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마켓

[조선업 부활 기지개] "거제도 갱기? 한참 멀었지만 희망 보여"

기사입력 : 2018년06월18일 14:27

최종수정 : 2018년06월18일 14:34

< 끝> 시장에 손님 줄고 빈집 많아…수주 소식에 희망
대우조선해양 잇따른 수주…희망 시그널 '환영'
2020년쯤 업황 회복 기대…“인력 유지해야 후일 기약”

[거제=뉴스핌] 유수진 기자 = "거제도 갱기(경기)? 아이고 아직 한참 멀었다 아이가... 조선이 죽으삐면서 이 지역 사람들 다 굶어죽는다 안 카나... 큰일이다 큰일!! 그래도 요즘 조금씩 수주하고 있다대? 잘 돼야 될 낀데... 그래야 우리도 좀 묵고살 꺼 아이가."

울산과 함께 국내 조선업의 메카인 경남 거제에서 만난 한 지역 주민의 얘기다. 여전히 힘들다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아직까진 '희망'에 불과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몇 년 후 '현실'이 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 거제에는 국내 조선 '빅3' 중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와 삼성중공업의 거제조선소가 나란히 둥지를 틀고 있다.

◆ "손님 줄어 큰일…수주가 많아야 우리도 산다"

지난 4월 말 찾은 거제도의 첫인상은 여느 중소도시와 비슷했다. 버스터미널 앞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줄지어 서 있었고, 인근 고현시장에서는 상인들이 목청 높여 해산물과 채소, 반찬 등을 팔고 있었다.

하지만 속사정은 사뭇 달랐다. 시장 상인들에게 다가가 요즘 거제 지역 경기에 대해 묻자 열에 아홉은 대답 대신 한숨을 푹 쉬었다. "아휴~ 말도 못해"라며 손을 내젓고는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 상인도 있었다. 시장 한편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정남(62‧여) 씨는 주 고객이던 조선소 직원들의 발길이 끊겨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도 한 시장 모습 [사진=유수진 기자]

고현시장은 두 조선소와 차로 5~15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손님 대부분이 조선업계 종사자다. 이씨는 "조선업 경기가 좋을 땐 장사가 잘됐는데 작년부터 확 꺾이기 시작했다"며 "조선업계 사람들만 보고 장사하는 건데 손님이 너무 줄어서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두 조선소의 근무자 수는 한때 협력사 등을 포함해 10만명이 넘었으나 작년부터 점차 줄기 시작해 현재는 절반 수준인 5만3000명 정도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남 거제시의 지난해 하반기 실업률(10월 기준)은 6.6%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시 지역 평균 실업률 3.5%보다 두 배 가까이, 군 지역 실업률(1.7%)보다 네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특히 거제시 실업률은 2016년 10월과 2017년 4월 각각 2.6%, 2.9%로, 불과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고용률은 64.2%→63.5%→ 59.3%로 떨어지는 등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2016년 하반기 이후 거제시의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20년 넘게 건어물을 팔고 있다는 박모(83) 씨도 "조선업이 잘나갈 땐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집이 부족할 정도였다"며 "불황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빠져나가 이젠 빈집이 많은 상태"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 대우조선해양 잇단 수주…희망 시그널 '환영'

그러면서도 박씨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잇따른 수주 소식을 반가워했다. 일단 조선업이 살아나면 일자리가 생겨 유입 인구가 늘 테고, 자연스레 지역 경기도 활성화될 거란 기대 때문이다. 박씨는 "배 수주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우리 모두가 산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초부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및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수주전에서 연일 승전보를 전하며 이러한 지역 민심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기준 LNG선 8척, VLCC 10척, 특수선 1척 등 총 23억6000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 올해 수주 목표로 잡은 73억달러의 1/3가량을 달성했다.

거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특히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연속 건조함으로써 생산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일찌감치 LNG선 시장 확대를 예상, 1990년대 초부터 대량생산을 위한 원가 절감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독보적인 원가경쟁력을 확보, 1992년 최초 수주 이래 전 세계 조선소 중 가장 많은 LNG선을 수주 및 인도(3월 말 기준 159척 수주, 121척 인도)하게 됐다.

◆ 2020년쯤 업황 회복 기대..."인력 유지해야 훗날 기약"

하지만 연속 수주 행진이 조선업 부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조선업계에서 수주는 사실상 '2년 뒤 성과'를 의미한다. 업종 특성상 수주 직후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설계부터 건조, 인도까지 2년가량이 걸리기 때문이다. 매출 역시 2년 뒤 반영된다. 즉, 올해 수주량이 늘었다고 해서 갑자기 피부에 와 닿는 수준의 변화가 생기진 않는다는 얘기다.

다만 수주가 희망의 시그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조선업계는 적어도 오는 2020년쯤은 돼야 조선업이 정상 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세계 경제의 큰 폭 성장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단기간에 업황이 회복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 그러면서 '희망'이 '현실'로 변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선 인력 유지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국제 시장에서 우리나라 조선업의 기술력을 인정해 주고 있어 시장만 살아난다면 충분히 빠른 시일 내에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때까지 정부와 금융권이 인내심을 갖고 조금만 기다려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uss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