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에 연일 불만을 터뜨리는 가운데 정책자들 사이에서도 통화정책 속도 조절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연준이 현 수준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경기 침체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경고마저 나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진=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갖고 연준의 매파 기조에 따른 후폭풍을 강하게 경고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그는 “현 수준에서 금리를 단 한 차례라도 올리면 미국 경제를 침체 위기로 내모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금리가 적정 수준이며, 추가로 긴축을 단행해야 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불러드 총재는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0%를 넘어설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강조하고, 정책자들이 과도하게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행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연준 정책자들도 한목소리를 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은 총재는 보스톤에서 연설을 갖고 중국의 성장 둔화와 무역 마찰,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할 때 연준이 유연한 정책 기조를 동원하는 한편 추가 긴축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경제의 성장이 지표를 통해 확인될 때까지 기준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로젠그렌 총재의 이번 발언은 그가 지난 2년간 연준 정책자들 가운데 대표적인 매파로 통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애틀란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테네시에서 가진 연설에서 다음 금리 결정은 인상이 될 수도 있고 인하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정 방향에 치우친 통화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지난 4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트 연은 총재도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역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일단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시카고 연은의 찰스 에반스 총재는 추가 금리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경기 하강 리스크가 해소되고 펀더메털의 개선이 확인될 경우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는 얘기다.
연준 정책자들은 중장기적인 중립 금리 수준을 2.75%로 판단하고 있다. 에반스 총재는 연방기금 금리를 3.0~3.2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공개된 연준의 12월 정책회의 의사록에서도 정책자들의 경계감이 드러났다. 의사록은 12월 금리인상이 만장일치로 이뤄졌지만 상당수의 정책위원들이 속도 조절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월가의 투자자들은 올해 금리 동결과 내년 인하를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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