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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① 문화예술계…고은·이명행·이윤택·하용부·변희석 등 추악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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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양진영·황수정 기자] 최근 문화예술계 전반에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SNS를 통해 각계 내로라했던 인물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사회적 충격이 거세다.

#문단_내_성폭력…시인 최영미, 원로시인 고은 폭로

지난달 30일 최영미 시인은 자신의 SNS에 서지현 검사의 검찰내 성추행 폭로와 관련 "문단에서도 성추행 성희롱 문화가 만연해 있었다"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래서 더 무시무시한 조직이 문단"이라고 언급했다.

원로시인 고은이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을 통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뉴시스>

이후 지난해 12월 계간 '황해문화' 겨울호에 게재한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고은 시인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괴물'에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등의 구절이 포함됐다.

최영미 시인은 지난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우선 당사자로 지목된 문인이 내가 시를 쓸 때 처음 떠올린 문인이 맞다면 구차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상습범이다.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고 피해를 봤다. 피해자가 셀 수 없이 많다"고 폭로했다.

이어 최영미 시인은 8일 SNS에 "그의 휴머니즘은 가짜다. 그의 시도 그럴듯하게 포장된 상품. 휴머니즘을 포장해 팔아먹는 문학은 이제 그만!"이라고 전했다. 또 17일에는 "언젠가 때가 되면 '괴물'의 모델이 된 원로시인의 실명을 확인해주고, 그가 인사동의 어느 술집에서 저를 성추행 했을 때의 실제 상황, 그리고 1993년~1995년 사이의 어느날 창작과비평사의 망년회에서 제가 목격한 괴물의 성폭력에 대해 말할 생각"이라며 공식적인 사과와 반성, 문화예술계 성폭력 조사 및 재발방지위원회 출범을 촉구했다.

문단 내 성폭력 논란의 중심에 선 시인 고은은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지만 18일 고은 재단을 통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창작공간 '문화향수의 집'을 떠난다고 밝혔다.

#연극계_성폭력의 시작…연극배우 이명행 자진하차

지난 11일, 연극배우 이명행이 공연 중이었던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하차했다. 이명행은 소속사 한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과거 제가 잘못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게 특히 성적 불쾌감과 고통을 느꼈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번 작품과 관련이 없으나 저의 과거 행동 때문에 더이상 피해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 더 엄격하게 자신을 관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문을 전했다.

배우 이명행이 성추행 논란으로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중도하차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SNS를 통해 이명행이 2년 전에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추가 폭로됐다. 글 작성자는 12일 자신의 SNS에 "미투가 시작되고 나서 몇 번이고 이 글을 쓸까 고민했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 뉴스를 보고 마음이 굳었다. 이명행 너 아직도 이러고 다니는 거냐"며 2년 전 조연출로 이명행과 같은 작품을 할 때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다. 그는 극장 위쪽 대본 리딩 공간으로 노트북을 가지러 갔는데 이명행이 따라와 신체적, 언어적으로 성추행을 했으며 관리인의 등장으로 위기를 모면했음을 밝혔다.

현재 이명행은 포털사이트에서 프로필을 삭제한 상태다.

#연극계 거장 이윤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성추행·성폭행 폭로…너도 나도 '미투' 동참

연극계의 거장 이윤택 연출가의 성추문도 미투 운동을 통해 터져나왔다. 연극 연출가 김수희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10년 전 연극 '오구' 연출가였던 이윤택이 "기를 푼다"며 안마를 시켰고, 이 과정에서 바지를 벗고 성기를 주무르라고 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폭로했다.

김수희의 폭로 이후 '김보리'라는 가명을 쓰는 A씨 역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윤택에게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려 '미투'에 동참했다. A씨는 극단 소속 배우였음을 밝히며 2001년 이씨의 별채인 황토방에서, 2002년 가마골 소극장 근처 여관에서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적었다.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이윤청 기자 deepblue@

성추행 논란의 당사자 이윤택 연출가는 결국 19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했다. 그는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 제 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한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다시 한번 피해 당사자분들께 사죄를 드린다"며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성폭행에 관해서는 폭력적인 방법을 쓰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이윤택의 사과에도 '미투' 열풍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윤택이 사과하기 직전, 극단 나비꿈 대표 이승비는 페이스북에 '미투'(#metoo)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처음으로 국립극장 공연을 펑크 낸 여배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경위와, 이윤택의 또 다른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같은 날 이윤택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는 끝내 거리패의 해체를 선언했다. 서울연극협회는 이윤택을 향해 최고 징계 조치인 제명을 결정했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아시테지)도 연희단거리패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으며, 한국연극협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역시 이윤택을 제명했다.

