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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4차혁명 오딧세이] 축적의 시간, 축적의 수학

기사입력 : 2018년05월08일 08:24

최종수정 : 2018년05월08일 08:24

은퇴에 따른 지식 소멸 대신에 세대 뛰어넘는 지식 축적 움직임 등장
시간 걸리더라도 지식 축적 독려해야

KAIST 는 최근 '초세대 협업 연구실 제도'를 국내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발표하고 그 일환으로 2개의 연구실을 선정 발표했다. 앞으로 수년간에 걸쳐서 30 여개가 선정될 것으로 예측한다.

제안된 '초세대 협업연구실'에는 1명의 시니어 교수를 중심으로 2-3명의 주니어 교수들이 모여 협업 연구를 진행하며, 5년여 동안 연구 공간과 운영비를 학교로부터 지원받는다. 그리고, 필요 시에 그 기간을 계속 연장할 수 있다.

그동안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교수들끼리의 협력은 매우 어려웠다. 이러한 새로운제도를 통해서 세대를 뛰어 넘는 교수간 협력을 도모하려 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교수가 65세에 은퇴하면 함께 사라지던 연구 업적과 노하우 등 학문적 유산을 후배 교수들이 이어 받아 발전시킬 수 있다. 그 결과 세대를 뛰어넘어 상호 보완적, 연속적 협력을 통해 학문의 대를 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게 되어서  2~3 세대에 걸쳐 우수한 연구가 한 분야로 지속된다면 언제인가 KAIST 에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자연과학 분야의 노벨상은 단기간에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오래 기간 '축적의 과정'이 필요하다.

 

축적의 수학, 복소수 수열

축적의 효과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등비수열'이 있다. 일정 부분 곱으로 계속 늘어나는 비율을 갖고 계속 곱해지면 그 크기가 늘어 나는 현상이다. 일상 생활에서 가장 흔한 예가 복리 은행 이자가 된다. 가장 쉬운 예가 은행 예금의 원금이 계속 매년 일정 비율로 곱해서 추가로 늘어나게 되며 늘어난 예금은 '등비수열'로 늘어 나게 된다.

이러한 등비수열의 합 Sn은 대단한 축적의 효과를 표현한다. 이처럼 일정 증가 비율과 축적의 시간은 강력한 결과를 만든다. 이때 등비 r 이 '1' 에 가까워 지면 등비수열의 총 합 Sn 은 무한대 값이 된다. 무섭고 놀라운 등비수열의 합 Sn의 법칙이다.

등비수열의 합 Sn 계산식, 여기서 a 는 초기값, r 은 등비, 출처: 수학방


자연과학에서 등비수열의 합 Sn 수식이 사용되는 경우가 안경 코팅 층의 물질과두께 설계 분야이다. 빛은 다른 매질을 만나면 전자기적 특징인 “임피던스”가 바뀌게 되면 반사가 일어 난다. 이 임피던스 차이가 반사 계수 r 을 결정한다. 그런데 이 반사된 빛이 반대편 코팅 층에서 다시 반사가 일어난다. 이러한 과정에서 안경 코팅 필름 안에서 무한대의 반사가 일어난다. 이 반사파의 총합을 구하면 최종적으로 투과된 빛의 크기, 반사된 빛의 크기를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코팅 층의 두께에 따라 빛의 전파속도가 달라지게 되는데, 바로 이 효과를 반사 계수를 복소수 r= R+jX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여기서 R 은 실수(Real) 을 표시하고 X 는 허수를 표시한다. 코팅 층을 통과하면서 위상차 X 가 생긴다. 그래서 두께와 그로부터 발생하는 합해진 복소수 X 의 합을 조절하면 전반사를 만들거나 특정한 파장의 빛이 통과하지 못하게 설계할 수 있다. 그래서 자외선 필터 기능을 가진 선 글라스도 설계도 가능하다. 여기서는 등비 수열의 합 이론과 복소수 등비를 이용하면 이러한 효과를 표현할 수 있다.


고주파 통신 회로에서도 이러한 축적의 이론이 사용된다. 회로의 구조를 바꾸면 고주파의 반사가 일어난다. 이때 선의 길이가 고주파 전자파의 위상 변화를 일으킨다. 그 결과 연속적으로 반사하는 전자파의 복소수 등비수열의 합의 결과는 특정 주파수는 통과하고 다른 모든 전자파는 반사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의 소자를 필터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5G 통신의 28GHz 전자파의 경우 기지국과 스마트폰에도 반드시 이러한 원리의 필터가 필요하다.

고주파 전자파의 복소수 축적의 효과를 표현한 스미스 차트, 출처: RF 디자인 하우스

 

고주파 측정기를 이용해 구한 RF 주파수 필터 특성, 출처:와이즈 시스템

 

공짜는 없다. 시간과 실패의 축적이 필요해

우리 사회에는 “빨리 빨리”를 외치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외국인이 제일 먼저 배우는 말이 “빨리 빨리” 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패스트 팔로우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성공적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이제 그러한 접근 방법에는 한계가 다가왔다.

이제는 창조적 리더 (Creative leader) 전략이 필요하다. 창조적 리더에는 새로운 발상, 시도가 필요하고 수많은 실패를 거친다. 다양한 분야끼리의 융합과 세대를 뛰어 넘는 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시행착오와 시간을 거친다. 시간에는 꽁짜가 없다. 이러한 문화를 구축하는 데는 축적의 과정이 필요하다. 복소수 수열의 합 Sn 수학으로부터 지혜를 배운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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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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