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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위반, 왜 재무제표 '주석'은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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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FRS 도입하면서 손익계산서·재무상태표 내용 보완하는 '주석' 강화
외감법상 주석도 재무제표 범위 포함... 상장규정은 '예외'
한국거래소 "주석 미기재, 수치 변동 없으면 영향 미미"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최근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시 누락에 대해 회계위반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가운데 재무제표 주석의 중요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규정과 외부감사법의 온도차도 큰 편인데, 일각에선 투자자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거래소가 논란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숫자 등 객관적 정보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제50조에 따르면 주석 미기재나 계정분류 오류 등 재무제표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내용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더라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바이오젠 콜옵션 공시를 누락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 검토 없이 거래가 재개된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공시하는 기업 재무제표는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재무제표 주석 등 5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거래 실질을 강조하는 K-IFRS(국제회계기준)가 도입되면서 재무제표 본문의 내용을 보완하는 주석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됐다.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는 간략하게 작성하되, 관련 내용을 주석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이 K-IFRS 도입 원칙이다.

외부감사법 시행령에서도 재무제표의 범위를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주석까지로 본다. 재무제표 주석에는 계약상 옵션 조항이나 부대조건, 세부적 발행조건, 우발채무, 소송 등 중요한 투자관련사항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상장을 앞둔 현대오일뱅크는 지분 60%를 가진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지난달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바꾸면서 사업보고서를 정정공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배구조 관련 내용 역시 주석에 담겨 있는 사안이다.

한 기업공시 전문가는 "재무제표 주석은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라며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근본적 목적에 비춰보면 주석 미기재는 손익계산서나 재무상태표 누락과 마찬가지로 큰 문제"라고 전해왔다.

H회계법인 관계자 역시 "해석에 대한 부분이 틀렸는데 이걸 예외로 봐준다는 자체가 의아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회계법인 등 외부감사인은 주석을 포함 재무제표 전 항목에 대해 감사한다. 주석 역시 기업회계의 일부분으로 투자판단에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에서다.

IFRS를 도입하지 않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재무제표 주석을 상당히 중요하게 바라본다.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는 "외국에서도 기업들 재무제표가 짧아지는 추세"라며 "주석에는 재무제표에 들어가지 못하는 표·서술 정보나 백데이터를 모두 담고 있기 때문에 주석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거래소가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실질심사에 따른 논란 가능성을 피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객관적인 수치로 나오는 숫자와 달리 주석은 서술형이기 때문에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주석까지 다뤄야 하는 게 맞지만 실질심사는 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된다"며 "회사가 당장 망하는 것도 아닌데 함부로 상장을 폐지할 수 있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어 있어 거래소로선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보호를 위해 기업의 재무상태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제무재표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주석의 경우 산출 금액이 존재하지 않아 중요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강병국 한국거래소 상장심사팀장은 "기본적으로 주석 미기재는 분식 금액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숫자에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며 "어떤 부분은 중요하고 어떤 부분은 중요하지 않은지 현실적인 기준을 만들기도 어렵다"고 현실론을 내세웠다.

한편 제도 개선을 위해선 특정 기준과 심사위원회의 객관성과 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상수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주석 내용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업종별로, 사안별로 분류해야 한다.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준석 박사는 "평가자의 적격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에 주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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