이윤택의 사과가 있던 19일, 배우 김지현은 SNS에 글을 올려 과거 이윤택의 성추행과 성폭행의 피해자임을 털어놓으며 "2005년 임신했고 조용히 낙태했다. 선생님은 200여 만원을 건네며 '미안하다'고 하셨다"고 적었다. 이날 JTBC 뉴스룸에서는 익명의 피해자가 인터뷰에 나섰으며 충격적인 수위의 성추행을 폭로해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가 이윤택의 성추행을 조장, 방조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논란 중이다.

#이윤택 이어 인간문화재까지…하용부 밀양연극촌장 폭로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윤택 연극연출가의 성폭행을 처음 폭로한 A씨가 다시 한 번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2'라는 글을 통해 하용부 밀양연극촌장의 성폭행 사실을 추가 폭로했다. A 씨는 "나를 성폭행한 가해자는 이윤택이 처음이 아니다. 2001년 여름 하용부에게서 연극촌 근처 천막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당시 밀양 여름축제 기간 중 벌어진 사건을 폭로했다.

하용부 밀양연극촌 촌장이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뉴시스>

하용부는 19일 '2018 평창 문화올림픽' 아트온스테이지에서 노름마치 공연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거세지자 공연에 불참했다. '2018 평창 문화올림픽' 측은 당일 오전 공식 사이트를 통해 "19(월) 17:30에 페스티벌파크 강릉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노름마치 풍' 공연 중 하용부의 밀양북춤은 진행 불가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하용부는 밀양백중놀이 전수자로 2001년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20일 문화재청은 하용부 밀양연극촌 촌장에 대해 정상적인 전승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전수교육 지원금 지급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뮤지컬도 예외없다…변희석 음악감독 폭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METOO(미투) 변희석 음악감독'이라는 제목으로 변희석 음악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성추행 피해자의 친구로, 변희석 음악감독이 오케스트라 여자팀원에게 "내가 가끔 생리를 하는데 그때마다 매우 예민해진다. 그러니까 너는 생리하지 말라"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공연 중 인이어를 통해 폭언을 하거나, 남자배우들의 상의로 손을 집어넣어 젖꼭지를 만지는 등의 사실을 폭로했다.

변희석 음악감독이 성추행 논란으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진=뉴시스>

이후 19일 새벽 해당 커뮤니티에는 '음악감독 변희석입니다'라는 제목의 해명글이 게재됐다. 그러나 내용 속에서 폭로글 작성자가 누구인지 안다는 협박성 뉘앙스로 다시 한 번 논란이 불거졌다.

같은 날, 변희석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사죄드립니다"라며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변희석 감독은 커뮤니티 게시글은 사칭이라고 밝히며 "원글쓴이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다"며 "명백히 저의 잘못된 말버릇, 행동의 습관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에서야 그간의 잘못을 돌아보고 뉘우치게 된 것이 부끄럽다. 하지만 이렇게 글로나마 사죄의 말씀을 올리는 것이 뮤지컬계를, 또 저 개인을 지켜보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는 생각이 든다"며 "다시 한 번, 원글쓴이분게, 또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또한 이 상황에서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께도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반성했다.

#지방 연극계로 번진 미투…김해 극단 번작이 대표 폭로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가 김해 극단 번작이 대표의 제명을 발표했다. <사진=경남연극협회 페이스북>

지난 18일 서울예대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에 10여 년 전 당시 16세로 김해 지역 한 극단에 입단했다가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지역 연극계의 왕'으로 군림하던 당시 극단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19일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김해 극단 번작이 대표의 영구제명을 알렸다. 협회 측은 "19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징계조치를 제안, 절차를 거쳐 영구제명할 것을 결정했다. 추가 피해자 여부에 대해 엄중한 조사를 시행해 2차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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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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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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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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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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