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서울시

속보

더보기

[제로페이의 비밀①] 탁상행정이 만든 '그들만의 리그'

기사입력 : 2019년03월13일 14:13

최종수정 : 2019년03월13일 16:13

서울시 제2의 지브로(Gbro) 되는 것 아니냐 우려 제기
소상공인 가맹점만 혜택? 소비자·사업자 모두 외면
"제로페이 성공 위해 사용자에 파격적 혜택 주어져야"

[편집자주] 서울시가 핵심사업으로 추진중인 '제로페이'가 초반부터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결제건수 0.0003%로 항간에선 '수수료 제로’가 아니라 '사용률 제로’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형국입니다. 제로페이가 왜 초라한 성적을 낼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들여다 봅니다.

<목차>
① 탁상행정이 만든 '그들만의 리그'
② 사업자도 “기대 안해요”, 실속없는 상생 플랫폼
③ 직접 써봤더니...매장 “결제 안돼요, 잘 몰라요”

[서울=뉴스핌] 김연순 김진호 기자 = #예산 10억원 투입. 서울시의 택시호출 앱 '지브로(Gbro)'개발 사업은 2017년 말 승차 거부를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출범했다. 이듬해 4월 본격 서비스에 들어갔지만 지브로는 그해 말 사라졌다. 서울 택시 7만대에 설치됐지만 기사들이 승객들의 호출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앱으로 불러도 택시가 잡히지 않자 시민들 역시 외면했다. '택시 승차 거부 방지'라는 서울시의 사업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현장의 수요·공급 예측에 실패하면서 사업은 결국 좌초됐다. 탁상행정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현재 '제로페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핵심사업이다. 지난해 12월 서울페이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고, 서울시와 여당은 2020년 제로페이 전국 도입을 목표로 한다.

98억원(서울시 38억원, 중기부 60억원)의 예산도 이미 준비했다.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를 낮춰준다'는 취지로 의미가 있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방향과도 부합한다. 하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제로페이 사업자, 소비자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지브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3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은행별 제로페이 결제 실적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등록가맹점 수는 4만6628개, 1월 한달간 결제건수와 결제금액은 각각 8633건과 1억9949만원이다. 가맹점당 결제건수는 0.18건, 결제금액은 4327원, 같은달 국내 개인카드 전체 결제건수 15억6000만여건의 0.0006%, 결제금액 58조1000억원의 0.0003%에 불과하다. 사업 초반이지만 초라한 성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떡을 구매한 뒤 제로페이로 결제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제로페이 성적이 처참한 이유는 소비자와 사업자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로페이는 가맹점 결제수수료가 없거나 매우 낮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가맹점에만 해당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결제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제로페이를 선택하는 이유는 소득공제율이다. 서울시는 이를 감안 "제로페이 사용시 40%의 소득공제율을 적용받도록 해서 75만원의 세금환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는 신용카드(15%)는 물론 현금 및 체크카드(30%)의 소득공제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소득공제율 40%는 법 개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다. 서울시가 강조하는 소득공제 75만원 역시 세법 개정을 전제로 한다. 아울러 소득공제를 위해선 소득의 25% 이상을 써야한다. 예를 들어 연봉이 4000만원(세전)이라면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등을 포함해 1250만원 이상을 써야 공제 대상이다.

이와 관련 연태훈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로페이는 은행, 간편결제 플랫폼 등이 공익적 차원에서 운영 관련 비용을 자체 부담하겠다는 협약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참여 기업들이 공익적 차원에서 손실을 감내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연 위원은 그러면서 "영세중소 가맹점 대상 지급 결제 시장에서 제로페이가 자리를 잡으려면 사용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며 "제로페이 결제금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기준을 완화해 소득 대비 지출이 25% 미만이어도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서울시]

