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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강정민 원안위원장님! 잠자리는 편안하신가요"

기사입력 : 2018년05월23일 17:06

최종수정 : 2018년05월23일 18:46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우리나라 초등교육기관의 명칭이 국민학교로 불리던 어린 시절 기억엔 솔 담배와 육각성냥이 있다. 삼촌이라 불리던 윗동네의 아저씨가 아버지와 담소를 나눌 때 종종 담배 심부름을 했다.

‘이 녀석 너 몇 살이냐’ 매번 기억도 못하는 나이는 왜 물어보는지, 겸연쩍은 인사말 뒤로 거스름 돈은 늘 내 몫이었다. 가끔 삼촌들 손에 이끌려 극장가를 찾을 때는 담배 연기로 매운 눈을 비비며 영화를 본 기억도 떠오른다.  요즘처럼 쾌적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35년이 훌쩍 지난 요즘,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한창이다. 유해성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고 그림’ 강화 논리는 ‘실제 담뱃잎’이라는 점을 본질에 놓은 경우다.

사실 담배가 1950년에 첫 등장할 때도 담배 속의 정확한 발암물질 여부 등 실험적 결과는 없었다. 그럼에도 담배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비과학적이거나 과학적인 근거의 논쟁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담배 꺼주세요’ 아기엄마의 요청에 길거리 흡연자가 뺨을 때린 사건을 기억한다.

당시 폭행 일화는 엄마부대의 공분을 샀다. 흡연에 관대하던 대한민국의 애연 문화는 이미 ‘죄인 아닌 죄인’이 된 셈이다.

경제부 이규하 차장

담배도 이런데 방사능 덩어리로 불리는 1급 발암물질 라돈은 어떨까.

정부가 국민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은 늘 절실하다. 하지만 국민이 갖는 믿음을 여지없이 부숴버리는 비극도 정부가 한 몫 한다.

1만여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그랬다. 가습기 살균제 이후 라돈 침대로 불리는 대진 침대 사건이 터졌다.

“애가 숨 쉬는 게 답답하대요. 최근 소아과 갔는데 폐활량이 정상기준에 3/1 수준이라네요. 이유가 딱히 없었는데 라돈침대 때문이었을까요. 아이만 침대를 썼고...얘만 그래요”

“원자력 규제 책임자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사라졌다? 알아야 위원장 할 텐데...능력이 안 되면 내려와라. 이런 사람 앉힌 청와대도 반성해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돈보다는 생명이 우선일 것이란 믿음’에 배신당한 국민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후진국’이라는 사실을 깨달게 해준 원안위의 안일함은 총체적인 부실의 집합체로 지적되고 있다.

이쯤 되면 살충제 계란 등 먹는 것부터 자고, 쉼 쉬는 그 무엇도 안심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라돈 침대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표명한 것도 위기관리 능력 부재 등 정부의 무능에 있다.

최근 라디오 프로에 나온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김혜정 비상임위원의 발언은 더욱 충격적이다. 라돈 침대 문제의 주범으로 재료로 쓰이는 ‘모나자이트 광물’로 지목했다. 수입업체의 신고만 받고 추적 관리는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침대뿐만 아니라 생활 제품 곳곳에 사용한 정황이 감지되고 있지만, 전방위적인 규제 관리 감독엔 손을 놓고 있다는 발언이었다. 심지어 음이온 제품으로 둔갑된 18만개 제품이 특허를 받는 등 아연실색할 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 우리 사회는 예상치 못한 큰 변혁을 겪고 있다. 못된 권력으로부터의 온당치 않은 것들에 대한 을의 반격이 그 것이다. 적폐청산, 갑질 개선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세우는 일은 이념 문제가 아닌 개념 문제였음을 깨닫는 과정을 밟고 있다.

하지만 숱한 시간이 흘렀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안전이다. 내달이면 단순 감기 증상인 줄 알았던 환자들이 ‘원인미상 간질성 폐렴’으로 사망한 7년 전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의 서막이기도 하다.

56년 전 6월 1일 처형된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실무책임자 아돌프 아이히만은 당시 “단 한명도 직접 죽이지 않았다”는 항변을 늘어놨다.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을 지켜본 독일 출신의 유대인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말한다. 그의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보면, 아이히만은 세 가지 무능이 지적됐다.

‘말하기의 무능성’, ‘생각의 무능성’,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의 무능성’은 유명한 구절이다.

바로 원안위가 그 짝이다.

강정민 원안위 위원장께 묻고 싶다. 잠자리는 편안하신가요.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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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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