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쫄깃한 보험이야기] 해킹 당한 빗썸, 보험금 못 받은 이유

기사입력 : 2018년09월25일 06:10

최종수정 : 2018년09월25일 06:10

데이터 축적 어렵고 기업·보험사 이해 달라 사이버보험 미미
금융당국, 내년 6월 의무화 계획...표준약관 제정부터 실행해야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이 지난 6월 해킹으로 수백억 원대 피해를 입었다. 빗썸은 앞서 국내 거래소 중 가장 큰 금액으로 보험에 가입했다. 해킹 등 사이버 위험에 대비해 현대해상(뉴사이버 종합보험 30억 원)과 흥국화재(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 30억 원)에 모두 60억 원 한도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 하지만 두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재산(property) 피해 보상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것.

현대해상이 보상하는 담보는 △정보 유지 위반 △네트워크 보안 △미디어 배상 책임 △평판 훼손 배상 책임 등이다. 즉 회사 기밀 유지나 해킹에 따른 복구 비용은 보상받을 수 있지만 해커가 인출해 간 가상화폐는 보상하지 않는다. 흥국화재의 보상 담보 역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배상 책임이다. 해커가 투자자 개인정보를 해킹한 후 개인 계좌에서 인출해 갔다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해커들은 빗썸이 보유한 전자지갑의 가상화폐를 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

◆ 데이터 축적 어려워 보험도 걸음마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포괄해 흔히 ‘사이버’라 부른다. 이제 사이버를 빼놓고는 그 어떤 현상도 설명할 수 없고, 사이버와 현실의 경계선이 희미해진 세상이다. 최근 사이버 공격은 개별적인 피해를 넘어 대규모 인프라 붕괴를 초래하거나 금융 시스템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업을 경영한다면 이 리스크를 가장 먼저 대비해야 할 정도로 중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사이버보험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사이버 리스크 대비가 가장 활발하다는 미국도 기업의 32%(2017년 기준)만 사이버보험에 가입했다. 이마저도 보장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다. 사이버보험이 확산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사고 위험과 보험료, 보험금을 책정할 수 있는 보험회사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사이버 세상이 급격히 확대됐지만 이런 데이터를 축적하지 못했다.

보험사는 재보험(보험사가 가입하는 보험) 회사를 끼고 사이버보험을 개발한다. 여기에 사이버 리스크는 한번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할증률을 더한다. 한마디로 데이터 부족이 비싼 보험료로 이어지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은 가입을 피하거나 가입하더라도 빗썸처럼 제한적으로 한다. 이는 또다시 데이터 부족이란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

기술이 발전한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과거 기술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리스크를 분석할 수 있게 되는 사이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 과거에 쌓았던 데이터는 거의 쓸모없게 되는 셈이다.
최고경영자(CEO)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Chief Information Security Officer) 간의 인식 차이도 크다. CEO는 비용 축소를 원하므로 전체 사이버 위험에 대한 대비보다 가성비 높은 담보를 선별한다. 보험증서에서 말하는 ‘보호 범위’에 관해서도 잘 모른다. 보험사와 CISO가 제안한 보험의 일부 담보만 가입하게 된다.
보험사와 CISO의 간극도 있다. ‘위험’에 대해 기업의 CISO와 보험사가 다르게 인식한다. 통상 CISO는 위협과 취약성 측면에서 보험을 생각한다. 반면 보험사는 사이버 위협으로 인한 손실 감소 측면에서 바라본다. CISO는 정량적 모델을 우선시하지만 보험사는 정성적 모델을 앞세운다.

향후 사이버 사건이 발생한 후 CISO와 손해사정사 사이의 간극도 예상된다. 보험금 산정에 만족하지 못하는 등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발생하게 되는 것.

◆ 정책 지원하고 표준약관 제정해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6월 ‘손해보험 혁신·발전 방안 2단계’를 발표하면서 내년 6월부터 사이버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 보험사 사이버보험료의 기준이 되는 보험요율 산출 기능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보험개발원이 제공하는 보험료 범위를 확대해 보험사가 자체 통계를 집적하고 보험료도 산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이버보험 약관을 표준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금융당국의 계획대로 사이버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쌓이는 데이터도 급증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각 산업에 맞는 표준약관을 제정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사이버보험의 걸음마가 시작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빗썸과 같은 사고가 발생해도 부담은 훨씬 줄어들 수 있다.

0I08709489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