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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의 세상엿보기] ‘김기식이 김기식에게’ “정당하냐?”고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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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감 기관 돈으로 외유성 출장 의혹...靑 “해임할 문제 아니다.”
“금융개혁 저지 위한 흠집내기” vs “강압에 의한 뇌물죄”...검찰 판단은?

 [뉴스핌=이석중 에디터]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외유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김 원장은 논란이 확산되자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외유성 출장 등에 대해 “19대 국회까지는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부분”이라며 “관행이었다 해도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피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소임을 다하겠다”는 말로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도덕적으로 흠결이 될수 있지만, 실정법 위반은 아니지 않느냐는 뜻인 듯 하다.

‘국회의원 중 산하기관이나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외유를 안나간 의원 있느냐’는 여권의 반격의 소리도 나온다. 심지어 보수층이 김 원장이 추진하려는 금융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김 원장을 공격한다는 논리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은 김 원장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뇌물죄, 직권남용죄,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실정법 위반 문제는 이제 검찰의 판단에 달렸다.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바담 풍”해라

예전 우스개 소리 중에 혀가 짧은 서당 선생님이 천자문을 가르치면서 ‘풍’자를 설명할 때 “바담 풍” 하자 제자들도 “바담 풍”했다. 선생님은 “‘바담 풍’이 아니고 ‘바담 풍’”이라고 재차 바로잡았으나 학생들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여전히 ‘바담 풍’이었다.

자기의 행위가 옳지 않으면서 남의 잘못된 행위를 꾸짖을 수 있겠는가.

일반인들도 납득하기 어려운 김 원장의 과거 행태에 대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단지 ‘관행’이었다며 넘어가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수많은 금융권의 잘못된 관행, 즉 ‘적폐’를 바로잡아야 할 금융감독원장이 자신의 ‘적폐’는 당시의 ‘관행’이라고 넘어간다면 적폐 청산의 명분이 없다.

적반하장이다. 도둑이 오히려 막대기를 든다는 소리다.

잘못된 학습효과에서 나오는 무리수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와 여권은 김 원장의 경우를 비롯해 명명백백히 잘못된 일에 대해서도 막무가내로 버틴다는 지적이 많다. 버티다 보면 그냥 넘어가겠지라는 생각인 듯 하다. 실제로 그동안 여론의 비판을 받았던 인사와 정책들이 이런 식으로 강행됐다. ‘내로남불’ 정권이라는 소리가 이제 지겨울 정도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조사를 해 봤지만, 문제될 건 없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임명 취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론을 무시하고 버티는 이유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정부 시절 보수언론과 야당의 공격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속절없이 당했던 아픈 기억이 생생하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은 학생운동 시절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논리를 쌓으면서 공격기제만 발달했다. 그러다 노 정부 들어 처음 정권을 잡다보니 야권의 비판과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댔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

그 때의 학습효과 때문인 지 문재인 정부에서는 잘못을 인정하는 법이 없다. 공격에는 공격으로 맞서고, 너희는 이런 걸 잘못했지 않느냐고 물타기 하면서 예봉을 피하는 양상이다. 김 원장의 외유에 대해서는 “너희는 안갔냐”고 따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관행’과 ‘적폐’ 사이...누가 판단하나

 요즘 페이스북에서는 ‘김기식이 김기식에게’라는 글이 떠돌아 다닌다. 다른 이에게 들이댔던 잣대를 자신에게도 적용하라는 뜻이다.

지난 2014년 10월 21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한국정책금융공사 국정감사 자리에서 “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기업과 그것을 심사하는 직원의 관계에서 기업의 돈으로 출장가서 자고, 밥먹고, 체재비 지원받는 것 이것 정당합니까?‘라고 질책했다.

이랬던 그는 7개월 전인 3월에 한국거래소 돈으로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다녀왔다. 5월에는 우리은행 돈으로 중국과 인도를, 또 그 달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돈으로 미국과 유럽을 9박10일 동안 출장을 다녀왔다.

김 원장의 출장에는 관행적인 것도 있겠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도 있다. 출장을 다녀온 게 잘못이 아니라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에 대해 “정당하냐?”고 질책해 놓고 정작 자신은 그와 똑같은 행위를 그 전에 세 차례나 했다. 동행자 문제는 별개다.

김 원장의 논리로 치면 이 또한 정당하지 못하다. 야권의 고발과 검찰의 수사결과와는 상관없이 내로남불이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TV조선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22년의 정치생활 중 그런 출장은 처음 본다”는 발언을 민주당 의원 전언이라며 보도했다. 통상적인 국회의원의 출장 관행이 아니라는 의미일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석중 에디터 (julyn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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