현 모델로는 제2의 서울시 '지브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은 "핵심은 (제로페이를) 소비자가 이용을 해야 한다는 부분인데,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명분 외에는 아직까지는 실효가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윤 팀장은 이어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들이 자기 성과를 위해 '보여주기식' 정책을 내놓을 때가 있다"며 "제로페이도 취지상 의미는 있지만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에게 실제로 이득이 되는지 치밀하게 논의하고 협의를 거쳤나 종합해서 볼 때 설익은 정책이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기획재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다시 '연장'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기재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검토 입장이 나온 배경에 대해 "증세 목적이나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축소·폐지를 검토한다는 일각의 지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y2kid@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법사위, 尹 서울구치소 CCTV 열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감 중 특혜 제공 여부와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서울구치소 폐쇄회로(CC)TV를 열람하기 위해 현장검증에 나섰다.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수감 특혜 의혹 등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1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수감 특혜 의혹 등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2025.09.01 jeongwon1026@newspim.com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힘은 오늘 현장검증이 '망신주기용'이자 인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검증 절차에는 참여하지 않고 뒤에서 정치적 언사만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 불참에 유감을 표했다. 김 의원은 "오늘 검증해야 할 사안은 대한민국 형사사법시스템에서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구치소에서 편하게 지내고 있다는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며 현장검증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도 "CCTV를 열람하는 것은 윤석열에 대한 망신주기 목적이 아니다. 중대 범죄자의 체포영장 거부라는 법치주의 파괴 행태와 구치소 측의 특혜는 없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함이다"며 "법치주의를 바로세우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과정의 일환인 현장검증에 국민의힘이 자리를 비운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치를 무시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등 수사방해를 일삼고 있다"며 "오늘 현장검증을 통해 특혜 및 수사방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수용규칙 위반 등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구치소 측에 8월 한달 간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횟수와 구치소 내 변호인 접견방 개수, 변호인 접견 규정 일체 등의 자료를 요청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관련 자료와 윤 전 대통령의 총 접견 시간 및 인원 등 통계 자료를 요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9-01 11:08
사진
[변상문의 화랑담배] 제1회 산세타령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자료= 인공지능 AI 이미지] 판소리 춘향가에는 '산세타령'이라는 눈대목(가장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이 있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이몽룡의 사람됨을 각 지방 산세에 비유하며 설명하는 대목이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여보게 춘향이! 낭군을 얻으려면 뚜렷한 서울 양반 낭군을 얻지. 아, 어찌 시골 무지랭이를 얻으려는가?" 했다. 이에 춘향이가 "미친 녀석! 낭군도 시골 서울이 다르단 말이냐?"하며, 방자 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이불 개듯 개어 방자 귀에 쑤셔 넣었다. 방자는 "하믄 다르지야. 인걸은 지령이라. 사람이 하는 것은, 산세 따라 나는 법이여. 내가 우리 도련님 성품을 이를 테니 잘 들어 보소. 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 허기로 사람이 나면 정직하고.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비옥함)하기로 사람이 나면 재주가 있고. 충청도 산세는 산이 순순하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이 있고. 경기도 올라, 한양 터 보면 천운봉이 높고 백운대 섰다. 삼각산 세 가지 북주가 되고 인왕산이 주산이요, 종남산이 안산인디 동작이 수구를 막았기로, 사람이 나면 선할 때 선하고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別惡之象)이라." 서울 남산 아래, 선할 때 선하지만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別惡之象)인 땅. 그곳이 지금의 용산기지다. 이몽룡이 장원급제하고 남원골 춘향이를 만나러 간 길도 남대문-용산고-용산기지 23번 게이트-한강나루-남태령-과천 길이다. 용산은 용산구 효창공원 일대와 원효로 서쪽 일대 구릉지대를 말한다. 한강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는 구릉이 마치 용이 꿈틀대는 모습이어서 용산이라 불렀다. 대통령실이 들어선 국방부, 합참 지역의 구릉은 둔지산(屯之山)이다. 조선시대 때 직업군인 집단 거주 마을이 있었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는 일본군 병참기지로,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군 후방지휘소였다. 임오군란 때는 흥선 대원군이 용산기지 캠프 코이너에서 청나라로 납치돼 갔다. 용산고 앞에서 청나라군과 조선군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1894년 7월 청일전쟁이 터졌다. 일본군 소장 오시마가 이끄는 8000여 명의 일본군이 용산기지에 주둔했다. 조선총독부, 조선주차군사령부가 용산기지에 터를 잡았다. 부대 정문은 용산역 맞은편 아모레 퍼시픽 건물과 용산우체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200m 정도 들어가면 나오는 문이다. 어김없는 별악지상(別惡之象) 땅이었다. 1950년 6월 25일 01:00 용산기지 내 육군본부 상황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당직 장교 작전국 대위 조병운이 수화기를 들었다. "충성! 옹진반도 제17연대입니다. 현재 시간 국사봉 북쪽 능선으로 병력 미상의 북한군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03:00 또 전화벨이 울렸다. "충성! 문산 제1사단입니다. 북한군이 구화리에서 도하용 주정(舟艇)을 운반하고 있습니다" 03:30 또 전화벨이 울렸다. "충성! 의정부 제7사단입니다. 적 포탄이 전 진지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창밖에는 태풍 엘시가 비를 뿌리고 있었다. 육군본부 정보국 당직 장교 중위 김종필은 정보국장 장도영 대령에게 "전 전선에서 북한군이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전군에 비상을 내려야 합니다. 국장님께서 빨리 상황실로 오셔야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용산기지가 또다시 별악지상(別惡之象)의 땅이 되고 있었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01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