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설립한 ‘후판대학(湖畔大學)’이 차세대 경영리더 양성의 산실이자 교류의 전당으로 명성을 굳히고 있다.

27일 교장 마윈이 참석한 가운데 후판대학 5기 입학식이 항저우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5기과정에는 엄격한 심사 과정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 총 41명이 합격했다. 마윈이 운영하는 CEO 양성소로서의 명성을 반영하듯 이번 시험에 무려 14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합격률은 2.93%로 들어가기가 바늘구멍 수준이다.
합격 명단에 △유명 가수 후옌빈(胡彥斌) △중고차 전자상거래 플랫폼 유신(Uxin) 창업자 다이쿤(戴琨) △샤오미 청정기 제조사 즈미(智米) CEO 위빈(蘇峻), 반도체 설계업체 디핑센(地平線) 창업자 위카이(余凱) △처허자(車和家)의 창업자 리샹(李想)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가수 후예빈이다. 그는 상하이 뉴반문화발전유한공사(紐班文化發展有限公司, NEWBAND)의 대주주 겸 회장이다. 2014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음악 관련 상품 및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이전 기수에도 의외의 인물들이 종종 있었다. 프로그램 진행자로 유명한 리천(李晨)은 2기 멤버, 유명 가수 후하이취안(胡海泉)은 3기 멤버였다. 이들 모두 기업인 자격으로 지원했다.
후판대학은 기업인이라고 해서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창업 3년 이상 △연 매출 3000만 위안 이상 △과거 3년간 납세완납증명서 제출 △직원 30인 이상 △추천인이 3명이면서 이중 최소 1명은 후판대학 지정 추천인이어야 한다.
지원 요건이 까다로운 데 대해 마윈은 “후판은 돈 버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적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2015년 후판대학은 마윈 회장 등 9명의 기업인들과 저명 학자들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후판이란 이름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알리바바가 탄생한 항저우 ‘후판화원(湖畔花園)’에서 따온 것으로 ‘모든 창업자를 기억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총 207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후판대학은 해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신입생으로 채워지고 있다.
첫 입학생인 1기생은 대부분 인터넷기업 출신이었다. 2기생부터는 인터넷기업 출신 학생 비중이 크게 줄었다. 3기의 경우 전체 1/3 정도의 인원만 인터넷기업 소속이고, 나머지는 농업, 제조업, 유통업, 신소재, 신에너지,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로 구성됐다.
4기 과정에는 전자상거래, 문화예술, 교통 등 여러 분야 출신자들이 합류했으며 그중에서도 전자상거래 종사자가 가장 많았다.
이번 5기는 14개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인들로 구성되었으며, 상위 5대 직업군은 소비, 의료, 교육, 인공지능(AI), 문화예술 분야 종사자들이다. 소비 분야의 경우 밀크티 회사 샹퍄오퍄오(香飄飄) 등 유명 브랜드들의 기업인들도 포진해 있다.
올해 입학생의 평균 연령은 37.6세이며, 전체 41명 입학생 중 85허우(85년 이후 출생자)는 15명이다. 평균 창업 기간은 7.5년이며, 10년 이상의 창업 경력을 가진 사람도 12명에 달한다.
5기 입학생 중 여학생이 전체의 3분의 1인 13명으로, 역대 후판대학 입학생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eunjookim@newspim.com












