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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철의 글로벌 워치] 남과 북, '합종연횡'보다 '이이제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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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근철 특파원=  판문점에서 열리게될 남북정상회담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미국 워싱턴 DC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급기야 "정말 훌륭하다"고 치켜세웠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서 북미 정상회담까지 릴레이로 열리게 될 것이란 전망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그야말로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격한 변화다. 벌써 성급한 호사가들의 입에선 이번 일(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만 잘되면 '노벨상 감'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지구촌의 유일한 분단국가가 있고, 지구촌의 핵 위기를 몰고온 한반도에서 부는 정상회담 바람은 그 정도 찬사와 기대를 받아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하지만 한반도 상공 위로 평화의 봄 바람을 만끽하는 사이 한반도를 떠받치고 있는지각이 거칠게 요동치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 문제는 남과 북만의 문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변 열강들의 파워 게임 만으로도 풀 수 없다.

식민 지배와 분단, 한국 전쟁과 대치 국면에 이르는 오랜 기간 그야말로 복잡한 실타래로 뒤엉켜져 있는 것이 한반도 문제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 지 누구도 알 지 못하고 따로 정해진 수순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 논의가 현실로 다가올 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것도 있다. '한반도 문제는 누구 혼자의 힘으로 풀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한반도에 살고 있는 당사자인 남과 북조차도, 둘만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것이 한반도의 모순 구조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에서 "종전선언은 남북만의 대화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가 이뤄져야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투영된 발언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거론한  '남,북, 미'는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도 가만히 물러나서 박수만 치고 있을 리가 없다. 한반도 비핵화와 새로운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은 향후 동북아는 물론, 글로벌 리더십과 균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지구촌의 일대 사변'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주변 열강들은 한반도 주변 정세의 대격변에서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키고 새롭게 구축될 한반도 체제에서 더 많은 지분과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치밀한 수싸움을 시작했다고 봐야한다.

지난 21일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발사 중단을 발표하자마자 중국 외교부는 즉각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루캉 대변인은 북한의 결단을 한껏 치켜세우며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루캉 대변인은 성명 말미에 "중국은 계속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한반도의 지각 변동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무시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들린다.  

지난 3월 전격적으로 이뤄진 베이징 북중 정상회담의 성사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논의를 예상 밖으로 급진전시키자 '베이징 패싱'을 우려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중국의 역할과 공동보조 필요성을 주지시켰을 것이란 관측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과 개발 문제가 본격화하면 주변 '사공'들의 훈수와 간섭, 자기 이익을 위한 어깃장이 다반사로 일어날 우려가 높다. 냉정하게 따져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과 북이 과거의 타성에 젖어 '합종연횡'(合縱連橫)'의 유혹에 빠져들어선 곤란하다. 필자는 과거 수차례 북핵 6자회담을 취재했던 경험이 있다. 6자회담은 한반도 관련국의 협의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이끌자는 훌륭한 취지로 추진됐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시간 벌기에 나섰고, 한국은 미국 일본과 한 팀을 이뤄 밀어붙였지만 구체적인 실천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이같은 세력 대결 구도가 재현된다면 후속 논의는 원동력을 잃어가며 교착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특정 세력이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인들이 고안하고 즐겨 써온 방책이 '이의제이(以夷制夷)'다. 이는 중국 대륙의 중원을 차지한 왕조라도 모든 주변국(오랑캐)을 힘으로 억누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채택됐던 일종의 고육책이다. 핵심은 주변의 힘을 적절히 활용해 자신의 목표를 관철시켜가는 것이다. 

현재의 한반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정 국가의 독주는 허용되기 힘들고 설사 남과 북이 의기투합한다고 해도 그 힘만으론 그대로 관철시키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선 사안마다 주변의 힘을 적절히 빌리기도 하고 지렛대로 활용해 소기의 정책 목표를 달성해가는 수 밖에 없다. 한국과 북한 뿐 아니라, 주변 강대국들도 이미 의식적이든, 아니든 이를 바탕에 둔 치열한 한반도 외교전을 준비하고 있을 터다. 

이 대목에서 최근 일본의 아베총리의 외교 행보를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아베 총리는 당초 납북 일본인 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 회담시 납북 일본인 문제를 거론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간 신뢰 구축에 우선 순위를 두며 일본 납북자나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중한 거절이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지난 17~18일 열렸던 미일 정상회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미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약속과 지지를 받아냈다. 미국의 힘을 바탕으로 아베 총리는 지난 24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기어이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답을 이끌어낸 셈이다.

판문점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과 북도 과거의 합종연횡보다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변국의 힘을 현명하게 활용해 나가는 '이이제이'의 공감대를 넓혀 가기를 기대해 본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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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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