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지방 산모 사망률 후진국 수준인데… 아이 낳을 병원이 사라진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제일병원 사태로 재확인된 산부인과 '위기'
급감한 신생아 울음소리…폐업 병원 ‘수두룩’
터무니없이 낮은 의료수가…제도 보완 시급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대한민국에 아이 낳을 곳이 사라지고 있다. 저출산과 의료수가 구조문제로 산부인과가 연쇄 페업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지방 소도시 산모의 분만 중 사망률이 스리랑카보다 못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처제가 예정일이 16일인데, 부산 해운대 나름 큰 산부인과가 폐업 절차에 들어 간다고 하네요. 그것도 주변 지인이 이야기 해줘서 알게 되어서 전화 해보니 폐업 들어 가는 게 맞다네요. 그냥 짐 싸들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네요. 그 건물에 조리원 까지 예약 한 상태인데, 이렇게 되면 아이가 혹시 아프거나 하면 진료도 힘들고 산모도 출산 후 진료가 힘든거 같은데 너무 답답하고 무섭네요”

12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산부인과의 경영부실이 계속되면서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 출산율 역대 최저…“아이 낳을 병원이 사라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총 520곳의 산부인과가 문을 닫았다. 같은 기간 새로 문을 연 산부인과는 절반 수준인 296곳에 불과하지만, 이마저도 분만을 주업으로 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현상의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지속되는 저출산이다. 산모가 없으니 산부인과 환자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통계 수집 이래 최초로 35만명대로 추락했다. 1970년대만해도 100만명대였던 출생아 수는 2002년 절반 수준인 49만명으로 감소했으며, 빠른 속도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산부인과 위기를 설명할 때 턱없이 낮은 ‘의료 수가’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초산 제왕절개술 수가(본인부담금+건강보험공단 부담금)는 의원의 경우 43만 3620원, 병원이 39만 1530원이다. 야간과 공휴일 제왕절개술의 의원 수가는 65만430원이고 병원 58만7300원이다. 응급 심야 제왕절개술의 의원 수가는 108만4040원, 병원 97만8840이다.

자연분만의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는 53만4480원이고 병원급 수가는 48만2610원이다. 야간과 공휴일 수가는 의원 71만2640원, 병원 64만3470원이다. 응급 심야 자연분만의 의원 수가는 106만8960원, 병원 96만5210원이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동물병원 제왕절개 수술 비용도 50만원이다. 비현실적인 의료 수가 책정을 두고 극단적으로 강아지만도 못한 비용이라고 표현할 정도”라면서 “저출산 영향으로 영업이 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고된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의사들이 산부인과를 기피하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 분만 건수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제일병원까지 흔들렸고 업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제일병원은 17개 모든 진료과가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2000년대 초 대한민국 신생아의 2%가 태어났으며, 역대 출생아 건수 국내 1위를 가장 많이 차지한 병원이다.

8일 오전 파업 중인 제일병원 노조. [사진=김유림 기자]

하지만 제일병원 자료에 따르면 분만 건수는 △2012년 6,808건 △2013년 5787건 △2014년 5490건 △2015년 5249건 △2016년 4496건 △2017년 4202건 등 최근 6년간 38%씩 감소했다.

급격히 줄어든 분만 환자와 의료수가 문제로 경영난에 시달린 병원 측은 임금 삭감을 단행했다. 이에 노조는 반발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8일까지 파업에 들어갔다.

결국 파업 기간 9일 동안 정상 진료가 불가능했고, 분만이 임박한 산모와 응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갑작스럽게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혼란을 겪었다.

◆ 사라진 산부인과…지방 산모 사망률 후진국 수준

서울 시내 여성전문병원도 휘청거리는 가운데 지방 소도시는 더 심각하다. 산부인과가 아예 사라지면서 아이를 낳다 사망하는 산모가 후진국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건정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군구 250곳 중 59곳에는 산부인과 병원이 단 한 개도 없다. 실제로 인구 7만 명의 충남 부여군에는 지난 2013년까지 있던 산부인과 1곳이 폐업한 뒤 지금까지 공백상태다.

결국 산모들은 먼 거리까지 원정출산을 떠나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지방의 모성사망률은 도심과 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모성사망률은 임신, 분만, 산욕 등으로 산모가 사망하는 비율로 국가의 보건 수준을 대변하는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서울은 3.2명으로 OECD 평균 절반이지만, 제주 16.7명, 경북은 16.2명 수준이다. 심지어 두메산골이 많은 강원도는 32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며 스리랑카보다 높은 수치다.

이처럼 저출산과 낮은 의료수가, 산부인과 감소가 서로 악순환으로 작용하면서, 국민건강권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의료업계는 안전한 출산을 할 수 있는 환경조차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중앙 정부가 나서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ur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