐츠의 수준이 낮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당사자들은 물론, 프로들과 결합해서 만들어나가죠. 당사자들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콘텐츠 수준도 올리고요. 또 중요한 건, 참여자에게 정확하게 돈을 드린다는 거에요.(웃음)"

사업비의 한계는 '찾아가는 공연' 형식으로 대안을 찾았다. '명랑캠페인'은 극장에서 벗어나 신청을 받으면 어디든 찾아가고 있다. 미혼 엄마들의 독백을 담은 뮤직토크쇼 '母놀로그'가 대표적. 오호진 대표는 "의자 3개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곳만 있으면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명랑캠페인'을 하기 전에는 큰 공연장에서만 했어요. 그런데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극장에 가는게 너무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공연이 꼭 극장에서 할 필요는 없잖아요. 목소리를 내면서 인식이 달라지는 게 목표니까, 응원해줄 수 있는 관객들을 찾아가는 거에요. 더 열심히 들어주시고 참여도 잘해주시고, 소문도 잘 내주시는 것 같아요.(웃음) 많은 사람들이 아직 공연을 초청해서 부를 수 있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신청 기준은 전혀 없고, 의자 3개만 있으면 돼요."

'명랑캠페인'의 다음 활동은 공간 운영 사업. 동네의 문제에 대해 알고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과 마음을 합칠 수 있게 만드는 새로운 도전이다. 또 '양육비이행지원법' 통과를 위해 '미모되니깐' 공연도 꾸준히 할 예정이다.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문화예술 콘텐츠의 힘, 명랑캠페인의 활동을 응원한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도 문화예술로 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공익적인 소셜 활동은 계속 해야죠. 실제 사례를 가지고 콘텐츠화 하고 심지어 당사자들도 출연하니까 또다른 감동이 와요. 사람들이 '클래스가 다르다'고 많이 얘기해요. 노력의 깊이가 다른 것 같아요. 정말 자기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소외계층의 징검다리, 확성기가 되고 싶어요. 입법활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문화단체니까요.(웃음)"

 

[뉴스핌 Newspim] 글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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