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월드컵·다이아몬드리그 맞물려 흥행 실패
정상급 선수 불참에 경기운영도 미흡 비판
[런던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지난 14~15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한 제1회 육상월드컵이 '반쪽대회'라는 오명을 남기고 폐회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자메이카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8개국이 참가한 2018 런던 육상월드컵은 △러시아월드컵·다이아몬드리그와 맞물린 개최 시점 △정상급 선수 불참 △미흡한 경기 운영 등으로 많은 논란을 남겼다.
이번 대회는 첫날 티켓이 3만장 이상 팔렸지만, 러시아 월드컵과 다이아몬드리그의 여파로 런던 스타디움 관중석이 절반 이상 빈 채로 경기가 진행됐다. 러시아월드컵에 관중의 시선을 뺏기고, 육상인들의 축제인 다이아몬드리그가 시작되는 시기와 맞물려 정상급 선수들까지 뺏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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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런던 육상월드컵 여자 800m 경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대회에는 또 남자 단거리 100m 세계 챔피언 저스틴 개틀린(미국), 60m 실내 육상 기록보유자 크리스찬 콜먼(미국), 여성 단거리 주자 디나 애셔(영국) 등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불참했다.
세계 챔피언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타이틀을 보유한 남아공 새크터 세메냐도 800m와 1500m 월드컵 경기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육상월드컵 전날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참가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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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런던 육상월드컵 남자 110m 허들 경기.[사진=로이터 뉴스핌] |
경기 내용과 운영방식도 부족한 점이 많다는 비판을 받았다.
폴란드 아니타 브워다르치크는 여자 해머던지기에서 78.74m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17 월드챔피언십에 이어 3번째 우승이지만, 2년 전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 82.98m에 한참 못 미쳤다. 자메이카 챔피언 제니브 러셀은 400m 허들 경기에서 힘들이지 않고 우승했으나, 55.10초라는 실망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누리꾼들은 "중계채널 스카이(Sky)에서 경기실황보다 사전 녹화된 인터뷰에 과도하게 집중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미셸 세맷(Michelle Sammet) 육상 전문기자 겸 해설위원은 "육상 경기를 제대로 홍보하려면 선수들 개개인에 집중해야 한다. 비인기 종목에 팀 경기를 만들고, 참가국도 몇 개 없고, 잘 알려진 선수도 없다. '미국 허들 선수' 한 명만 보러 월드컵에 오는 사람은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세바스찬 코(Sebastian Coe) 전 영국 육상 선수는 "새로운 형식의 월드컵을 진행하게 돼 기쁘다. 첫 육상월드컵을 잘 검토해서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월드컵 참가는 개인의 선택이니 불참한 선수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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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런던 육상월드컵 여자 400m 릴레이 경기.[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대회 종합우승은 15개 종목 중 6개에서 우승하며 총점 219점을 획득한 미국이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45만달러(5억562만원), 미국 대표팀 주장 퀸 해리슨이 든 플래티넘 트로피는 25만달러(2억8090만원)에 달한다. 이 트로피는 스포츠계에서 가장 비싼 트로피로 이름을 올렸다.
2위는 폴란드(162점), 공동 3위는 영국과 북아일랜드(155점)가 차지했다. 육상 강국 자메이카는 4위(153점)에 그쳤다.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