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지나면 부동산 규제 드라이브 약화 전망
투자자vs정부 줄다리기 속 ‘금리인상’이 최대 변수
부동신 시장의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4월이 다가오고 있다. 통상 설 연휴 이후 달궈지는 주택시장은 3~4월 극대점을 찍는 형태를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매년 발생하는 부동산 시장의 공식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오는 4월을 기점으로 더 크게 강화될 예정이라서다. 뉴스핌은 설 연휴 이후 성수기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편집자주]
[뉴스핌=서영욱 기자] 설 연휴가 지나면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과도한 부동산시장 규제 분위기는 사그라질 전망이다.
부동산시장에 가하던 정부의 채찍은 힘을 잃겠지만 오히려 미국발 금리인상이 가져올 충격파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설 연휴가 지나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규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왼쪽)과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방선거 전 신규 규제책은 나오지 않을 듯..토지공개념이 중장기적 화두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당은 설 연휴가 지나면 그동안 만지작거렸던 보유세 인상을 이전과 같이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도한 표현은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설 연휴 이후 정부는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한 대책들이 잘 적용되고 있는지 지켜보려 할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액션을 취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금 예상대로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둘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보유세 인상, 전월세 상한제와 같은 초고강도 부동산 규제대책이 시기를 앞당겨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토지공개념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당의 '토지공개념 헌법 명시' 개헌안은 과거 위헌 논란을 불렀던 부동산 중과세제에 대한 확고한 원칙 설정을 위해 도입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사용제한, 수익제한, 소유제한을 하는 관련 법령이 시행되면 부동산시장은 그야말로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토지공개념'이 헌법에 명시되면 조세저항은 물론 공항과 도로와 같은 사회기반시설을 조성할 때나 택지지구를 조성할 때 보상금을 더 받기 위한 주민들의 반발도 무의미해 진다. 소위 두둑한 보상금을 챙기기 위한 '알박기' 행위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4월, 대출축소·중과세 본궤도..시장對정책 힘겨루기 이어질 것
오는 4월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수요자들은 최종 선택만 남았다. 이미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사람들은 대부분 등록은 마쳐 남은 사람들은 집을 팔아야 하는지 더 지킬 것인지 갈림길에 서있다.
두성규 선임연구위원은 "공급확대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설 이후에도 규제만 예상된다면 규제를 견디고 갈 것인지 일부 처분을 할 것인지 사람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차익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처분할 수 있는 동기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책임연구원도 "설 연휴 이후 투자자들과 정부정책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에 급격한 변동보다는 눈치보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팔아서 남주느니 차리리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증여세를 내겠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새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수요자들의 선택을 더욱 독촉할 전망이다. 이전 DTI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이자를 더해 연간 소득으로 나눴다. 하지만 신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까지 연간 원리금 상환액에 반영한다. 주택담보대출이 2건이면 2건의 원리금을, 3건이면 3건의 원리금을 모두 합쳐 계산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안긴다. 오는 5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가구별 예상 부담금이 통보된다.
두성규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예상부담금 발표로 충격을 이미 한번 받은 상황"이라며 "실제로 오는 5월 부담금 통보로 충격은 현실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부담금을 받았을 때 반발하는 재건축 단지들이 있겠지만 대부분 재건축 분양시장은 소강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미실현 이익을 바로 부담하는 방식 때문에 세금 중과와는 정말 다른 파급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촉각'..저금리 끝나면 부동산 위축 불가피
결국 설 연휴 이후 부동산시장은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설 연휴 이후 부동산시장은 내적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가 변수가 될 것"이라며 "외적으로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있어 부동산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선임연구위원은 "결국 미국 금리인상이 실질적으로 충격파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금리인상이 큰 충격파로 다가오지 않았던 이유는 우리나라 수출이 그동안 굉장히 호조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가 끝나가고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은 있지만 갭투자들, 소소한 투자자자들은 쉽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라며 "금리인상 자체가 큰 '데미지'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욱 기자(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