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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태] '관리의 삼성' 경직된 조직문화가 사상초유 사태 불렀다

기사입력 : 2018년04월12일 16:00

최종수정 : 2018년04월12일 18:38

보수적 삼성생명 문화, 증권에도 적용…생명 출신 CEO 전문성 논란도
"책임 면피성 페이퍼 워크만 강조…지나친 형식주의로 본질 놓쳐"

[뉴스핌=우수연 기자]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 사태를 두고 삼성 특유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본질적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후한 전산 시스템도 결국은 사람이 관리해야하는 것이란 점에서 결국 '조직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인 것.

지난 6일 발생한 삼성증권 배당착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담당직원이 사건 발생 하루 전날인 5일 입력을 마쳤고 최종 관리자(팀장급)가 확인하지 않은 채로 승인됐다. 6일 오전까지도 오류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였고 결국 대규모 주식이 잘못 입고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입력오류를 인지한 건 오전 9시31분경. 임직원 계좌를 차단하는데까지 총 37분의 시간이 걸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사건을 수습하는 37분간 해당 담당자가 유선으로 사실을 전달하고, 사내망에 팝업을 공지하기 위해 IT부서와 논의하는 등 과정에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 9일 오전 한 시민이 서울 시내의 삼성증권 지점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이형석 기자>

◆ "페이퍼 워크만 강조하는 '형식주의 삼성'이 문제"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금융당국은 일차적으로 노후한 전산시스템의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우리사주의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을 입력하는 시스템이 하나로 돼 있어 사고 발생의 개연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경직적인 삼성의 기업문화가 이번 사태를 근본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관리의 삼성'답게 형식에 치우치다보니 정작 중요시해야 할 '실질적인 문제'를 놓쳤다는 것이다.

한 삼성 금융계열사의 전직 임원은 "삼성은 일처리에서 형식만 갖추면 모든 일처리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도 사전조사를 지나칠 정도로 한다. 결국은 실질적으로 업무를 성사시키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페이퍼 업무를 철저히 남겨 본인의 책임을 면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들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전직 삼성증권 직원은 "결제업무팀의 직원들은 10년 이상의 베테랑들이었기에 최종관리자도 믿고 승인을 했을 것"이라며 "습관적인 업무 처리에서는 관리자의 책임이 크고, 회사 차원에서는 리스크에 대한 규정과 관리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 2011년 삼성증권은 국내증권사 중 처음으로 '비즈니스연속성경영(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테러나 자연재해 등의 갑작스러운 피해를 입을 경우 업무에 흔들리지 않도록 제반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인증이다. 결국 글로벌 형식에 맞춰 인증은 받았지만 실제 내부통제에는 실패한 것이다.

◆ 전문성 부족한 CEO…'삼성' 브랜드에 기댄 직원들

또한 보수적인 삼성생명의 기업문화가 증권사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며 야성이 사라진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증권업계는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중시하면서도 '야성'이 필요한 업이다. 삼성증권은 실수를 유발하는 새로운 '시도' 자체가 없었기에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문제점들을 찾아낼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앞선 임원은 "조사만 계속할 뿐 결국 '액션'은 없다. 직접 도전해 깨져보기도 하고 실제로 운영을 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보완해가면 되는데, 뭔가를 완벽히 만들었다는 결과에만 의미를 둔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은 두려워한다"고 답답해 했다.

삼성증권에 삼성생명의 문화가 고스란이 옮겨온 이유는 역대 CEO들이 모두 삼성생명 출신인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결국 이 같은 인사는 삼성그룹에서 보는 삼성증권이 삼성생명의 계열사중 하나일 뿐이란 인식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은 1987년 제일제당으로 입사해 삼성화재-생명-운용을 거쳐 증권사 대표이사로 최근 임명됐다. 20여년간을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에서 주로 관리부문에서 근무해 왔다.

앞선 윤용암 사장 역시 다르지 않다. 윤 전 사장은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어린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측근 중 한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거쳐 지난 2005년 삼성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삼성화재 자산운용실장,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거쳤으나 주로 관리직으로 근무했을 뿐 실무에는 밝지 못하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이 같은 보수적, 소극적인 조직문화 때문에 삼성증권은 영업 측면에서도 업계로부터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증권사 영업직원들의 경우 주로 기본급을 낮추고 계약직으로 남는 대신 높은 인센티브를 받아가는 데 익숙하다. 때문에 증권업계 전반의 평균 계약직 비율은 21%에 달한다. 하지만 삼성증권의 계약직 비율은 9% 남짓. 대형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기본적으로 삼성이라는 네임밸류를 보고 고액자산가들이 돈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브랜드 네임에 기댄 영업직원들은 영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경쟁이 치열한 증권업계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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