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여성·아동

속보

더보기

취업률 9대1...특성화·직업계고 '양극화 심화'

기사입력 : 2018년08월13일 09:45

최종수정 : 2018년08월13일 09:48

고졸취업 취지로 세운 직업계고, 실태는 '극과극'
466개 특성화고 중 110곳 취업률 30%도 못 미쳐
취업 실패한 뒤 수능 응시 곤란...'청년백수' 위기
전문가 "업계 수요 반영도 못하고 세금만 낭비"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친구, 선배들은 이미 삼성전자, 한전, 한수원에 붙었더라고요.”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2학년 김대성(18)군은 열심히 자격증시험 공부를 한다. 김군이 다니는 학교는 마이스터고(숙련기술인 육성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고)다. 대학 진학이 아닌 취업에 목적을 둔 곳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이르면 2학년부터 졸업 후 다니게 될 직장이 결정된다.

#“취업하지 못한 선배들은 급한 마음에 대학이라도 가려해요.” 권지아(19·가명)양은 한국치즈과학고 3학년생이다. 권양의 학교는 치즈제조 및 유통 전문가를 양성하는 특성화고다. 그렇지만 관련 기업 취업문은 바늘구멍이다. 졸업생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에 대학 진학을 꾀한다. 권양은 3년 동안 배운 지식·기술을 포기할 수 없어 식품가공학과가 있는 대학에 수시모집 원서를 넣고 있다. 그는 “선배들은 배운 것과 상관없더라도 취업이 된다는 물리치료학과, 유아교육과로 지원하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졸취업을 돕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특성화고의 학교 간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특성화고는 취업률이 한자리 대를 밑도는 등 설립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성화고란 특정 분야의 인재 및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학교다. 전문 직업인을 키워내는 직업계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와 비슷한 개념이다.

13일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직업계고 중 높은 취업률을 보이는 곳은 대부분 마이스터고다. 지난해 기준 전국 36개(취업률 산정대상) 마이스터고의 평균 취업률은 무려 94.06%다. 삼척마이스터고와 완도수산고는 졸업생 전원(100%)이 취업에 성공했다. 김군이 다니는 수도전기공고도 91.92%의 높은 취업률을 자랑했다.

직업계고 취업률은 대학 취업률과 달리 졸업 당시 취업여부를 기준으로 한다. 즉 마이스터고 학생 대부분이 졸업 전 첫 직장을 구하는 셈이다.

마이스터고가 고졸취업에 강세인 것은 정부지원이 두둑해서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독일의 기술자교육시스템을 본받고자 기존 특성화고를 마이스터고로 지정했다. 예산도 차등 지원했다.

마이스터고는 정부지원 아래 기업체와 협약을 맺고 장비나 기술을 전수 받았다. 전문화된 직업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은 학교와 협약을 맺었던 기업에 채용됐다. 정부·기업·학교가 함께 맞춤형 인재를 키워낸 것이 취업률 고공행진의 비결이다.

반면 일부 특성화고는 극심한 취업난에 허덕인다. 전국 466개 특성화고의 평균 취업률은 51.85%다. 이마저도 양극화가 심하다. △창원기계공고(90.68%) △세그루패션디자인고(88.41%) △서울여상(88.03%) 등은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반면 △청담고(경기·7.05%) △한국디지털미디어고(5.58%) △한국게임과학고(4.3%) 등은 매우 저조했다. 30%대 이하의 취업률을 보인 곳도 약 110곳이나 된다.

권양이 다니는 한국치즈과학고의 취업률은 18.87%에 불과하다. 폐교직전이던 임실서고가 2011년 개명한 뒤 국내 유일의 치즈·조리 특성화고로 새 출발한 곳이다. 그러나 마이스터고로 지정받지 못해 지원이 비교적 부족했고, 실제 일자리 수요와도 맞지 않으면서 많은 학생들이 '취업 미아'가 됐다. 치즈 장인을 길러내겠다는 본래 목적을 잃어버린 것이다.

졸지에 '청년백수' 위기에 놓인 학생들은 일반 대입제도를 통한 대학 진학도 힘들다. 애초 특성화고는 3년 내내 전문 기술을 육성하는 곳이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교과를 가르치지 않는다. 권양 등은 수능최저등급이 없는 수시모집만으로 대학에 가려 애쓰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중구 청년일자리센터에서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권익 증진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18.08.09 leehs@newspim.com

이에 대해 이범 교육평론가는 “최고의 세금 낭비”라고 꼬집었다. 그는 “교육부 장관 및 관료 중에 실업계 출신을 본적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전문성·지식 없는 사람들이 ‘○○산업이 뜨니까 관련 학교를 만들어보자’는 식으로 비현실적인 설계를 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립부터 운영까지 업계 수요와 교육과정을 연동하는 세밀한 작업이 없다”며 “특성화고를 학교단위로 만들지 말고 학과단위로 유연화해 신기술 도입 등 매번 달라지는 현장 요구에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 인권과 일자리 질을 고려하지 못한 관리체계도 지적했다. 이범 평론가는 “지난 제주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한다”며 “취업률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교육이 제공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beo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