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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철의 글로벌 워치] 북핵 '디테일의 악마'를 잡는 '강력한 톱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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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근철 특파원='세기의 핵 담판'으로 불리는 '북미정상회담'에 관한 뉴스가 연일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처음 공론화된 것은 지난 3월 8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접견한 뒤부터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만나겠다"고 화답했다.77일 전의 일이다.

그후 한동안 북미정상회담 추진은 그야말로 급물살을 탔다. 그런데 이때쯤 워싱턴의 외교가나 이른바 한반도 전문가들이 자주 거론했던 말이 있다. 바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다. 주로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일괄타결하려는 노력에 대해 '기대가 지나치고 현실을 모르고 순진하다'는 뉘앙스가 깔린 말이었다.

'독일 마셜펀드’의 로라 로젠버거 연구원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말을 직접 사용하며 북한 비핵화 논의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너무 부풀려져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의 말이 틀리지는 않다. 특히 숱한 외교관들과 한반도 전문가들은 그동안 북핵 문제에 있어서 '디테일의 악마'가 얼마나 무서운 지를 몸서리칠 정도로 경험했다.

'핵없는 한반도'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북한도 원칙적으로 동의해 왔다. 지난 20여년간 그럴듯한 '비핵화'선언과 합의도 여러차례 나왔다. 하지만 북핵을 검증하고 해체하고 보상하는 과정을 잘게 자르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곳곳에 '지뢰밭'이었다. 결국 한때 기대를 모았던 '선언'과 '합의'들은 디테일의 악마에 발목을 잡혀 사문화되는 과정을 밟았다.

최근에 만난 한 워싱턴의 한 한반도 전문가도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서 덜컥 비핵화 합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실현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악마는 디테일에 있으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어쩌면 이같은 입장을 보였던 전문가들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를 들으며 무릎을 탁 쳤을 것 같다. 이들의 경고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벨상의 꿈'을 싣고 급류를 타던 북미정상회담은 최근 '디테일의 악마'에 발목이 잡혔다. '리비아식 모델'이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폐기(CVID)'니 하는 미국측 요구나 북한이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내세우며 미국에 핵 포기를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말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 그렇다. 그만큼 북핵 문제에 있어서 디테일의 악마는 무섭고 위력적이다.

하지만 '병이 있으면 약도 있다'는 말이 있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디테일의 악마'를 잡는 명약은 '강력한 톱 다운(top down)'이다.

다수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과 핵 협상을 '디테일이 없는 톱 다운' 방식이어서 우려스럽다는 지적을 한다.

하지만 그동안 그 숱한 전문가와 외교관들이 디테일에 매달렸지만 북핵 문제는 한치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제 북핵 문제의 본질은 '디테일'에 매몰되는 것이 더 위험하고 비생산적일 수 있다는 역발상이 필요한 때가 됐다. 

과거와 달리 '톱 다운'이 가능한 조건도 조성이 됐다. 그중 하나는 북한이 이미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성취'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필자의 시각으로는 그동안 북한은 각종 합의와 선언에도 불구하고 내심 '핵포기'를 추구한 적이 없다. 그동안의 비핵화 제스처들은 국제적 감시와 제재를 피하며 핵무력을 완성하기 위한 '시간 벌기용'으로 치부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어찌됐든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으니 이제는 이를 통한 '거래'를 해야할 시점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 '핵 개발'에 몰두할 의지도, 여력도 없어 보인다. 대신 북핵을 걸고 '적절한 거래'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이다.

또다른 우호적인 환경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이나 구체적인 디테일에 사로잡히지 않는 '강력한 톱 다운'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란 것이다. 카리스마를 갖춘 두 리더가 큰 그림과 일정에 합의하고 행정가와 전문가들을 동원해 그 일정에 맞춰 성과물을 내도록하는 것이 북핵이란 난제를 푸는 데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보여진다.

북한 역시 이같은 방식을 선호하는 메시지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회담 취소 결정에 대해 김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나온 김계관 외무성 제1 부상의 담화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김 부상의 담화문은 북미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이라고 치켜세우며 김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좋은 시작을 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표시했다고 나온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의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담화에 대해선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평가절하했다.

이는 디테일을 내세운 실무진들의 '지나친 언행'이나 '반발'을 물리치고 양 정상간 담판을 벌이자는 메시지로 읽힌다.

항후 북핵과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꼼꼼한 디테일은 필수다. 하지만 디테일의 늪에 빠져 수십년간 교착상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지도자들의 강력한 '톱 다운'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수레바퀴를 일단 굴려가는 것이 더 급선무다. '톱 다운'을 앞세워 '디테일의 악마'를 선용(善用)해가는 한반도 주변 지도자들의 지혜를 기대해본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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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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